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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촌 시사회

비오는 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누구는 연락이 제대로 안 되었다며 다른 누군가를 원망하기도 하고 그 원망이라는 것이 꼭 연락체계에 대한 원망만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는 너무나 긴 싸움이라서 그런 것 같다. 원망 받은 이 나중에 와서 여차 저차 하지 않았냐는 말 끝에 눈물이 고이는 것 같다. 그것도 원망을 한 사람을 향한 눈물이 아니었다.

 

모두들 지쳐간다.

이 영화가 힘을 가졌으면 좋으련만 시사회 하면서도 궁색할 따름이었다.

왜 그랬을까?

좀 더 쉽게 다가가질 못했을까?

 

그래도 알려야 한다.

검색창에 "주거환경개선지구"를 치면 쭉 뜨는 내용이 엄청나게 많다.

전국 방방 곡곡에서 억울한 사연들을 가진 이들이 많다.

그런데도 방송국은 주거환경개선지구에 대한 맹점과 허실을 보도하지 않는다.

방송국에서 보도하는 시기는 아마 이 문제가 불거질대로 불거졌을 때일 것이다.

그런데 이미 붉거질 대로 붉어졌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귀한 한 생명이 철거과정에서 죽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잠잠한건 방송국과 이 자본주의 사회가 그 생명을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첫 장면부터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저건 그래도 아직 건물이 남아있을 때 아니었냐며.. 이제 아무것도 없는데라고 허망하게 웃는다.

그리고 화면에 나오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절대 나가면 안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해한다. 좋은 일로 나가는 것도 자신이 나오면 왠지 어색한 것인데 슬픈현실에 놓인 자신을 보는 것은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

 

그래도 나중에는 그냥 내보내라고 허락해 주셨다. 아직 그곳 주민들이 다 보신 게 아니라서 테잎을 놓고 왔다. 시간 나시는대로 보시고 문제될만한 부분 있으면 연락주시라고.

 

주거환경개선지구 투쟁에 향촌이 시발점이란 생각이 든다.

그 싸움이 길고 쉽게 끝나지 않는 것은 개발을 하는 이들이 이곳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면 다른 곳 의견도 수렴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인 것 같다. 도대체 그 생각들은 누구 생각인지...

 

내부에서 문제가 생겨도 이젠 그럴 때가 되었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둘이 살아도 수없이 많은 문제가 생기는데 이 긴 싸움에 이제껏 원칙을 지키며 서로를 보듬고 산 것도 대단한 것입니다. 저들은 이곳에 내분이 생기면 생길수록 기뻐할 것이라는 것도 잊지말았으면 합니다. 긴 싸움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누군가 다른 사람을 욕하더라도 욕한이가 많이 지쳐있음을 잊지 말고 부둥켜 세워주셨으면 합니다. 이제 겨울 준비 하셔야지요.

 

13년 전 공정선거감시단을 하면서 동두천 일대에서 비닐하우스 안에서 생활하시던 분들을 잠깐 스치고 지나간 것이 생각납니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나무로 대강 만든 방들이 있었고 통로에는 연탄난로가 있었습니다. 그 분들은 어디 다른곳에서 철거를 당해 온 분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생활의 여유가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사셨겠지요. 그래도 그 분들이 해맑게 웃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들의 철학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본을 제일로 생각하는 이들은 절대 깨우칠 수 없는 철학입니다. 그 철학은 인간 가족 내부 아주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것입니다.

힘 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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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오늘  KBS 열린채널 담당 PD를 만나고 왔습니다. 그리고 서류와 테잎을 제출하지 못하고 왔습니다. 담당 PD는 규정에 벗어나면서까지 이틀을 기다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출한 테잎을 보았습니다. 테잎을 다 보지 않고 도입부만 봤습니다.

 

그리고 방송하기 힘들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것은 철거촌 문제 때문이 아닌 완성도 문제였습니다. '분량이 너무 길고 도입부도 너무 길다. 인터뷰는 핵심만 간단하게 길어지지 않게 자르고 중복되는 부분이 없게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서류에서 전문가 집단이 들어가서는 안된다. 어떻게 하길 원하냐? 여러모로 불리한 부분이 많다. 중요한 것은 방송이 되는 것인데 이 상태로는 심사위원들이 보려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철거에 대해 다룬 다른 작품들도 이미 들어와 있는 상태다. 어떻게 하겠나? 완성도 있게 다시 편집해서 다음에 갖고 오는 것이 낫다고 생각된다' 이것이 담당 PD의 견해였습니다. 그 앞에서 난 사실 별로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 사람이 지적한 것이 다 맞는 말이기 때문에. 향촌주민들을 위해서는 방송이 빨리 나가는 것이 좋지만 어설픈 것을 내보내는 것은 선무당이 사람잡듯 그 사람들에게 좋을게 하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왔다가 나중에 다시 들어가서 오늘중으로 수정해서 다시 가져오겠다고 했지만 담당 PD는 완제품을 들고 오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규정을 어겨가며 이틀을 기다려 준 것도 얘기를 했습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저는 선무당이었습니다. 그들과 뜻을 같이해도 자기 논리가 서지 않으면 그들에게 득을 줄 수 없음을 깨닫고 있습니다. 자기 논리. 처음부터 이것이 부족했습니다. 편집에 앞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더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했는데 그것이 빠졌습니다. 고민은 하되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나루감독한테 제대로 되지 않은 편집 테잎을 가져가면서 숙제 검사 받는 느낌으로 앉아 있었고 나루 감독의 지적 그 이상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놀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주체적인 생각이 많이 빠져 있었습니다. 나루 감독 말대로 내가 나루 감독만 믿고 있었던 게 잘못입니다. 나루감독은 항상 시간에 쫓기는 사람인데 그 사람을 조언자로만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마치 그 사람이 모든 일을 다 해결해 줄 걸로만 착각하고 있었던 게 잘못이고 나루감독이 시간에 여유가 있었더라도 이 사람을 문제를 해결해 주는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각해도 잘못입니다.

 

8월 한달의 여유가 긴 것 같지만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져야 합니다.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다시 고민하고 편집순서를 다시 생각하고 편집하고 사운드 문제 해결하고 나레이션 녹음하고 음악 녹음하고 시사회 갖고 그런 후에 다시 도전해 보지요.

 

죄송하다는 말로 많이 부족하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잘못했다고 그만 포기하고 다른 사람한테 넘기는 것은 더더욱 비겁한 자세로 생각되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자기원칙에 대한 계획을 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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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닮아서 이뻐요. 그리고~

며칠전에 아빠 만났어요.

아빠 만나서 좋았니?

지금보니까 뒤통수가 동그라니 이쁘네.

아빠 닮아서 이뻐요.

뒤통수 납작한 아빠도 많아

아니에요. 애들은 아빠 닮잖아요. 전 아빠 닮아서 이뻐요.

 

고놈 참. 아빠 만나서 좋았다던 표현을 이런 식으로 하는구나 싶다. 아이의 할머니가 아들과 손녀의 재회를 보고 눈물 많이 흘렸다던 얘기를 하신다. 며칠동안의 장대비 속에서 아이와 어머니가 잘 계신지 궁금했던 아빠가 결국은 그렇게 찾아 오셨단다. 함께 있어주질 못하기 때문에 미안한 생각에 그리고 어색한 느낌에 철대위 안으로 차마 들어서진 못하고 어머니와 아이를 불러내서 짜장면 사주고 잘 곳이 없으니 들어와서 자고 가라는 어머님의 청을 어렵사리 거절하고 그냥 여관방에서 하루 지내다 갔다 한다. 이렇게 오랜만에 찾아와도 딸과 하룻밤 있을 곳이 없어서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셨다 한다.

 

그 아이와 철대위 안의 막내가 나를 부르더니 춤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할머니 핸드폰을 빌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노래를 계속 반복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춤을 보여준다. 환상의 짝꿍이다.

 

아이들은 핸드폰 음악소리에 만족스러웠는지 이내 카메라 앞에서 할 말이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고백. 고해성사?

 

우리 향촌이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깡패들 없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며칠전에 **언니한테 잘못한 거 알고 있거든요. 언니한테 참 미안해요. 할머니가 집회 나가서 죽을지도 모를 거라는 생각해요. 할머니가 안 계시면 전 혼자라는 것도 아는데요. (아이는 여기까지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하나님이 계시니까 전 외롭지 않을 거예요.

 

옆에서 막내둥이가 언니가 우는 것을 보고 눈물을 거칠게 닦아주면서 말을 거든다.

 

저두요. 우리 향촌이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엄마가 죽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집회 나갔다가 몇 번 떨어져서 병원 가셨어요. 엄마가 죽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소원은 구구절절 길다. 그리고 그 소원이 어른들이 바라는 소원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든 아이들의 진짜 소원이든 지체할 시간이 없다. 행정적으로 이들을 이렇게 내몰고 수습하는 것은 너무나 더디다. 하루빨리 아이들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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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촌마을 벽화그리기 그리고 희망

6월 25일 앗! 이날이 생각해 보니까 동족상잔의 비극 바로 그 날이었네. 그리고 이 날은 정말

무의미한 대리전쟁을 시작한 날이기도 하고 현재까지 빨갱이 어쩌구 하면서 감정을 쌓아가기

시작한 날이기두 하고...

지난 일요일 향촌 철대위에서는 노래하는 박향미씨 주선으로 모인 사람들이 벽화를 그렸다.

박향미씨는 이곳에 오면 항상 아이들을 제일 염려스러워 했다. 향미씨 자신도 여기서 자신의

희망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첫단계로 신나라문화학교 선생님들이 모여

아이들 공부방에서 예술교육을 시작했고 두번째 단계로는 벽화그리기를 했다.

벽화를 그리기 전에 벽에는 붉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누군가 적어놓은 죽이자 투쟁 주택공사

어쩌구 하는 글들이 무시무시하게 적혀 있었다. 철대위 주민들도 아이들에게 깊이 신경써 주지

못하는 점을 항상 마음 한켠에 돌덩이처럼 매달고 있었다.

 

이날 벽면은 온통 하얀 페인트로 밑바탕이 칠해졌고 그 위에 아이들이 그린 도안이 그려졌다. 

벽화그리기가 좋은 취지라며 모여든 다음카페 희망그리기 회원들과 철대위의 아이들이 모여서 

예쁘게 칠을 했다. 비가 오기 전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 모두들 하루종일 페인트 냄새 맡으며

열심히다. 그리고 아이들 공부방도 리모델링 되었다. 철대위 주민중에 인테리어 전문가가 계셔서

그 분의 주도하에 나무를 깍고 문을 만들었다. 향미씨 말에 의하면 공사를 진행하던 중에

공사가 잠시 중단되었다는 전화가 와서 당황했었다고 하는데 알고 보니 현관 문 위에

투명 아크릴 천장을 만드느라 비용이 추가되어서 공사를 더 진행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하는

고민들로 전화를 하신 거란다. 만들어진 천장은 햋빛이 너무나도 잘 들어오고 파란 하늘과 위에

날아다니는 새들이 보일만큼 투명했다. 모두들 좋아하며 비용 추가되어도 아주 마음에 드니

계속 진행하자고들 했단다.

 

모두들 집안 꾸미기에 얼굴은 싱글벙글 더운날 힘든줄 모르고 작업에 열중하시더라.

 

- 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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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신현기열사 살인규탄 및

 

만수향촌 생존권 해결을 위한 제1차 결의대회

2006. 6. 23

이날 오후 1시부터 만수향촌 세입자 철거대책위원회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 인천문화연대들은 인천 남동구청 앞에 모여 구청장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구청장은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 선거를 지내고 구청장은 바뀌지 않았다. 구청장은 선거 전에 철대위(철거대책위원회 이하 철대위) 사무실에 방문해서 주민들 힘든 점들을 물어 봤었고 당장의 건강문제나 방역소독에 대해서도 신경 써 주겠다고 했고 자신이 선거에 당선되면 철대위 주민들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위해 힘써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한 바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협상 장소에 얼굴이라도 내밀어야 하지 않는가. 구청 앞 정문에는 전경들이 몇겹으로 정문을 사수하며 사람들을 들여보내주지 않았다. 화장실을 가야한다는 사람들을 구청 침입자로 간주하고 들여보내 주지 않아 한참 시비가 붙었고 심지어 갓난아기를 안고 구청에 서류를 떼러 온 부부 조차도 발길을 돌리게 하였다.


철대위 위원장과 시민사회단체 몇 명이 구청장을 만나기 위해 대표로 구청 안으로 들어섰다. 이들이 나오기까지 구청앞 정문에서는 몇차례 몸싸움이 있었고 진입을 시도한 7 살배기 아이 엄마가 실신해서 구급차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 이 엄마는 구청 안 전경들 사이에서 실신한 상태였는데 전경과 청경 경찰들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협상대표단이 나오면서 이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이날 협상에서 구청장은 나타나질 않았다. 그리고 철대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사람들은 거리행진을 하여 주택공사 앞에 도착했다. 주택공사 정문도 구청 정문과 다를 바 없었다. 미리 연락을 받고 대기하던 전경들이 몇 겹으로 정문을 지키고 있었다.


주택공사 앞에서 간단히 행사를 마치고 철대위 건물로 이동하였는데 전에 열사굿 지나가리라 공연했던 건물도 이미 철거되고 없다. 이제 정말 마지막 남은 철대위 건물. 구청과 주공은 그 전의 구두 약속을 파기하고 철대위 건물을 철거할 것이라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이제 정말 마지막 남은 이 건물에서 사람들은 죽을 각오를 하고 싸울 것을 각오한다. 그리고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으려고 아이들의 공부방을 리모델링하고 꾸미고 있다. 다시 꾸며져가는 아이들의 이 공간이 끝까지 유지되었으면 한다.

 

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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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굿 지나가리라

정말 하루종일 비가 질리게도 많이 왔다. 이런데도 공연을 할까 했는데 막상 향촌에 도착하니 그 빗속에서 사람들은 건물과 건물사이에 천막을 치고 공연 준비들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비가 많이 와서 카메라 들이대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 조명을 설치하는 중에 빗물을 먹은 전기 때문에 전구가 터지고 비를 맞고 풍물패 더늠 회원들도 새끼를 꼬고 소원지를 준비한다. 준비가 다 되었는데도 이놈의 비는 그칠줄을 모른다. 그 빗속에서 더늠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공연은 시작한다. 신명나는 풍물공연... 향촌 주민들도 어느새 그 풍물패 사이에 들어가 함께 북도 치고 장고도 치며 함께 춤도 덩실덩실 춘다. 신나게 한참 놀아서인지 어느덧 비는 그치고 찬바람만이 뼛속에 스며든다. 옛날에 서울대에서 비 쫄딱맞고 범대회를 했던 것이 생각난다. 그때도 정말 뼈가 시리게 추웠는데 이날도 엄청 추웠다. 추위 속에서 사람들은 소원지에 자신의 소원들을 적어 꼬아 놓은 새끼줄 사이 사이에 꽂아둔다. 액을 소지해야 한다고 소지를 나눠주고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며 소지를 불속에 나려 버린다.

 

노래패 불나비 부안에서 활동하시던 가수분 그리고 향미씨의 노래공연으로 앞풀이 잘 마무리 된다. 이날따라 향미씨 노래가 더 감동적으로 들린다.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오는 향미씨 말도 이날따라 사람들 마음을 단단하게 추스려 주는 느낌이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장소익의 '열사굿 지나가리라' 공연이 시작된다. 이 추운날 배우는 어찌 그리도 땀을 뻘뻘 흘리며 연기를 하는지 새삼 놀라웠다. 공연이 진짜 옛날의 무슨 샤머니즘 공연인양 느껴질 듯한 움직임들이 보인다. 손끝 발끝 머리털 하나하나 쭈뼛쭈뼛  힘을 들이는 배우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이것이 '굿' 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굿은 우리의 다친 마음을 다독여주고 있다.

 

                                                                                                  향촌에서 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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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향촌철거민과 함께하는 열사굿'지나가리라'


 

초대합니다.


자본과 정치권력의 폭력에 대항해 여전히 힘겹게 싸우고 있는 노동자민중과 함께 연대하고자

[열사굿 “지나가리라”] 인천공연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죽음으로 맞서

싸운 열사들의 정신을 되새기며 노동자민중의 주거권 실현을 위해 오랫동안 투쟁하고 있는

만수동 향촌마을의 철거민들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노동자공동체의 지향을 염원하는

열사굿에 함께 해 주십시오.

 

이렇게 진행됩니다

- 1부(6시): 향촌철거민과 함께하는 문화공연(출연 : 풍물패 더늠, 박향미, 지민주, 불나비)
- 2부(7시): 열사굿‘지나가리라’ 공연
- 3부(8시): 뒤풀이

 

열사굿“지나가리라” 작품소개

- 작품명 : 열사굿 ‘지나가리라’
- 구 성 : 장소익, 임은혜
- 출 연 : 장소익
- 제 작 : 나무닭 움직임 연구소

 

작품의 형식
- 가면을 통한 창작과 움직임 중심의 연기
- 샤머니즘 상징체계와 진오귀 굿 형식을 통한 제의연극 구현
- 닥종이 인형을 통한 민중 삶의 구체성 획득.

 

주제
냉혹한 차별로 점철된 신자유주의 질서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가?

열사굿 ‘지나가리라’는 차별과 억압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몸부림쳐 왔던 인류의 거대한 투쟁을 무대로 불러내어, 지금 우리가 회복해야 할 인간의 숭고한 원형질 -우정, 사랑, 투쟁,

따뜻한 충고, 희생, 품위, 다정함 등...- 을 새롭게 되짚어 보고자 한다. 혹독한 겨울도, 타버릴 것 같은 가뭄도, 우리를 뒤흔드는 태풍도 영원한 것은 없다. 이 또한 지나갈 것임을 알기에

온몸으로 눈 비 다 맞으며 의연하게 버텨내는 광장, 그 거인의 마음을 잃어버리지 말자.

 

줄거리
노동자들의 죽음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던 어느 가을날, 소년이 키우던 새가 죽었다. 소년은

새를 묻어주기 위해 새장을 들고 정처 없이 걷다가 미로에 갇힌다. 출구를 찾던 소년은

우주나무가 있는 곳까지 오게 되고, 그곳에서 잠이 든다. 소년은 꿈에서 2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본다. 아버지는 전쟁과 가뭄으로 굶주린 한귀에 의해 공중에 매달려진다.

정리 해고에 직면한 노동자들, 지하철과 거리에서 구걸하는 빈민 들 속에서 질척하게 떠돌고 있는 물귀도 보게 된다. 소년은 꿈을 꾸면서 운다. 노동자들과 아기들과 어머니들과 함께...
지구촌의 아픔을 거둬달라는 소년의 간절한 꿈은 하늘까지 닿아 눈 먼 달을 깨운다. 지상으로

내려온 달님은 공중에 매달린 아버지를 동료들이 있는 공장에 내려주고, 미로를 허문다.

소년은 잠들어 있던 곳에서 거대한 새로 변한다. 소년은 아버지를 날개에 태우고 가족,

동물들과 재회시킨 후, 하늘로 날아오른다.

 

http://ppark0510.cafe24.com/index.htm 박향미.com 에서 퍼온 글

 

- 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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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1지역 세입자 대책위원회 결성식 현판식

또 다른 연대의 장소 성수 1지역 결성식 현판식에 초대합니다.

지역이 개발되면서 집주인들은 돈 두둑히 챙겨 떠났을지 모르나 지역에 남아있는 세입자들은 오갈데 없어 방황하게 된다. 그 지역에 누가 사는지 그 사람들이 타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는 여건인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건축허가를 내어준 관련 공무원들은 호되게 혼이 나 봐야 이 사람들의 처지를 알려나. 국가의 행정을 수반한 이 사람들이 지역주민의 현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건축허가를 내어 주었기 때문에 행정을 수반한 이들에게 그 죄를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초대합니다

 

성수동, 서울 숲 바로 옆 동네...

개발의 경제적 가치로 인해 5년 전부터 하나, 둘 사들여 재건축을 한다고 멀쩡한 집 다 부수고 수십년 함께 살던 세입자들 대책없이 길거리로 내몰고 있는 지금!

 

이곳 세입자들은 공공개발지역 주민들보다 무엇이 다릅니까.

이제 성수동 세입자들은 당당히 우리의 주거뤈을 투쟁으로 쟁취하고 나아가 잘못된 주택법을 개정하여 모든 국민이 개발로부터 평등한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투쟁의 대오에 첫 발을 딛고자 결성식 및 현판식을 개최하오니 부디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 주시기 바랍니다.

 

 

2006년 5월

 

성수 1지역 세입자 대책위원회 회원일동

 

일시 : 2006년 5월 28일 오후 1시 30분

장소 : 성동구청/ 성수 1 재건축 지역 (내)

주최 : 성수1지역 세입자 대책위원회 (T 011. 9784. 4639)

주관 : 주거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성수동 주거권 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금호, 행당, 임차인 대표자회의, 성수삼일교회, 성수교회, 성동건강복지센터, 성동희망나눔, 민주노동당 성동위원회, 동부금속노조, 도깨비방망이 공부방, 도서관)

 

오시는 길

지하철 (성동구청앞 하차 도보 1분)

2호선, 5호선 및 국철 - 왕십리역 하차

2호선 (3번출구) / 5호선 (4번출구)

 

일반버스 (왕십리역 도보5분)

간선(파랑) : 110, 141, 145, 148

지선(초록) : 0013, 2015, 2016, 2222

마을버스(초록) : 03, 08

 

- 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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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믿을 수 없는 것인가

1, 인천지역 사회단체 면담자선정에 대한것을 거부한다

2, 신현기 장례절차는 구청에서 시신처리를 하여 공동 장례를 거부, 지원도 못함.

3, 고소,고발에 대한 취소는 불가(주공)

4, 철대위 건물(철거민이 거주하는건물)을 철거는 불가피함(주공)

5, 철거과정의 피해보상 불가(주공)

6, 영구(국민)임대아파트 건립과 가수용단지 건립제공은 불가.

 

=이상 만수향촌 세입자의 요구사항이  구청과 주공이 거부한다는 공문(답신)이 송달되었습니다.

지난 4월 14일 남동구청이 구두로 약속한 내용은 모두 거짓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만수향촌 철거민은 이에 굴복하지않고 분노의 안고 새로운 투쟁을 결의하고 더욱더 치열한 투쟁을 할것을 결의 하였습니다.

동지여러분 !

우리의 투쟁을 지켜봐 주십시요, 죽을순 있어도 물러설수 없다는 일념으로 투쟁을 하여 민중의 주거권을 꼭 쟁취 할것입니다.
  http://cafe.daum.net/hyangcheon (만수향촌 세입자 철거대책위원회 카페에서 퍼옴)

 

 

 

선거철!!!

그리고 며칠전 만수향촌 세입자 철거대책위원회로 편지가 한통 배달되었다. 위의 내용은 구청측의 답변이다. 상황이 더욱 어려워져 가고 있다. 그동안 구청과 주공측에서 이들에게 비공개 협상으로 마치 요구를 들어줄 것처럼 말 한 것은 다 무효가 되어 버린 것이다.

 

정치인은 믿을 수가 없는 것인가

 

- 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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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공부방 수업은 계속됩니다

철대위 사무실에서 박향에게 전화가 왔다. 아이가 얼마 없으니 오늘은 그냥 쉬는게 좋지 않겠냐는... 순간 박향의 표정이 잠시 생각할 때의 그 깊은 골똘함에 빠져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그래도 갈 거라고 단호히 말한다. 철대위 사무실에서 난타 수업을 듣는 아이는 미래 하나 뿐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하고 어린 미래는 감기기운으로 몸이 안 좋아 어른들을 따라 나설 수도 없었다. 사무실에 가니 컴퓨터 게임을 하는 아이 몇 명이 보인다. 카메라로 찍으니 아이들이 난 찍으면 안된다고 단호히 말한다. 저 아이들이 같이 합류했으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난타수업보다는 컴퓨터 게임에 더 열중해 있다. 그 아이들은 난타 수업을 거부했다. 왜일까? 다른 선생님들의 학교 과목 공부방 수업에는 들어간다고 하는데 왜 난타수업은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일까? 해 보면 정말 재밌는데... 지식에 대한 추구 때문에? 몇 몇 어른들도 학교 수업 가르치는 공부방만 선호하신다던데 아직도 이 시대에 예술은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 사실 길게 보면 학문의 추구가 예술과 거리가 멀지 않은데...


미래 혼자 난타수업을 할 뻔 했는데 금방 초등학생 다은이가 왔고 엄마 따라온 준하도 함께 난타 수업을 시작했다.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데로 숫자리듬을 배우고 올챙이송을 숫자리듬에 맞춰 따라했다. 다은이는 뭐든지 빨리 배우고 흡수한다. 뭐든 한 번 가르쳐 주면 척척 잘 한다. 다은이를 보면 얘는 커서 뭐든 저 하고 싶은 일은 다 잘 해낼 것 같아 흐뭇하다. 미래는 보기보다 수줍음이 많고 잘 따라하는 다은이언니 옆에서 약간 기가 죽었는지 열심히 따라하지만 곧잘 생각이 다른 곳으로 살짝 빠지는 것 같다. 어린 준하도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조금 지나니 제 멋대로 춤을 추듯이 두들기고 다닌다. 그래도 선생님의 리듬에 맞춰 따라한 올챙이송은 훌륭하게 마무리 되었다.


난타수업을 마치고 선생님과 아이들은 종이를 오려 공부방을 예쁘게 꾸미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만드는 것을 참 좋아한다. 방금 전에 약간 기가 죽어 보이던 미래도 만들기에 푹 빠져서 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준하는 언니들 따라 다니며 창문에 예쁜 꽃을 붙인다. 박향미 선생님도 만들기를 좋아한다고 하시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 동생들과 놀던 기억을 떠올리며 몇가지 추억을 들려 주신다. 그러다가 내게 질문을 던진다.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생각해 보신 적 있으세요?” 나는 “네” 라는 답만 하고 머뭇거렸다. 선생님은 이내 창문에 붙여놓은 푸른 산 사이에 집을 붙이면서 “나는 동생들이랑 준하랑 이런 집에서 살고 싶어요.”라고 한다. 준하 이모는 건강이 그다지 좋지 않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맑은 공기다. “사실 산에서 살면 쌀만 있으면 먹는 건 대강 해결할 수 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WTO 쌀 개방이 생각났다. 그래. 그 나라에서 난 신토불이 음식을 먹고 사는 것이 밖에서 농약 팍팍 쳐서 들여온 음식보다 좋은 건 비교할 것도 아니다. 누구나 아는 것인데 우리에게 농약 팍팍 쳐서 들여온 외국 음식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사회는 분명 문제가 많은 사회다. 더군다나 요즘 아이들이 공해로 인해 선천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져서 태어나고 많은 아이들이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는데 먹는 것 갖고 장난치는 것들은 정말 없어져야 한다. 외국의 주류 음식 산업들의 공략은 간단하다. 처음엔 원조형식으로 나중엔 저가의 음식으로 밀가루며 햄버거 콜라 피자 같은 음식을 맛 보인 후 아이들 입맛이 거기에 맞춰지면 그 후엔 고가의 식품회사들이 공략할 수 있는 터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박향미 선생님의 공부방 수업이 끝난 후 최금례 선생님이 와서 만들기 수업을 했다. 그 사이 잠깐 철대위 어르신들이 준비해 주신 저녁식사를 하면서 노래패 왕언니의 아버님을 뵈었다. 많은 분들이 그 부녀가 노래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하신다고들 하기에 은근슬쩍 말을 붙여본다. 사실 질문은 박향이 하고 나는 찍기만 했다. 노래패에 합류하시지 않으시겠냐는 박향의 제안에 왕언니 아버님은 선뜻 찬성표를 던지신다. “내가 다른 건 몰라도 노래 하나는 자신있네” 하시면서... 정말 기대가 되는 노래패다.


최금례 선생님은 양말로 귀여운 뱀을 만들고 다은이는 귀여운 생쥐를 만든다. 미래는 철대위 아저씨의 도움을 받으며 긴 머릿결을 지닌 여자인형을 만든다. 최금례 선생님이 툭툭 던지는 말이 정말 재미있다. 나 같으면 애들이 뭘 해도 무조건 잘한다고 할 것 같은데 선생님의 조언은 아이들의 생각을 끌어내는 말씀들이다. 만들기 수업이 끝나갈 무렵 철대위 어른 몇 분이 내려와서 선생님한테 ‘쇠’ 치는 법을 배운다. ‘땅도 땅도 내 땅이다. 조선땅도 내 땅이다.’ 풍물을 칠 때 박자 맞추는 말이다. 쇠를 치면서 어른들이 진지해 진다. 만들기를 마친 다은이가 어느새 어른들 사이에 끼어들어 쇠를 만진다. 그리고 어른들께 핀잔을 듣는다. 어른들 하는데 아이가 버릇없이 끼어들었다는 것이다. 다은이는 어떤 행동을 할 때 주저함이 별로 없다. 그래서 별로 공손해 보이지 않는가 보다. 내 스타일이긴 하지만... 좀금 뾰로통해진 다은이가 난타수업 때 사용한 스틱을 가지고 혼자 난타 북을 두들긴다. 정말 놀라운 것이 아까 박향미 선생님이 가르쳐준 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다. 그런 다은이를 보며 또 다시 놀라워하고 오늘 수업 끝.

 

- 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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