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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03
    헌재, 종부세에 '사형 선고' 내릴 셈인가"
    HelterSkelter
  2. 2008/11/03
    90년대 일본처럼? MB정부의 위험한 도박
    HelterSkelter

헌재, 종부세에 '사형 선고' 내릴 셈인가"

 

헌재, 종부세에 '사형 선고' 내릴 셈인가"
  [기고]종부세 세대별 합산은 합헌이다
 
  2008-11-03 오전 11:20:23
 
   
 
 
  종합부동산세의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11월 중에 내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 고지서 발송일이 이달 25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헌재가 그 이전에 특별선고기일을 잡아 종부세의 위헌 여부에 대한 결정을 선고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이번에 내려질 헌재의 결정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세대별 합산과세 방식에 대해 헌재가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가 하는 점이다. 가뜩이나 이명박 정부가 과세기준 상향, 세율인하 등을 통해 종부세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있는 마당에 세대별 합산 과세 방식이 위헌결정이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게 되면 종부세는 이름만 남고 깨끗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세대별 합산이 위헌이라는 주장의 근거들
  
  세대합산이 위헌이라는 주장은 우리 헌법상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고"(헌법 제10조),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토록 규정"하고 있다(헌법 제36조 제1항)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더 나아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하며, 모든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법률로 제한할 경우에도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도록"(헌법 제37조)한 과잉금지의 규정도 근거로 들고 있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 시 부부의 이자소득을 합산해 (누진세율의 고율로) 과세한 것이 2002년 8월 29일, 헌법 제36조 제1항(혼인과 가족생활의 보장)을 위배한 것이라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것을 감안하면 자산인 부동산을 세대 합산할 경우 위헌이라는 취지다. 즉, 종부세는 세대합산으로 인해 그렇지 않다면 과세대상이 아니었을 세대원 소유의 부동산이 종부세 대상이 될 뿐 아니라, 세율 역시 누진구조로 인해 더 높아지기 때문에 혼인과 가족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했다는 것이다. 또한 세대합산을 하는 이유가 세대원간 자산의 분산소유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면, 이는 별도의 증여세 등으로 세금을 부담시킬 일이지 합산으로 해결할 일은 아니라는 점도 덧붙인다.
  
  세대별 합산이 합헌인 이유
  
  세대합산이 합헌이라는 주장은 먼저 종합부동산세의 목적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종합부동산세는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하여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여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지방재정의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 목적은 헌법 제119조 제2항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경제 조항을 직접적인 근거 규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종합부동산세의 세대합산 규정은 단순히 혼인 여부에 따라 불평등이 발생했는가 아닌가, 혹은 세대 간의 공동생활에 따른 과세 금액의 차액이 발생했는가 아닌가 하는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해야 한다는 헌법의 명령에 충실한 것인가 하는 점이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경제 조항의 경우 입법부의 재량이 상대적으로 넓게 인정된다. 왜냐하면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행위를 해야 하므로 여러 가지 정책적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합부동산세의 세대합산 규정은 헌법 제36조 제1항 혼인과 가정의 보호 규정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지 않는 이상 헌법 제119조 2항의 규정을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합헌적인 규정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또한 세법은 그 특성상 전문성과 기술성을 특징으로 갖는다. 즉, 과세대상의 바탕인 경제현상은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거래 금액이나 소득 금액 및 물량의 포착에 있어 복잡하고 기술화되어 갈 뿐 아니라 경제현상의 발전과 더불어 날로 지능화하는 조세회피행위에 대한 대처를 고려해야 한다. 또 세법은 재정수요의 충족 외에 경제의 안정과 성장 등 경제정책적 기능도 고려한다. 즉 다른 법률에 비해 세법은 더 많은 입법의 재량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도 종합부동산세는 그 목적에 비추어 다른 법률에 비해 광범위한 입법의 재량권을 가지고 있고 혼인과 가정의 보호 규정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지 않는 이상 세법 자체로서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세대합산이 합헌이라는 주장은 이와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종부세 세대별 합산규정이 비록 차별적인 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119조 2항의 규정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정당한 차별이기 때문에 헌법 11조 1항 및 36조 1항을 위반하지 않았고 따라서 합헌이라는 관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상술하자면 대한민국 헌법은 합리적인 이유에 의한 차별을 허용하고 있는데 합리적인 이유에 의한 차별인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첫째, 차별취급을 하는 목적이 정당한지(목적의 정당성), 둘째, 방법이 적절한지(방법의 적정성), 셋째, 차별취급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익이 그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에 비해 더 우월한지(협의의 비례원칙) 등을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종부세의 세대별 합산은 합리적인 차별의 기준이라 할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정성, 협의의 비례원칙을 모두 충족하기 때문에 합헌이다.
  
  ① 목적의 정당성
  
  먼저 세대별 합산이 목적의 정당성을 어떻게 충족하는지 살펴보자. 만약 종부세를 인별 과세로 전환할 경우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 자들이 속출할 뿐 아니라 부부공동명의 및 세대원 명의로 광범위하게 명의이전이 일어나 사실상 종부세가 형해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하여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여 부동산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지방재정의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종부세법 제1조)라는 종부세의 입법취지를 근저에서부터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쉽게 말해 세대별 합산 과세는 단순히 조세회피 방지 등의 과세기술 혹은 행정기술상의 관점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고 종부세의 입법목적달성을 위한 핵심 요소라는 관점으로 접근함이 옳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종부세의 세대별 합산 과세는 목적의 정당성을 충족시킨다.
  
  참고로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주택분 종부세 납부자는 모두 37만9000명이었다. 이 중 세대별 합산 방식으로 공시가격 6억~12억 원 주택을 보유한 세대는 30만5000세대였다. 만약 종부세를 현행 세대별 합산에서 인별 합산으로 바꿀 경우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격감하게 된다. 여러 명의 세대 구성원 명의로 된 주택은 합산되지 않는 데다, 부부 공동 명의로 된 고가 주택 보유자들은 공시가격 12억 원 이하면 남편과 아내가 각각 6억 원 미만의 주택을 갖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종부세 납부 대상에서 자동으로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와 한나라당이 발표한대로 주택분 종부세 과세기준을 9억 원(공시가격)으로 올리게 되면 18억 원 이하 주택을 공동으로 소유한 남편과 아내는 각각 9억 원 미만의 주택을 갖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단독 명의로 고가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부부 공동 명의 혹은 세대원 공동 명의로 바꾸면 손쉽게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배우자 증여 방식으로 명의를 변경하는 경우 6억 원까지 증여세를 면제받기 때문에 명의 변경에 대한 부담도 전혀 없다.
  
  한편 공시가격 기준 12억 원이 넘는 주택을 보유한 세대조차 부부 공동 명의로 변경할 경우 종부세 부담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고 3명 이상의 세대원 명의로 변경할 경우는 아예 종부세를 면제받을 수도 있다. 지난해 공시가격 기준 12억 원이 넘는 주택은 7만4000세대였다. 결국 종부세 부과 방식을 세대별 합산에서 인별 합산으로 바꾸면 부동산 투기 억제의 중핵이라 할 종부세가 완전히 무력화되는 효과를 낳게 되는 셈이다.
  
  ② 방법의 적정성
  
  다음 종부세의 세대별 합산이 방법의 적정성을 충족하는지 살펴보자. 일각에서는 "부부 또는 세대원 간의 인위적인 명의 분산과 같은 가장행위 등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증여의제·증여추정 등을 통하여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증여세는 취득과세이고, 종합부동산세는 보유과세로서 과세의 근거와 취지를 달리하고 있다. 또 부동산 과다보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과세의 실효성을 기하기 위해서는 부부간, 세대 간 합산과세의 현실적인 필요성이 존재하는 점, 부부간 증여의 경우 6억 원이라는 공제가 인정되고 증여세가 단계별 누진세율을 채택해 과세표준이 5억 원 이하인 경우 세율이 20%(지난 9월 1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라 현재 과세표준별로 10~50%인 세율이 내년에는 7~34%로, 내후년에는 다시 6~33%로 인하된다.
  
  한편 현행 과표 1억 원 이하 10%, 5억 원 이하 20%인 세율을 5억 원 이하의 경우 일률적으로 6%(2010년)를 적용함으로써 과표가 5억 원인 경우 세금 부담이 9,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무려 67%나 줄어들게 된다)에 불과해 장기간의 높은 종합부동산세의 부담을 피하기 위해 증여세 제도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증여세 등 기존의 제도로는 부부 또는 세대원 간의 인위적인 명의 분산과 같은 가장행위 등을 막을 수 없다.
  
  부부간 혹은 가족구성원 간에 조세회피를 위해 이루어지는 부동산의 분산소유행위는 증여세의 부과를 통해 방지할 수 있는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4조 1항에 의한 부부간 또는 직계존비속 간의 증여행위에 대해서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 규정으로, 종합부동산세 등 최근 강화되는 보유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부부나 직계존비속 상호 간에 이루어지는 명의신탁 또는 분산소유행위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이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법률상 구성 요건으로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에게 양도한 재산"이라고 규정되어 있어서 기존에 소유하던 부동산의 명의를 부부 상대방이나 가족구성원으로 바꾸는 행위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분산 소유를 목적으로 부동산을 신규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증여세를 부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부 또는 세대원 간의 인위적인 명의 분산과 같은 가장행위 등은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을 통해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도 실효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자소득·배당소득·부동산임대소득과 같은 자산소득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부부나 직계존비속 간에 부동산을 분산 소유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왔다. 특히 부부 상호 간에는 명의신탁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현행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8조는 부부간에 이루어지는 명의신탁행위의 법률적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결국 이 규정은 부부간의 명의신탁행위를 통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오랜 관행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조세포탈이나 강행법규의 회피 등의 목적이 없다면 부부간의 명의신탁행위를 적법한 것으로 보고 그에 따르는 법적 효과를 부여하겠다는 취지를 갖는다. 그런데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은, 조세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부부간에 이루어지는 명의신탁의 법적 효력을 부인하고 있으나, 이를 과세관청이 입증하기가 어려운 아니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다. 즉,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을 가지고는 부부 또는 세대원 간의 인위적인 명의분산과 같은 가장행위 등을 방지하는 데 명백한 한계가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점들을 감안하면 종부세의 세대별 합산은 방법의 적정성도 확보한 셈이다.
  
  ③ 협의의 비례원칙
  
  마지막으로 세대별 합산이 협의의 비례 원칙을 만족시키고 있는지 살펴보자.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부동산의 소유 편중 현상이 극심하다. 2006년 10월 정부에서 발표한 "2005년 토지소유 현황 통계"를 보면 2005년 말 기준 우리나라 땅 부자 가운데 상위 10%(약 500만 명)가 차지하고 있는 토지 면적은 전체 개인 소유 토지의 98.3%이며, 상위 1%(50만 명) 소유의 땅은 5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05년 현재 주택보급률은 105.9%로 집이 남아도는 시대를 맞이했지만 자가 보유율은 간신히 60%를 넘고 있다. 또한 전체 가구의 1.7%인 29만 세대가 집을 5~20채씩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 중 다주택자의 분포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면 부동산 소유 편중도의 심각성이 더욱 분명해진다. 종부세 대상자 중 '다주택 보유자'는 23만2000세대로서, 개인 주택분 37만9000세대의 61.3%이며, 세액 점유율은 71.6%에 해당한다. 또한 다주택자가 소유하고 있는 주택수는 97만8000호로, 전체 종부세 과세대상 주택 112만5000호의 86.9%에 이른다.
  
  한편 종부세는 극소수의 부동산 과다 보유자들만 납부한다. 2007년 행자부 통계를 보면 종합부동산세의 납부 인원(그동안은 신고납부였으므로, 정확히는 신고대상 인원)은 2007년 기준으로 48만6000명이며, 주택분은 38만3000명이다. 주택분에서 법인을 제외하면 세대로는 37만9000세대로 주민등록상 전체세대의 2.0%('06년은 1.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를 다시 주택을 소유한 세대와 비교하면 3.9%('06년은 2.4%) 수준이다. 또한 이들이 부담하는 보유세도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결코 아니다. 2007년 통계 기준으로 보면 공시가격이 6억 원일 경우 실효세율(부동산 가격 대비 보유세)은 0.26%, 7억은 0.34%, 10억은 0.52%, 25억은 1%에 불과하다.
  
  쉽게 말해 종부세는 공공재산적 성격이 강한 부동산을 과다보유한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부과되는 세금이기 때문에 설령 세대별 합산으로 인한 차별취급이 발생한다 해도 이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공공복리,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 유지,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통한 지방재정의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 등―이 그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에 비해 훨씬 우월하다고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종부세의 세대별 합산이 협의의 비례원칙을 충족시킨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헌재.대법원, 경제생활의 관점에서 부부나 가족을 하나의 단위로 취급
  
  한편 경제 생활의 관점에서 볼 때 부부나 가족을 하나의 단위로 취급해야 한다는 생각은 세법의 여러 곳에 드러난다. 이 생각은 소득세법상의 각종 인적공제에 드러나듯 입법부의 생각일 뿐 아니라 우리 헌법재판소가 스스로 요구한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소득세법은 배우자가 있는 거주자와 배우자가 없는 거주자를 차별해 전자의 경우에만 배우자분 소득공제 등 여러 가지로 세금부담을 경감한다(소득세법 제50조, 제51조, 제52조). 또 상속세 및 증여세법 역시 배우자에 대한 증여나 상속은 다른 사람에 대한 증여와 상속과는 달리 배우자를 우대한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9조, 제20조, 제53조).
  
  경제생활의 관점에서 부부 또는 가족구성원을 하나의 단위로 취급해야 한다는 견해는 헌재의 다른 결정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헌재는 지난 1997년 이혼에 따르는 재산분할에 관해 일정한 한도를 넘는 부분에 대해 이를 남편이 부인에게 증여한 것으로 의제해 증여세를 부과하던 구 상속세법 규정에 대해 위헌결정을 하면서 "이혼 시의 재산분할제도는 본질적으로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의 청산"이며, "자신의 실질적 공유재산을 청산 받는 것"이라고 결정했다(헌재결 1997.1.30. 96헌바14). 우리의 경험상 혼인 중 형성되는 재산의 상당부분은 부부 쌍방의 협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틀림없기 때문에, 소유 명의가 어느 일방에 귀속되어 있는 경우 재산분할은 이러한 실질적 공유재산을 청산함에 그 본질이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 역시 부부 중 일방이 상속받은 재산이거나 이미 처분한 상속재산을 기초로 형성된 부동산은 이를 취득하고 유지함에 있어서 상대방의 가사노동 등이 직·간접으로 기여한 것이라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대판 1998.4.10. 96므1434).
  
  부부일방의 특유재산일지라도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해 그 감소를 방지했거나 그 증식에 협력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대판 1998.2.13. 97므1486). 더 나아가 대법원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 남편 소유의 부동산 중 대지가 남편소유의 주택을 매각한 대금을 기초로 구입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그 대지가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임을 인정함에 아무런 장애가 될 수 없고, 가사 그것을 남편의 특유재산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결혼 이후 남편이 이를 취득하고 유지함에 있어서 처가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가사노동과 가사비용의 조달로 직접·간접으로 기여하여 특유재산의 감소를 방지한 이상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대판 1994.12.13. 94므598).
  
  이상과 같은 헌재의 결정례와 대법원의 판례를 종합해 보면 부부간에 이룩한 재산은, 비록 그것이 부동산의 경우에도 부부라는 일종의 생활공동체로부터 발생하는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고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부부간에 부동산을 대상으로 관행처럼 이루어지는 명의신탁 등을 고려할 때 종합부동산세의 과세단위를 부부 또는 세대별로 합산하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것으로서 헌법 제36조 제1항에 위반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경제생활의 현실을 볼 때, ① 부동산의 경우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 혜택을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얻는 데 비해, 이자소득 등 자산소득은 원칙적으로 그 명의자에게 귀속되므로 다시 배우자나 가족에게 분배되는지 여부가 불명확하고 ② 부동산은 세대의 거의 유일하고 가장 큰 재산으로서 대부분 부부가 오랜 기간 생활하면서 공동으로 형성해 온 재산이며 사실상 세대 사이에 공유의식이 있는 데 비해, 이자소득 등 자산 소득은 가장 큰 재산이거나 유일한 재산이 아니고 부부가 오랜 기간 동안 함께 형성한 재산이라는 관념이 없어 사실상 공유의식이 높지 않다는 점 ③ 이에 따라 판례도 오랜 기간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이라는 점을 들어 특히 부동산에 대해 재산분할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부동산에 대해 세대합산을 통한 과세를 하는 것에 합리성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종부세의 세대별 합산은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정성, 협의의 비례원칙을 모두 충족시키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정당한 차별이라 할 수 있으며, 세법과 헌재의 결정례 및 대법원 판결을 종합해 볼 때 경제생활의 관점에서 부부 및 가족을 하나의 단위로 취급하는 것은 이미 사회적으로 확립된 원칙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종합부동산세의 세대별 합산 과세방식의 위헌성은 기각된다.
  
  일각에서는 헌재가 부부 자산소득합산과세제도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기 때문에 종부세의 세대별 합산과세방식에 대해서도 위헌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토지는 예금이나 주식과는 다른 성격의 재화로서 생산이나 대체가 불가능하며 공급이 제한되어 있고 모든 국민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으로서 공동체의 이익이 보다 강하게 관철되어야 한다는 점, 주택 역시 토지의 공급제약 및 효율적인 도시계획 등의 제한을 받으므로 공급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 토지 및 주택에 있어 수요공급의 심각한 불균형으로 인해 토지 및 주택가격의 상승과 투기현상이 예금이나 주식 등 다른 재산권에 비해 현저하다는 점, 대한민국 헌법이 토지재산권에 대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 소득세에 있어서 부부 자산소득합산과세의 입법취지는 인위적인 소득분산에 의한 조세회피방지행위를 방지하는데 있다. 반면, 종부세 세대별 합산과세의 취지는 단순히 조세회피방지라는 기술적, 행정적 목적이 아니라 투기목적의 주택보유를 막고 실거주 목적의 주택보유를 유도·형성하기 위한 정책유도적 목적에 주목적이 있는 것이고, 이러한 목적은 일련의 헌법규정에 의하여 뒷받침된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런 예상은 옳지 않다.
  
  헌재는 역사에 죄 짓지 말길
  
  위에서 조목조목 살핀 것처럼 종부세 세대별 합산은 대한민국 헌법에 정확히 부합한다. 만약 세대별 합산과세가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는다면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및 투기억제의 핵심장치라 할 종부세가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는 셈이다. 헌법재판관들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종부세 세대별 합산이 합헌임을 결정해 경제문제에 관한 한 지극히 보수적이었다는 그간의 오명을 씻길 바란다.
  
  만약 헌법재판소가 종부세법의 입법취지에는 동의하면서 세대별 합산이라는 과세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방식으로 종부세를 형해화시킨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임과 동시에 헌법재판소가 2%의 '강부자'들만을 위한 헌법기관임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행위라는 점을 헌법재판관들은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이 글은 <부동산 신화는 없다>(후마니타스 2008)와 민변의 "종부세 위헌 심판에 대한 의견서"를 토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태경/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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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일본처럼? MB정부의 위험한 도박

 

 

90년대 일본처럼? MB정부의 위험한 도박
  [기고] "건설족 경제관료들의 무지와 독선, 위기극복 장애물"
 
  2008-11-03 오전 10:43:36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31일 "아파트가 아닌 지방 SOC 사업같은 경기 활성화 효과가 큰 사업을 할 것"이라며 토목공사 확대를 예고했다. 그는 "재정지출에서 경기활성화 효과가 제일 큰 것은 역시 건설사업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프레시안>, 10월 31일)
  
  무지와 독선. 이명박 정부의 경제팀을 두 가지 단어로 표현하라면 나는 주저없이 위의 두 단어들을 추천하겠다. 도무지 국민과 소통이 되지 않는 벽창호들. 이번 글에서는 박병원 수석의 31일 발언이 담고 있는 '무지와 독선'의 실체를 해부해 보기로 한다. (☞관련 기사: 박병원 "경기유발, 내수진작엔 건설이 최고")
  
  산업연구원 "건설 투자의 소득창출 효과는 사회보장 지출에 크게 못 미쳐"
  
  박병원 수석은 오래 전부터 "재정지출에서 경기활성화 효과가 제일 큰 것은 건설사업"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해 온 대표적인 건설족 경제관료들 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그의 이런 주장들은 일고의 가치도 허무맹랑한 것이다.
  
  그의 주장이 얼마나 허구적인 주장인지 알아보려면 진보진영의 연구보고서까지 들여다 볼 필요도 없다. 국책연구소 중에서 상당히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산업연구원의 보고서만 들여다 보아도 그의 주장의 허구성은 드러난다.
  
  산업연구원은 2003년 6월, <재정지출 확대정책과 산업별 효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재정지출이 산업별로 어느 정도의 소득을 창출하는지 그 효과를 추정한 바 있다. 다음에 소개하는 표는 그 보고서 내용 중의 일부분이다.
  

  위의 표를 보면 공공행정 및 사회보장 분야 등에 대한 정부 지출 1조 원은 최소 2475억 원에서 최대 3276억 원에 이르는 소득을 창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건설업에 대한 정부지출 1조원의 소득창출효과는 최소 1883억 원에서 최대 2023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산업연구원의 2003년 보고서는 박병원 수석을 포함한 건설족 경제관료들의 반복되는 주장과 달리 건설업의 대한 정부지출의 경기활성화효과는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복지지출에 비하여 매우 작은 편이라는 것을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주고 있다.
  
  "박병원 수석, 건설투자의 특수성을 모른다"
  
  박병원 수석의 오류와 독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기본적으로 국민계정에서 말하는 건설투자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건설투자는 설비투자와 달리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설비투자의 경우, 경제주체들이 2007년에 80조 원을 투자했다고 하면 그것은 곧 경제주체들이 80조 원에 달하는 기계류나 운수 장비 등을 사들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건설투자의 경우, 경제주체들이 2007년에 160조 원을 투자했다고 하여 그것이 곧 160조 원에 달하는 건축물이나 토목물을 사들였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건설투자액이란 경제주체들이 건설사로부터 구입한 건축물이나 토목물 매입액 총액 중에서 토지매입가격분을 제외한 액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경제주체들이 건설사로부터 구입한 건축물이나 토목물 매입 총액이 250조 원인데, 그 중 토지매입가격이 90조 원이고 나머지가 160조 원이라면,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건설투자액 총액은 250조 원이 아니라 160조 원이 되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2005년 그들이 발간한 <우리나라의 국민계정체계>라는 책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고정자본형성(=투자)의 대상이 되는 자산은 비금융자산 중 생산과정을 통해 생산된 자산에 한정하므로 생산을 위해 필요하지만 그 자체는 생산되지 않은 토지 등의 취득 또는 처분은 고정자본의 형성에서 제외된다."(227쪽)
  
  이 문장이 뜻하는 바는 경제주체들이 건설사로부터 건축물이나 토목물을 구입하는 매입액 총액 중에서 토지가격분에 해당하는 액수는 건설투자로 집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원배분의 효율성을 추정할 때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으면 박병원 수석과 같은 무식한 발언을 반복하며 엉터리 정책을 남발하게 되는 것이다.
  
  위의 산업연구원 보고서를 해석할 때도 정부의 건설재정지출 1조 원은 국민소득을 평균적으로 1953만 원 증가시킨다고 해석해서는 안된다. 정부가 건설부문에 1조 원을 투입했다 하더라도 이 중에서 7000억 원(토지가격비중이 30%일 때)만이 건설투자로 집계되므로 1조 원의 정부건설지출이 가져오는 소득창출효과는 1953만 원이 아니라 7000억 원의 19.53%인 1367만 원 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1조 원의 사회보장비 지출 효과 2876만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이다.
  
  1990년대 일본, 건설족 경제관료 때문에 국가부채 수렁에 빠졌다
  
  1990년대 일본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박병원 수석과 유사한 성향을 지닌 건설족 경제관료들로 인하여 심각한 부채의 수렁에 빠졌다는 것은 널리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위의 표를 보면 1990년대 일본정부의 낭비성 건설투자로 인하여 GDP 대비 정부의 (건설)투자 비중이 EU에 비해 매우 높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일본정부 또한 1990년대의 낭비성 SOC건설투자 등으로 일본의 재정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국내외의 비판에 직면하여, 2000년 이후부터는 정부의 (건설)투자 비중을 큰 폭으로 줄이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1990년대 일본정부의 낭비성 SOC건설투자 등은 일본의 재정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아래 표를 보면 그것의 후유증이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06년 현재 일본정부는 세입의 30.7%를 국공채 발행에 의존하고 있고 세출의 23.5%를 국채비(국채 원리금 상환 비용)로 지출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현재 일본정부가 재정위기에 몰려 카드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일국의 재정상황이 이렇게 되면 정부는 과다한 경직성 비용 때문에 국가의 성장잠재력 확충에 필요한 요긴한 정책들을 펼 수도 없다.
  
  최광, 이한구도 무분별한 토목공사에는 비판적
  
  물론 박병원 수석과 같은 건설족 경제관료들은 이것을 단순히 진보진영의 딴지걸기로 치부하려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재정학자인 최광 교수도 일본의 낭비적인 건설투자에 대하여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다음에 소개하는 자료는 최광 교수가 2002년에 내놓은 연구보고서, <일본의 경제정책과 재정정책>의 일부분이다.
  
  "일본의 경우 사회간접자본의 정비를 빌미로 추진된 공공사업의 상당부분이 낭비되고 비효율적이라는 징표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근래 어느 마을에서나 음악당,박물관,민예관,체육관 등 다수의 훌륭한 건물이 생기게 되었는데 재정상황이 매우 나쁜 상태에서 과연 개개 마을마다 이렇게 훌륭한 시설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깊은 산 속에도 훌륭한 도로가 만들어져 있는데도 건설성에서 나오는 도로포장율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높아지지 않는다. 또한 전국 각지에 엄청나게 많은 심포니 홀들이 만들어지고 있으나 그만한 수의 악단은 일본에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 또한 지난 30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위기에서 재정사업을 하면 무조건 경기가 좋아진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예전엔 곡괭이로 다 공사를 하니까 인력투입이 컸고 건설업을 키우면 일자리 창출이 돼서 경기가 회복된 것이다. 건설사업 자체로 회복된 게 아니라 일자리 창출로 회복됐다. 그런데 지금은 일자리 창출과 별 관련이 없다. 돈만 있으면 일자리 만들데는 오히려 딴 곳에 많다. 서비스업 같은 분야말이다.
  
  토목공사할 바에야 공공근로가 낫다. 이건 어차피 계획도 있던 것이지만, 하천이나 해안에 인력 투입해 쓰레기 치우는 것 만해도 몇 조원이 들어간다. 환경도 좋아지고, 관광사업 좋아지고, 물 깨끗해지고 얼마나 생산적인가? 차도 안 다니는데다가 쓸데없이 도로를 만들면 일 끝난 후에도 돈이 들어간다."
  
  어쭙잖은 비유법으로 자신들의 독선을 합리화해서는 곤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해 경제도 살리면서 결국 그것이 국가경쟁력도 살리는 쪽으로 가야 한다"며 "국토균형발전 측면에서 지역의 대규모 SOC사업을 앞당겨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머니투데이> 10월 31일)
  
  이명박 대통령의 이런 생각들은 무지가 낳은 오판일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병원 경제수석을 비롯한 건설족 경제관료들은 이번의 경제위기가 1997~1998년 위기 때처럼 1~2년 안에 회복되리라 기대하며 금융부문과 건설부문에 일시에 집중적으로 재정을 투입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불이 났을 때는 한꺼번에 일시에 물을 퍼부어 불을 진압해야 한다"면서 말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착각일 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불의 실체를 거의 다 아는 것처럼 우기는데 유감스럽게도 그들은 불의 실체에 대하여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어느 동네에 불이 났다. 앞으로 어느 집에서 불이 터져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어떤 무능한 정부가 그것을 조기에 일시에 진압해야 한다며 처음에 불이 난 한두 집에 소방수(消防水)를 모두 다 허비해 버렸다 하자. 나중에 다른 집에서 또 불이 일어날 경우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때 가서 부랴부랴 이웃동네 정부에 소방수 구걸이나 하러 다닐 셈인가.
  
  지금은 정부가 어쭙잖은 비유법으로 자신들의 무능과 독선을 합리화할 때가 아니다. 1990년대 스웨덴처럼 뚜렷한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금융업과 비금융업체, 건설업과 비건설업체 모두에게 형평성 있게 지원하며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정부가 허겁지겁 좌충우돌하여 먼저 쓰러지는 기업부터 살리자고 우기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알짜기업들이 쓰러질 때 정부가 재정고갈로 이들을 지원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홍헌호/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
 
 
   
 
 
 
  이 기사 마음에 든다! 프레시안 마음에 든다!
  ARS 후원금 1,000원 휴대폰 후원금 1,000원 (부가세 포함)
   
  프레시안 제3의 주인 '프레시앙'을 찾습니다.  
  단 한번의 참여가 프레시안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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