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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1일의 텃밭

드디어 텃밭에 싹이 나기 시작했다. 심은지 열흘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이던 우리밭에 싹이 하나씩 하나씩 돋고 있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이상기후 탓에 작물들이 냉해를 입었다는 소식까지 들리던 차에 내 작은 텃밭도 비슷한 증상으로 작물들이 몸살을 알고 있는걸까? 하고 많이 걱정을 했었는데 드디어 0.5cm도 안되는 새싹들이 세상을 향해 얼굴을 드러냈다. 고맙고 고맙다. 토마토 모종과 상추모종들의 모습은 날씨가 너무 서늘해서인지 많이 추워보이고 안쓰러워 보이기도 한다. 한두개 정도는 이미 녹아버리기 까지 했다. 요 녀석들을 보고 있자니 미안하고 미안하다. 따뜻한 봄기운이 다시 살아나 텃밭에 터를 잡은 녀석들이 신나게 쑥쑥 자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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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자전거 타고 출근했다?!

오늘 아침 약 한달간 일하게 되는 과천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아직 안양길에 미숙함에도 불구하고 섣부르게 빠르다 싶은 도로로 질주를 시작했습니다. 아니 왠걸 알고보니 이건 거의 자동차 전용도로였어요.. 글구 곳곳에서 차들이 진입하는 바람에 한동안 얼얼해 지더니 온몸이 마비되듯 두렵더라고요. 7시가 조금넘은 시간임에도 차들의 평균속도는 낮시간보다 빨랐고, 바로 옆에서 거의 시속 100km 이상으로 질주하는 차가 만들어 내는 바람은 거의 죽음이었습니다. 다행히 그다지 멀지 않은곳에 안양천이 보였고.. 몇몇 사람들이 잔차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30대중후반에서 40대 중후반의 아저씨들 4명이 잔차를 타고 갑니다. 폴더형 알톤,삼천리,레스포 잔차를 탄 그분들.. 처음엔 출근길인가 했더니 가는 길이 같아 과천까지 거의 같이 갔는데 라이딩을 하는것 같았어요.. 나름의 속력을 유지하면서 4분이 달리는 모습은 참 아름다웠어요.. 요즘 주변에는 나름대로 괜찮은 엠티비를 타고 다니는 분들이 많아서 접이식 자전거를 보고 제가 조금 놀랐나봐요. 퇴근길에는 할아버지 세분이 안양천에서 함께 잔차를 타시더라구요. 잔차는 아주 평범한 철티비 자전거... 서로 도와주고 속도도 적당히 내면서 달리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푸근해 집니다.

 

자전거 출근 재미있었어요. 맘 같아선 앞으로도 계속 쭈욱 하고 싶은데, 늦게 일어나면 쥐약될까봐 걱정되네요. 세상에 잔차가 더 많아져서 고속주행 자동차에 빼앗긴 도로를 일부라도 찾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봄바람 산들산들 맞으며, 바쁜 일상을 여유있는 자전거로 시작해보는것도 정말 아름다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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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모임을 하다..^^

토욜에 비가 많이 와 걱정이 많았는데.. 텃밭모임을 하기로 한 일요일은 그야말로 씨앗을 심기에 딱 좋은 날이었습니다. 십여가지가 넘는 씨앗들을 텃밭 곳곳에 뿌렸습니다. 그리고 심었습니다. 오늘은 시장에 가서 조리개를 하나 사왔는데, 이 조리개와 저의 발소리를 듣고 고 녀석들이 잘 자라기를 바랍니다..

 

심으려고 준비한 씨앗과 모종들...

 

잔차타고 모임 텃밭 게릴라들...

 

땅을 엎고.. 부추, 달래, 돌나물, 쑥을 캐는 거...

 

 


열심히.. 나물을 뜯는 사람들...^^

 

 


누가누가 모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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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쓰지않는 도구를 이용하기...

몇일전 다큐를 봤다. end of suburbia 이라는 건데 석유시대의 종말에 대한 경고 같은 것을 다룬 거다. 그 영화를 보고 밤새 석유가 만든 문명과 경제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아침에 주섬주섬 챙겨 집으로 오는 전철에서 경제 신문 하나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건 '고유가 시대에 살아남기'라는 꼭지로 무려 지면 네 페이지를 꽉채운 기사였다. 전날밤 이야기 했던 위기? 어쩜 성장의 시대에 대한 종말에 대한 경고 같은걸 유순하게 옮긴 대중 실천 지침같은 걸 포함했다.  여러모로 아찔함과 동시에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순간을 경험했다.. 유가의 폭등, 경제 마비, 화석연료에 의존해 고도의 성장시대를 이루어온 것들이 폭삭 망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내게 종말의 의미로도 느껴지기도 했고 아주 잘된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대안은 무엇인가? 지금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사는 수밖에는... 노동집약적 자급자족 사회를 만들던가, 내가 그렇게 살던가!! 전기를 쓰지 않는 미싱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석유시대 종말을 준비하는 한가지 내 방식이다.. (에궁.. )

 

http://blog.naver.com/kimcg3519.do?Redirect=Log&logNo=140006926099

 

<참고로...>이영화 보실분은 아래것에서 down 받으시면 되요.. 아콤다의 토룡님이 번역을 하셨습니다.. -->아콤다 게시판에서 퍼왔습니다..

영화 

http://down.pdbox.co.kr/oub0w5_ngxt1

자막

http://down.pdbox.co.kr/hru1w5_ngx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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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 놀자^^ 텃밭모임!!

자~~ 드뎌~~ 텃밭모임 개봉박두!! 약골님이 말씀하신 것만큼 거창한 게릴라 전은 아니더라도 텃밭모임에 뜻이 있는 분들과 함께 작고 소박하게 첫모임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첫모임은 안양 관악역 근처 우리집에서 하려고 합니다. 11시에 모여, 텃밭주변에 있는 봄나물(쑥,달래,돗나물)을 뜯고, 지난겨울 잘 보낸 부추도 좀 뜯어서 봄나물 요리를 할 계획입니다. 함께 모여 봄나물 요리.. 쑥전, 달래된장찌개, 돋나물 샐러드, 부추전.. 이정도면 화려하지요? 요리시간은 그다지 오래걸리지 않을듯 합니다.

 

이렇게 요리해먹고 나서는 밭으로 나가 짧게일을 합니다. 거름주기, 몇몇 씨앗심기 그리고 텃밭에 대한 약간의 디자인!! 어디다 무얼심고 어디다 무얼심을지에 대한 안을 만드는 게지요.

 

그런다음 7년간 도시속에서 텃밭을 일구시고 계신 발바리의 미르님을 모시고 그간의 경험도 듣고, 여러가지 텃밭과 얽힌 이야기 그리고 텃밭초보자들을 위한 지침같은걸 듣는 시간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거기에 미르님이 참가자들을 위해 두가지 선물을 준비하신다는데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저도 제가 가지고 있는 씨앗들을 나눌 계획이예요..

 

아참!! 참가하시는 분들도 가능하다면 텃밭, 스티로폴박스 농사, 화분농사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와 좋은 생각있으시면 꼭 가지고 와서 나눠봤으면 좋겠어요.. 아하~~ 너무너무 기다려진다..

 

그럼 그때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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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눈^^

4월 2~4일까지 대관령에 갔었다. 잔차를 타고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에서 강릉까지 다시 강릉에서 대관령 고개를 지나 횡계까지.. 다음날 새벽 눈보라가 시작되며 4월의 눈이 하늘아래 이곳에 소복이 내렸다. 눈부신 파란 하늘과 봄을 준비하는 의연한 저 나무들은 하늘끝과 맞다아 있는듯 그자체로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파랑과 흰색이 만났을때, 하늘끝과 땅의 끝이 만났을때 그리고 끝과 끝, 극과 극이 만났을때 어쩜 우린 평화를 느끼나보다. 아님 꽉찬 무엇을....^^ 즐거운 여행이였다.

 

자전거가 저 멀리 바다를 내다본다. 푸르고 푸른 바다.. 그리고 그와 연결된 또다른 끝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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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잔차를 타다.

어떤 친구가 하루에 50km 정도 잔차를 타는 다부진 계획을 가진 걸 보고 낼름~~ 나도 흉내를 내보았다. 50km는 안되도 오늘 하루 돌아다닌게 한 40km쯤 되는 듯 하다..(사실 잘 모름)

늘 그렇듯이 차도는 저리도 넓고 넓은데 맘 놓고 잔차 한데 굴릴 공간이 없다니... 흑흑...

 

인상적인 사람을 보았다. 한사람은 쌀집 아저씨 잔차를 끌고 시내 한복판을 유유히 페달질 하며 다니는 아저씨.. 양말을 바지 위까지 치켜 올려 신으신게 잔차탈때 뭘 주의해야하는지 정말 잘 아시는 것 같았다.. 또다른 사람은 굽 3cm정도 되는 구두를 신고 긴 퍼머 머리 휘날리며 과천에서 안양쪽으로 달리는 예쁜 여성.. 20대 중 후반으로 보이는 그녀는 퇴근을 하는가 보다. 길을 다니는게 많이 익숙해보인다. 두사람의 공통점은 생활로 잔차타는 느낌이었고 아주 용감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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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상상' - 나랑 함께 할사람 여기 붙어라.

어제 오늘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면서 나름대로 정리된 걸 마구잡이 식으로 적어볼란다. 내주변에 있는 백수들이랑 초고속으로 흐르는 삶에서 일단 제동을 걸고싶은 사람들은 모두 붙어도 좋다. 어쨌든 난 당신들이랑 이런것들하며 현재를 살고 미래를 준비하고 싶다.

 

* 다르게 살기, 거스르며 살기, 나대로 살기 - 도구활용, 기술익히고 나누기

다르게 살겠다는건 특별하게 살겠다는 건 아니다. 적게벌어 적게쓰고 서로 나누고(물질,지식,마음), 자급자족(먹거리,비누만들기,옷지어입기)이 가능하다면 최대한 할 수 있을 만큼은 해야지 싶다. 도구를 잘 활용하는 연습을 해서 내 기능을 성숙시키는 일을 해볼 수 도 있겠다.(자전거타기,미싱다루기,드릴/톱같은 연장 다루며 필요한 가구는 만들어 쓰기) 사는데 풍류를 즐기는 것도 너무 중요하다. 연주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우리주변에 이런 각종 지식과 기능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 두루두루 살고 있을것 같은데 한번 가능한 나눠보고 각자 주특기를 한가지씩 갖추는 것도 풍성한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개발과 성장 담론 뒤집는 문화적 운동 : 이건 사실 많이 나와있는 얘기다. 성장과 개발의 담론이 한국사회를 지배한지 이미 50년이 넘었다. 개발 이라는 말은 가난과 대별되는 신비로운 환상의 결정체이기 까지도 하다. 과거에는 개발이라 하면 도로가 뚫리고 자동차가 많아지고 자연스레 과학의 발전에 따라 편리한 생활이 이어지는 것, 개발의 보이지 않는 음모가 어찌했던 간에 일종의 공공의 이익이라는 생각이 저변에 깔렸다면 현재의 개발이라는 말은 대기업부터 일 개인까지 돈벼락을 맞을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미친듯이 파괴하고 삶을 자연의 본성과 인간의 본성으로부터 점점 더 유리시키고 있다. 자~~ 개발과 성장의 담론을 뒤집을 전혀 다른 담론으로 맞대결을 해보자.

 

* 소유권을 되돌리자 : 자연의 것을 자연으로 되돌리기.. 대기, 물 그리고 독도

 

* 소규모 재생가능에너지(renewable Energy) 기술 연구/실험/추진 해보기 : 쉘같은 초국적 석유기업이 수년전부터 재생가능 에너지에 힘을 쏟고 있다. 겉으로는 화석연료의 종말의 시기가 곧 닥칠것이라는 예견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돈이 될 만한 어마어마한 대박이라는 판단도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 상품적 가치로 생산품을 환산하는 것이 현재 이체제의 궁극적 목표이기에 수많은 다국적 기업은 21세기의 새로운 대박을 노리며 이러한 에너지 시스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아무리 깨끗한 에너지라고 하더라도 대다수 민중을 위한 에너지로 충분히 쓰여질 계산은 여기에는 없는 듯 하다. 대규모 중앙집중적 에너지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한계는 평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활용하는데 경제적 장애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접근성도 떨어뜨릴께 뻔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누군가 대신 만들어 놓은 것을 사는 권리만 있는게 아니라, 소규모의 에너지 생산기술을 만들고 직접 활용할 권리도 있지 않은가! 서로 머리 맞대고 그 가능성을 실험해보자.

 

*  텃밭농사, 화분농사, 박스농사 : 콘크리트 도시에서 텃밭을 가지기란 하늘에서 별따기 만큼 힘들지 않을까? 그리고 땅이 있다면 동네 누구누구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래전부터 차지해서 수년동안 농사를 짓고 계실테고.. 그래서 제안인데 텃밭이 없다면 화분이나 스티로폴박스를 이용해 농사를 지어보자. 뭐 크게 농사라고 까지 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먹는 채소를 두세포기씩만 심어 길어 먹는다면 그것 또한 큰 기쁨이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텃밭농사, 박스농사, 화분농사를 짓는 우리들은 정기적으로 서로의 경험과 감동을 나누고 함께 나누는 거다. 각자의 집에서 아주작게 채소를 키우고 그것이 성에 안 찰 시에는 텃밭이 있는 우리집에서 좀더 큰(?)걸 실험하는 거다. 고구마나 감자를 심는다던가? 그래서 함께 심고 나눠 먹고 텃밭토론을 벌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 아하~~ 새만금이여.... : 새만금 운동 어찌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손을 뗄 수가 없다. 법의 판결의 결론에 따라 순간 이슈가 되고 또 사람들 틈에서 사라져 버리고 마는게 지금의 모습이다. 지역의 여러분들은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계시고, 도시에 사는 우리들은 지금 새만금을 향해 무엇을 어떻게 소리내고 울리게 하고 느끼게 할건지... 함께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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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블로그에 들어오는 사람들... 한마디 거들고 싶다면 무엇이든 좋다. 난 단체를 만들자고 제안하는 건 아니고, 백수거나 혹은 직장을 다니거나 하는 사람들 중 이 체제에 거스르며 살고 싶은데 혼자는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혹시 있다면 함께 해보고 싶다는 의미에서 이글을 썼다. 한명이라도 좋다.. 그러면 텃밭부터 시작해야지?!! 아자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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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무엇을 심을까?

내가사는 곳은 안양 관악역 근처다. 28년된 낡은 이 집은 이제는 골동품 취급을 받는 전등이며 화장실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햇살이 너무 잘 들어오는 넓고 넓은 창을 가진 복층짜리 아담한 집이다. 서울에서는 반지하방도 거의 구하기 힘들다는 정도의 돈을 들고 올 초 이집을 만났다. 마루에 보일러가 안깔렸어도 햇살을 받고 살수 있다는 기쁨에 이 집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집의 또하나의 장점!! 그건 바로 텃밭이 딸려있다는 거다.

 

집앞 화단에는 보리수 나무와 앵두나무가 심겨있고 골목쪽에는 한 30년쯤되어 보이는 은행나무 길이 있다. 그리고 집 바로 옆 화단은 텃밭으로 전주인이 쓰던 곳이란다. 그리고 집 뒤산으로 이어지는 곳은 동네 사람들이 조금씩 밭을 만들어 나눠쓰는데 그곳에 우리 텃밭도 있다.

 

사실, 이집에 들어올때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이 텃밭들이었다. 날이 풀리고 몇일 전부터 텃밭농사 준비에 들어갔다. 첫번째는 돌고르기.. 전주인이 무슨연유로 그랬는지 우리 밭에는 조개껍질과 뼈다귀같은게 많았다. 그걸 제다고르는데 반나절이 걸렸으니.. 그래도 농사를 지을 생각을 하니 기분부터 다르다.

 

텃밭에 무얼 심을까? 설때 변산에 사는 친구가 텃밭에 심으라고 강남콩을 비롯한 각종 씨앗을 가져왔다. 농사3단쯤은 되는 그 친구는 귀농 5년차인데 씨뿌리고 관리하는 법을 직접 손글씨로 쓴 자세한 설명서까지 함께 주었다. 그리고 어제 홍성에 내려갔다가 열무와 상추 등 각종 잎작물 씨앗을 가져왔다. 또 작년에 스페인과 태국에서 가져온것 까지 하면 밭이 너무 좁지 않을까 싶다.

 

우리 밭에는 지금 야생 달래가 자라고 있다. 그리고 부추까지...

이제 슬슬 게으른 도시 백수가 텃밭일을 할려고 한다. 한줌의 흙이 생명의 터전이 되는게 새삼스레 감동적으로 느껴진다. 도시에서 뿜어내는 소음이 내가사는 이곳까지도 들리지만 흙이 가까이 있고 그 흙이 삶을 지탱해 해주는 것 같아 너무 좋다.

 

열무자라면 사람들 모아 열무비빔밥 해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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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하는 고백

작년 7월 하던 일을 중단하고 4개월의 긴 여행을 다니면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 혹은 내가 끌어안고 있는 현실로 부터 자유로운 해방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내가 내린 대안적 삶에 대한 대략적인 결론은, 자발적으로 가난해 질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이며, 내 몸뚱아리를 이루고 있는 손과 발과 가슴이 원하고 말하는 것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 돌아오면서 난 아주 가뿐하게 농부가 되길 결심했고 그리고 그걸 준비하는 시간을 갖고자했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온 후, 나의 결심은 흔들흔들, 위태위태 해지기 시작했다. 현실의 다양한 모순과 문제들을 가지고 운동을 하는 친구들을 다시 만나고 내가 의미있고 가치있다는 것의 내용이 자꾸만 다른 것들로 채워지고 그러다보니 스스로 중심을 잘 찾지 못했다. 또다시 거대한 담론의 늪에 빠져버리고 말았고, 현재 어쨌든 도시에 사니깐 뭔가 의미(?)있는 일을 시골로 가기 전까지 해야한다는 나름대로의 강박같은게 다시 생겨나게 되었다.

 

3년가량 돈을 버는 일을했고 놀고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지역운동하는 사람, 당운동 하는 사람, 대안학교 하는 사람 등 여기저기서 함께 뭔가를 하자는 제안들이 자꾸 들어왔다. 어쩜 난 아직 내가 쓸모있는곳이 있나보네 하며 기분이 좋기도 했고, 다른 측면에서는 이왕 한다면 예전에 내가 했던 그런 활동을 한번 하고 싶은 욕구도 마구마구 생겨났다. 그러면서 난 운동을 해야하는 이유보다 사실 활동을 하면서 행복했던 경험이 더 많이 떠올랐다. 이러면서 정리되었던 마음이 다시 막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체제를 거스르며 사는 건 모두가 직업운동권이 되는 문제는 아닌데, 난 다시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활동가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막 간절하게 생기게 되었다. 사실 그 모습과 그 내용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말이다. 그래서 난 내 친구에게 요구해고 그 친구를 마구 흔들었다. (그는 내게 너무도 소중한 동지다.) 그러나 내겐 허영이 있었고, 우습잖은 환상같은 것도 있었던 모양이다. 황당한 내용으로 모이작당해보자는 게 영 마음에 안드는 모양이었다.

 

그러면서 난 혼란스러움을 중단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이 없는 '모'환경단체에 이력서를 넣었고, 지난한 면접의 과정을 통과해서 신입으로 뽑혔다. 사실 이러한 행동과 결론에 이른것은 나의 고민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그 단체에서 몇일간 진행한 연수를 통해서 아주 강하게 느끼게 되었다. 사실 이건 지극히 예상가능한 결론이었다. 내가 그곳에서 활동을 한다는것은 자본주의 사회를 거스르며 가난하게 살겠다는 것과도 이어지지 않고, 내 몸뚱이와 감성을 자라게 하는 일도 아니며, 농부가 되려는 그 과정에 있지도 않으며 내가 해보고 싶었던 활동과도 전혀 성격이 다르다.

 

황당한 나의 행동이 다시금 내 뒤통수를 친다. 이런 모습은 내안에 복잡하게 얽히고 정리되지 않은 가치관이 마구마구 섞어버려서인것 같다. 남들이 하면 부럽지만 내가 하면 두려운 것들이 참 많아서 였던것 같다. 남들이 돈이 없어도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부러우면서도 난 그게 무섭다. 남들이 백수로 지내면서 느리게 소박하게 사는것이 부러우면서도 내게는 잘 허용이 안된다. 남들에게는 차근차근 여유를 가지며 살아보라 쉽게 말하지만 내겐 참으로 급한 사람이다.

 

결국 난 틀과 그 틀의 밖 사이에 있는 경계선에서 나자신을 왔다리 갔다리 옮겨 두고 있다. 이제는 정리해야지 싶은데... 그래서 난 내가 지원한 그 단체의 활동을 포기할꺼고, 서른둘의 삶을 다시 쓸꺼다. 진짜 베짱이가 되는 그런 삶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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