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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둘 글 - 2007/03/12 10:08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도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더욱이 그 미움의 원인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만듭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미워하는 대상이 이성적으로 옳게 파악되지 못하 말초 감각에 의하여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증오의 감정과 대상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 혐오에 있습니다.

자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을 향하여 키우는 ‘부당한 증오’는 비단 잠자리에만 고유한 것이 아니라 없이 사는 사람들의 생활 도처에서 발견됩니다. 이를 두고 성급한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의 도덕성의 문제로 받아들여 그 인성을 탓하려 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 내일 온다 온다 하던 비 한 줄금 내리고 나면 노염도 더는 버티지 못할 줄 알고 있으며, 머지 않아 조석의 추량은 우리들끼기 서로 키워 왔던 불행한 증오를 서서히 거두어 가고, 그 상처의 자리에서 이웃들의 ‘따뜻한 가슴’을 깨닫게 해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秋水처럼 정갈하고 냉철한 인식을 일깨워 줄 것임을 또한 알고 있습니다.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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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2 10:08 2007/03/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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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둘 글 - 2007/03/12 10:07

 그러나 후배들이여. 분명히 말하건대 예전의 선배들은 위장이 강철로 만들어져 있어 김치에 소주를 들이마시고 노래를 부른 것이 아니며, 백칠십원이라는 돈이 모자라서 솔이라는 담배를 안 피우고 은하수담배를 빡빡 피워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입을 옷이 없어 잠바 하나에 튼튼한 바지 하나로 한 계절을 보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못된 선배들만 모시고 살아서 어쩌다 스포츠신문같은 것을 보다가 눈에 띄면 별의별 욕을 얻어먹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는 스스로가 약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솔직히 한 잔의 값비싸고 달콤한 술이 주는 유혹이 두려웠고 따스하고 편안한 잠자리가 강요할지도 모를 대충대충의 타협이 다만 두려웠다. 또한 그것은 자신의 삶을 민중적으로 단련시키는 집단적이고 초보적인 훈련과정이라고 인식했다. 활동가로서 자라기 위한 기초소양교육 중의 일부였다. 이런 과정을 겪고 사회로 나와도 꺾이는 사람이 있는데 하물며 처음부터 그래서야.   [청년] 1호 “학생운동을 점검한다”中 (19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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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2 10:07 2007/03/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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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둘 글 - 2007/03/12 10:06

이런 내가 되어야 한다

일상에 빠지지 않고

대의를 위해 나아가며

억눌리는 자에게 용감하며

스스로에게 비판적이며

동지에 대한 비판도 망설이지 않고

목숨을 걸고 치열히

순간순간을 불꽃처럼 강렬히 여기며

날마다 진보하여

성실성에 있어

동지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보되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으며

진실한 용기로 늘 뜨겁고

언제나 타성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여

모든 것을 창의적으로 바꾸어내며

어떠한 고통도 이겨낼 수 있고

내가 잊어서는 안될 이름을 늘 기억하며

내 작은 힘이 타인의 삶에

윤기를 줄 수 있는 배려를 잊지 않고

한 순간도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는 역사와 함께 흐를 수 있는

그런 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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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2 10:06 2007/03/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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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둘 글 - 2007/02/13 22:38

"예전 잠수함은 공기를 환기해야할 시간을 알려주는 특별한 기계가 없었지. 그래서 흰토끼를 태우고 다녔어. 함내 산소가 부족해지면 토끼들은 먼저 죽거든. 토끼가 죽으면 그로부터 잠수함 안의 인간들은 5~6시간밖에 살지 못한다는 걸 뜻하지. 함장은 최후의 결단을 내려야 해. 해수면 위의 구축함에게 함포를 맞아 침몰할 각오를 하고 부상하여 산소를 채우던가, 아니면 해저에서 몰살을 당하던가. 어느쪽이든 죽는 건 마찬가지야. 죽을 땐 서로 권총을 마주 쏘아 옥쇄하는 게 관습이었지."


"내가 탔던 잠수함은 산소측정기가 있었어. 그런데 난 이상하게도 산소가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금세 알아챘던 거야. 사람들은 내 민감성을 조롱했어. 그러다가 그들도 나중에는 측정기를 보는 대신 날 관찰하게 되었어. 산소의 부족을 난 기계만큼이나 정확히 알아맞췄으니까. 산소부족 6시간을 먼저 알아내는 나와 흰 토끼. 이건 천부적인 재능이야. 그런데 얼마전부터 난 숨이 가빠오는 걸 느꼈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사회 전체 공기 말이야. 현대사회은 기계와 기계노예에게 봉사하고 있어. 사회가 마치 그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말이지. 인간은 모두 질식할 운명에 놓여 있으면서도 그걸 느끼지 못하고 있어. 그들은 아직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움직인다고 믿는 모양이야. 내가 타고 있던 잠수함처럼, 오염된 공기 속에서 그걸 모르고 있는 승무원들과 마찬가지지. 흰토끼가 죽고 나면 그들이 살 수 있는 시간은 6시간 뿐이야. 난 모든 것이 끝장나고 있음을 느끼고 있어. 흰토끼가 죽고나서의 6시간. 흰토끼가 죽은 이상 행복이란 있을 수 없어. 종말이 오기까지 남아있는 공포의 몇시간 뿐이지."


- 수용소에 끌려가기 전 드로이얀 코루가의 대사, '25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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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3 22:38 2007/02/1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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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둘 글 - 2006/10/13 12:48

머리 좋은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즐기는 사람은 고민하는 자를 능가하지 못한다.

- 한겨레21 585호 정희진

 

 

知之者는 不如好之者,

好之者는 不如樂之者

->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

[논어]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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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3 12:48 2006/10/1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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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둘 글 - 2006/10/13 12:40

이 세상에서 가장 먼길은 머리에서 마음으로 가는 길이요.
마음속에서 손으로 가는 길이다.
그것은 생각은 있으나 결정하기 쉽지 않고,
마음엔 있으나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어렵다고 행하지 않으면
당신은 평생 그자리에 서 있을 뿐이다.

권태일의 <사랑밭 새벽편지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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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3 12:40 2006/10/1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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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둘 글 - 2006/08/24 17:57

피어린 폭풍 속에 자기를 바쳐 싸우는 것은 헐한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생활이 혁명적 낭만으로 끓어번지고 폭풍의 노래가 대지를 흔들 때 그 시대의 장엄한 대합창에 하나의 가수로 목소리를 합치는 것은 그리 신비할 것도 없고 놀랄 것도 없다.

그러나 처절한 시절이 일단 물러나고 평화와 안식이 깃든 고요한 동산에서 계속 혁명의 노래를 부르며 폭풍시절의 아름다움을 변치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폭풍시절에 폭풍같은 의지를 키운다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햇빛 넘치는 시절에도 폭풍같은 의지를 변치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준엄한 시절의 영웅도 그 시절의 신념을 잃고 살아간다면 시대에 역행하는 쓰레기가 될 수 있다. 시대의 낙엽으로 날아갈 수 있다. / 소설 [대학시절]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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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4 17:57 2006/08/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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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둘 글 - 2006/08/21 07:09

한 사람이 기다려진다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관념에 묶이지 않는 사람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일이 정말로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
이 둘의 차이를 잘 볼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은 하려고 하는 일에 대해서
무언가 할 수 없게 하는 요소가 나타났을 때
'곤란하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처음에는 하고 싶어서 한 것 같았는데
나중에는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으로 바뀌어 버리지 않는다

출발은 자신의 의지로, 하고 싶은 의지로 시작되어도
어딘가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로
언젠가 올 자유의 세계를 위해 지금의 부자유를
참고 견뎌야 하는 것으로 되지 않는다

세상에 잘못된 일과 불행을
정말로 바르게 하고 싶어서 살고 일하는 사람
그는 어떤 일에도 화가 나지 않는다
그는 삶 전체를 남김없이 하고 싶은 일에 바친다
그의 마음을 속박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을
막을 힘은 어디에도 없다

'없는 것이 당연한 곳'에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
자신의 생각으로 밀어 부치려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생각대로 되어가는 사람

그런 사람 한 사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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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1 07:09 2006/08/2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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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둘 글 - 2006/08/21 07:06

경남 거창고등학교 '직업선택의 십계명'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것을 택하라
4.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을 가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이 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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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1 07:06 2006/08/2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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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둘 글 - 2006/08/21 07:04

민주노총 CUG에 올라왔던 글]
민주노총의 최명아 조직1부장님이 지난 2월 11일 정리해고 문제와 노사정 합의 문제 등으로 노동계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속에서 쉴틈없이 일하시다가 과로로 쓰러져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었는데, 2월 24일 끝내 이 세상을 떠나셨다고 하니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 그지 없습니다.
최명아님은 정말 꾸밈없이 아름다운 여성 노동운동가였습니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 곧바로 노동현장에서 뛰어들어 여러 공장에서 노동운동을 하고 민주노총의 조직1부장을 맡아 활동하기까지 "다시 태어나도 노동운동에 헌신하겠다"던 정열적인 노동운동가였습니다. 그렇게도 귀한 분이 우리를 위해 일하시다가 먼저 떠나시다니 못내 죄송하고 한스럽습니다.
최명아님이 과로로 순직하신 것에 대해 우리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책임져야할 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최명아님을 비롯한 민주노총 직원들은 우리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노동해방을 위해서 일하시는 분들이고 그분들의 월급도 바로 우리 조합비에서 지급되고 있으니 그분들의 사용자는 바로 우리 민주노총 조합원 전체가 되는 셈입니다. 따라서 우리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직원들의 노동조건과 보수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고 책임있는 결정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근로조건 개선과 임금수준에 대해서는 누구 못지않은 관심과 정성을 보이고 있으면서도 정작 우리를 위해서 일해주는 민주노총 직원들의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그동안 무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노동운동을 하는 그분들은 「자기희생」을 각오하고 그 일을 보람으로 느끼며 평생을 헌신하고 있지만, 그 분들로 인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는 우리들은 그 분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민주노총의 주인인 우리 조합원들은 민주노총 직원들이 밤을 세워서 일을 해도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투쟁을 지원하기위해 자기 돈을 들여가며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녀도 교통비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월급은 비슷한 연배의 우리 조합원들보다 형편없이 낮게 지급합니다.
-상급단체일수록 월급이 적습니다.- 심지어는 과로로 인해 쓰러진 분에게「산업재해」에 상응하는 대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껏 적선하는 듯한 「모금운동」만 벌여 왔을 뿐입니다.
우리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사용자인 회사측의 조그마한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투쟁하면서, 정작 우리의 노동자들인 민주노총 직원들의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갖지않으며 사용자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최명아님이 전화를 받느라 쉴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셨던 그 책상 위에는 "현장의 조합원들께서 민주노총 직원들이 전화를 제 때 잘 받지 않는다는 불만의 소리가 높습니다. 우리 모두 전화를 잘 받읍시다!"라는 공지문이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의 조그마한 불만을 해소해 주기위해 최명아님은 당신의 몸을 송두리째 던진 것입니다. 우리가 진작에 "왜 민주노총 직원들은 전화를 제 때 받지 않느냐?"고 따지기에 앞서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제 때 전화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적정한 인원과 시간을 배정해 줄 수 있었을까"를 고려했더라면, 조합원들의 근로조건 개선만큼이나 직원들의 근로조건에 관심을두었더라면, 아마도 최명아님은 좀 더 우리 곁에 오래 머물러 계셨을 것입니다.
아! 우리들은 그 분들의 희생을 이용만 할 줄 알고 고마워 할 줄은 모르는 못 된 고용주들인 것입니다.
부디 우리 민주노총의 주인인 조합원들의 민주노총 직원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가 하루빨리 근절되기를 바랍니다. 민주노총과 함께라면 정말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순결하고 헌신적인 민주노동운동가들인 그분들에게 우리 조합원들의 작은 정성이 더욱 힘이되고 뜨거운 동지애도 그만큼 더 커질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해방의 그날까지 최명아님이 편안히 잠드시기를 삼가 기원하면서 어서빨리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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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1 07:04 2006/08/2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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