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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NLD-LA 메솟지부를 방문하다

9월 27일(월)

 

부찌가 아침에 오더니 오늘은 NLD, 영치우학교, 씬시아 클리닉 3군데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미리 스케쥴을 말해준다. 부찌는 자신의 업무가 많음에도 내 스케쥴을 일일이 짜주며 나를 데리고 다닌다고 무더위에 너무 많은 고생을 했다. 그한테 너무 미안했다.

 

아웅산 수찌 여사의 NLD는 버마내의 본부와 구별하여 자유지역(Liberated Area)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NLD-LA메솟지부라고 부른다. 오토바이를 타고 그곳에 도착하니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있어 놀랐다. 자신을 부의장이라고 소개한 노인이 오늘은 NLD창립 16주년 기념행사가 있는 날이라고 말해주었다. 전날 DPNS에서 많은 운동가들에게 둘러싸여 곤혹스러웠던 나는 적이 안심을 했다. 부찌와 맨 뒷줄에 앉으려고 했는데, 외국에서 온 손님이라고 맨 앞에서 둘째줄 좌석에 앉으라고 한다.(아.. 이건 아닌데...-_-;;) 주위를 둘러보니 푸른 눈의 외국인이 딱 한명 앉아 있다. 근데 가만 보니 방콕에서 메솟으로 들어올 때 함께 차를 탔던 그 사람이다. 괜히 혼자 반가웠다.

 

행사의 분위기는 엄숙했다. 부찌가 모든 행사진행이 버마어로 이루어지므로 내겐 틈틈이 영어로 통역을 해주겠다고 했는데 분위기가 너무 엄숙해서 그조차 가만히 앉아 있었다. 먼저 당지도부의 버마 내부의 정세에 대한 연설이 있었는데, 정부 요인이 모두 장군들로 구성되어 있어 그랬는지 들리는 건 "제네럴... 제네럴...제네럴..."뿐이었다. 각기 다른 연설자들로 이루어진 3시간 반동안의 연설... 조금 지나니 연설은 자장가로 바뀌었고 난 그 엄숙한 분위기에서 꾸벅꾸벅 졸았던 유일한 참석자가 되었다.(아.. 나라는 인간의 한심함이란...-_-;;)

 

이곳 메솟에서 영어가 유창한 사람은 드물었다. 그래서 난 행사가 끝난 후에도 묵묵히 그들이 내미는 볶음밥을 먹고 혼자 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또한 1세계에서 오는 방문객들이 3개월 혹은 그 이상의 자원활동을 예정으로 이곳에 오는 것과는 달리 한국인들은 그저 하루 혹은 몇일간의 수박겉핥기식 방문이 주종을 이룬다. 그렇기에 그들 또한 나와 같은 한국인에게 그들의 상황을 열성적으로 말해줄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암튼 NLD-LA지부의 방문은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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