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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솔직한 심정

23일 오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하고 나서도 아무런 감정이 없었습니다.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표할 수는 있겠지만, 솔직히 아무런 감정도 없었습니다. 감정보다는 이성적인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번에 어떻게 대응을 할까? 분명 한나라당에게는 불리한 정국이 펼쳐질텐데..그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사람들 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블로그들을 둘러보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간 행보에 대한 정치적 판단, 감정적인 슬픔, 애도를 해야한다,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타살이다, 등등. 무언가 혼란스러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한 모습보다는, FTA 추진, 파병 결정 등 실망스러운 모습들만 떠올렸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말도 많이 했습니다.

블로그 에도 여러 논쟁이 있었습니다. 서민과 노동자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슬프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그의 정책에는 반대했지만, 정치적 타살로 인한 죽음이기에 애도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본주의 체제의 가해자이자, 권력에 의한 피해자이다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슬퍼해야 할 이유도, 슬퍼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머리 속으로만 생각해온 잘못된 습관이랄까요. 조금은 후회도 됩니다. 이렇게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그렇다고 억지로 감정을 만들어 내는 것도 우습지요.

조금씩 생각을 정리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슬퍼해야 하는지.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슬프게 했는지. 2009년이 시작되면서부터 너무나 많은 죽음을 보아 왔습니다. 용산철거민, 경찰 특공대, 고 장자연씨, 고 박종태 열사..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그들은 모두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슬픈 것이었습니다. 누군가에 의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 경찰의 과잉진압에 살해된 사람들, 먹고 살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 괴로움에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모두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앞으로 이런 죽음들이 사라지게 하려면 어찌해야 할까...답이 나오질 않습니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그저 평상시와 똑같이 살아가면 되는 것인지...우선은 분노를 좀 해야 겠습니다. 누가 되었던 사람들이 죽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사회에 대해서 분노를 좀 해야겠습니다. 정부, 경찰, 검찰 이 사회에서 슬픔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분노를 좀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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