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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해

 

학생이 한 시쯤 뭘 물어보러 찾아오겠다고 했다.

오늘은 두시부터 두시간 수업이라 보통 한시에 매일 같이 먹는 사람하고

점심을 먹으러 나간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한 이십분 물어보면 가겠지 하고 오라고 했다.

사실 혼자 학교 식당가서 일찍 먹어도 되는데

올해 진짜 물가가 많이 올랐는지

식권가격은 그대로인데 반찬이 다 이상해져서 가기가 싫다.

(전 같으면 참한 나물이 한두개씩은 반드시 있었는데

무슨 짝퉁 오징어 채 같은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녀석이 한시 이십분이 넘어도 안 오고

된장찌게 파는 그 식당 가면 삼십분은 걸리니까

바로 수업들어간다쳐도 빠듯한 시간이군,

머리속으로 중얼 중얼 정당화를 하며

문 잠그고 나가다가 복도에서 만났다.

내일은 쉬는 날이고

매일 매일 수업이 그득하고

오늘 맘잡고 물어볼라 했는데

버스가 막혀서  (집이 일산이다. 불쌍...)늦은 것이다.

다른 날 오라고 했지만 수업 시간표를 들으니

중간 고사 보기 전에 진짜 시간이 없게 생겼다.

그래, 그러면 들어와!

이래야 하거늘...

먹는게 뭔지

(점심 안 먹고 두시간 수업하기 너무 싫었다)

야, 너 왜 이십분이나 늦게 온거야?

지금 유선생님 만나야 하는데...

이런 말만 하고 복도에서 둘이 하염없이 서있다가

그 학생이 먼저 백기 내리고

담에 시간내겠다고 갔다.

아침도 안 먹었다고 하는데

진짜 찜찜하고 나, 돼지 아니야?

하면서 유선생님 방에 갔더니

우리밀 과자랑 고구마 이런게 그득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이거 얻어다가 걔랑 같이 방에서

먹으면 됐는데...

창밖에 보니 이녀석이 종종종 가길래

전화해서 다시 오라고 했다.

고구마 작은거 한개 먹고 수업 들어갔다.

얘는 전혀 안 먹고.

(나도 대학 다닐때 이렇게 점심 안 먹고 수업 듣고 막 이랬나?)

 

 

오늘 덩야핑이란 블로거의 글을 처음 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수업 끝나고 계속 봤다.

아, 진짜~

그런데 괜히 덧글 남기기도 쑥스럽고

그냥 여기다 살짝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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