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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일요일 밤이다.

 

연우는 확실히 내 딸인 것 같다.

 

하나는 토마토를 잘 먹는다.

오늘 새로 안 사실은 아니고

진경이가 토마토를 안 먹으려 한다는 말을 듣고 보니

연우는 9개월인가에도 토마토를 몰래 갉아 먹은

전력이 있을 정도고 지금도 토마토는 대체로 보이면 무조건

줘야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토-토, 토-토'  이러면서 막 달라고 한다.

뭐 내가 연우만 할 때 토마토란 걸 먹었는진 모르겠는데

임신 중에는 확실히, 엄청나게 먹어댔다.

입덧을 가라앉히는 유일한 음식이었기 때문에

눈 뜨자 마자 부터 오후 빈속일 때랑 밤에도 먹고 아무튼

그 전에 먹던 양 만큼을 그 때 먹어치운 것 같다.

 

두번째는 오늘 저녁 먹고 영등포 롯* 백화점에 가서

발견한 사실이다.

기차역에서 내리면 백화점하고 연결이 되 있어서

일주일 쯤 전에 연우 바지를 샀는데

사이즈를 바꾸러 간 것이다.

할인제품이 다 들어가버려서 산 걸 취소하려고

직원이 신용카드 내역을 조회하는 걸 기다려야 했다.

 ZL이 미꾸라지같이 돌아다니는  연우와 유모차를

건사하고 있었는데 얘가 계속

마네킹이 신고 있는 신발을 가리키면서

'시발(신발), 시발'  이런다.

자기 신발이 더워서 그랬나?

연두색 원피스를 입혀 갔는데

기다리고 있는 매장에

밝은 풀색 샌들이 전시 되어 있는게

가격은 터무니 없지만

솔직히 신기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만져보고 있자니까

어느새 옆에 와서 들여다 보더니

다른 쪽 신발을 들고

다다다다 도망가 버렸다.

그 뒤에 한참 쫒아다녀서 제자리에 갔다 놀 수 있었다.

실은 우리집 여자들이 신발 욕심이 좀 많다.

엄마랑 동생은 신발장이 아주 미어지고

나는 뭐 사다 쟁이진 못하지만

신발 가게를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한참 들여다 보고 가끔 미장원 같은데서

잡지를 보면 의상 화보는 그저 그렇고

신발 화보를 골똘이 들여다 보게 된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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