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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1

갈수록 글솜씨가 떨어지는 것 같다.

으흐~ 왜지? 내가 요즘 너무 생각없이 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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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요즘 나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한 작은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특성상 당연히 급여는 적다. 그거는 뭐 나도 돈 많이 벌고싶은 생각이 없으니 괜찮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일하는게 전혀 즐겁지가 않다는 것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단체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안 생긴다.

그러니 당연히 일을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안생긴다.

 

오늘은 좋은 사업 아이템이 떠올라서 열심히 기획안을 작성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기획하고 있는 대중사업이 잘 되면 좋은데,

별로 애정을 갖고 있지 않은 이 단체가 득을 보게되는게 싫다.

 

내가 몸담고 있는 단체는,이 지역은, 운동권 특유의 경직된 사고방식이 주류를 이룬다.

담배 한 대를 피울 때, 여기저기 눈치를 보아야 한다.

왜냐면, 내가 여자니까

그리고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특정 정파 사람들을 자극하면 안된다.

왜냐면, 내가 속한 정파는  힘이 없으니까.  맞대거리를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그들의 패권주의적이고, 전근대적인, 비민주적인,

그리고 기본적인 정치소양도 갖추어져 있지 않은 유아적인 모습을 봐야 한다.

80년대에 멈춰있는 사고방식과 이론, 지겹다.

난 그게 싫어서 탈당한건데, 여기서 일하면서 그런 모습들을 자주 본다.

그들은 내가 속한 정파를, 정말이지 만만하게, 아주 우습게 생각한다.

왜냐면 이쪽 지역은 그 사람들이 장악했으니까

 

여기서 말 안 통하는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는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정말이지, 맘이 맞고 말이 통하는, 진짜 동지라고 할 만한 사람이 이곳엔 없다.

우리 단체에만 없는게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자체에 없다.

 

이번에 나는 정말이지, 동지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여기에 몇 달 있어보니 정말 외롭다.

 

게다가

우리 사무실엔 상근자가 두 명이다.

소장님과 나.

소장님은, 상근자는 활동가이지 절~~~~~~대 노동자가 아니라는 굳은 신념아래 헌신적으로 일하신다.

상근자도 당연히 노동자라는 생각을 가진 나는 나름 꾀부리며, 사실은 좀 많이 꾀부리며^^;  열심히 눈치보고 있다.

 

단체에 정이 안 가니 일의 능률은 떨어지고, 눈치보면서, 재미없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죽을 맛이다.

다니기 싫은 직장에 억지로 다녀서 그런지 성격이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업무량이 과한 것도 아닌데 항상 피곤하다.

가벼운 우울증 증세다.

 

그래서 그만둘 예정이다.

 

하지만 갈 곳이 없다. ㅠㅠ

서울쪽에, 진보적인(!) 단체도 생각해보고, 일단은 몇 달 알바를 하면서 천천히 일자리에 대해 알아보고

생각해 볼 예정이다.  

 

대학 졸업후 지금까지, 잘 알아보지도 않고 무조건 취직하는 식이었다. 모아놓은 돈도 없는데, 부모님돈 까먹으면서 놀만큼 여유가 넉넉지 않다. 그렇게 급하게 들어간 직장을 오랫동안 다닌적이 없다.

 

일반적인 회사처럼 경직된 조직은 내게 맞지 않고, 시민단체도 나와 정파가 너무 다른 시민단체는 겪어보니 힘들다.

 

이직의 전과가 이렇듯 화려하니, 지인들은 그냥 여기 다니라는 분위기다. 어딜가나 넌 마찬가지일거라는 식이다. 다들 힘들어도 참고 일하는데 넌 조금 힘든것도 못 참고 어떻게 먹고 살거냐는 얘기다.

 

그 말도 맞다. 그 부분에 대해서 나도 참 열심히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난,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서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나보다 더 발전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지금껏 생각지 못해왔던 것들에 대해서 듣고 생각해보고, 그런 것이 좋다.

그런데 여기 있으면, 배울게 별로 없다. 오히려 퇴보하는 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집도 절도 없는 이 가난한 20대는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어서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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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8

삶은 끊임없이 다가오는 절망과 좌절을 견뎌내는 작업의 연속 

 

그 좌절 한가운데서 구구절절히 헤엄치다

 

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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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집회 후기(?)

최근들어 이명박 정부의 공안 탄압이 날로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집회는 시작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어요. 시민들이 못 모이게 청계광장을  닭장차로 채우고, (세상에, 그 작은 수표교에 닭장차가 들어가도 안 무너지고 버티더군요.) 전경들은 바리케이트를 쳐 광장안에  우리를 가두었습니다. 시작부터 선공(?)이 들어온거죠.

 

때마침 화장실 용무가 급했던 저는 시민들이 출입을 못 하게 막아놓은 청계광장 인근 빌딩에 차마 들어가지 못 하고(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 사람들도 우리 때문에 수도요금이 많이 나와서 골치아플 것 같애서요) 청계천으로 빠져나와 오랫동안 걸은 뒤 통로로 올라와서 그 인근 상가의 화장실을 이용해야했어요.

 

화장실 가는길에 보았던,  청계광장이 봉쇄됐다는 소식을 듣고 구호를 외치며 우회해서  합류하는 유모차 부대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얼마나 멋있었는지요. ^^

 

경찰의 바리케이트를 뚫었는지,아니면 다들 저같이 청계천을 오랫동안 걸어 빠져나왔는지 암튼 화장실 다녀온 사이 모두가 다 모였습니다.  그리고 행진이 시작됐죠.

 

요즘은 문화제를 오래하지 않습니다. 참가자들이 오랫동안 한 자리에 앉아있는걸 원치 않거든요. 왜냐면 너무 열받으니까, 화가나서 몸에서 에너지가 마구마구 생깁니다. 그래서  행진이라도 하면서, 정말 뭐라도 하면서 에너지를 해소하길 원해요. 저도 그렇구요.

 

어쨋든 그렇게 행진은 시작됐고, 전경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우린 정말 행진도 아니고, 뭣도 아닌 정말 우스꽝스러운 걸했어요. 직선으로 이쪽저쪽으로 왔다갔다만 한 겁니다. 앞으로 전진했다, 막히면 후진하고, 좀 지나서 괜찮다 싶으면 전진했다, 아니다 싶으면 후진하고, 저도 집회참가 3년차인데,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싶어요. 우리가 일방적으로 밀리는 듯한,  경찰에 의해서 집회가 조종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죠.

 

10시쯤 어느 방향에선가(제가 서울 안 살아서 거기가 어딘지 잘 몰라요) 전경이랑 붙었다는 얘기가 들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그쪽으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전 너무 무서웠어요. 집회 시작부터 정말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거든요.

 

게다가 저랑 같이 다니던 진보 강남 당원들이 어느샌가 깃발을 내렸고 저만 낙오돼 혼자 있었어요. 전 정말 당황했답니다. 족히 만오천은 되보이는 사람들 중에서 열명정도 되는 진보강남 당원들은 찾을수도 없었습니다. 당원들 전화번호도 몰랐구요.

 

이 살벌한 분위기의 집회에서 저는 달랑 혼자 남겨졌습니다.  

그래서. . . .           천안행 마지막 전철을 타고 집에 내려왔습니다.

 

으~ 저에게 뭐라고 하지 마세요. 저도 집회 무지하게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서울 촛불 참석하는 날은 늦게까지 남아있다 외박도 많이 했어요. 근데 그때는 항상 제옆에 의지할 누군가가 있어줬어요. 그래서 무서워도 참고 버틸 수 있었구요. 근데 그 날은 정말 아무도 없었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는데 다음날 뉴스를 보니 많은 사람들이 연행되어 가고, 다치고, 심지어 어떤 술취한 놈이 차로 들이박고 그랬더군요. 지난 밤에 만났던 사람들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치진 않았는지, 혹 짐 집이 아니라 서에 있는 건 아닌지,  이제 막 입당한 27살의 정치 초보 그 아가씨는 너무 놀라 울지나 않았는지. . . . .

 

그렇지 않아도  전 요즘 나름대로 갈등이 많답니다. 제가 겁이 너무 많거든요. 저는요. 정말. 공포나 스릴러 영화는 물론이고 액션 영화도 19세 이상 등급은 못 본답니다. 너무 잔인하고 폭력적이라서요. 무섭단 말이에요. 영화를 보다가 그런 장면이 나오면  전 정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답니다.

 

그런데 또 무섭다고 집회에 참여 안 하거나, 진압들어오기 전에 빠지는 건 어청수의 강경 진압 목표에 부합하는 행위잖아요. 그러니 참여 안 할 수도 없고, 가자니 무섭고, 정말 고민이에요. 이럴때 든든한 남친이라도 있으면 훨씬 나을텐데. . . 손 꼭 붙잡고 도망다니고, 혹시나 맞게 되면 같이 맞고.. . .  ㅋㅋ  

 

생각해보니 저도 집회 참가 3년차인데 요즘처럼 무서웠던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FTA 반대 , 비정규직 철폐, 노동절, 민주노총 총파업 등 각종 집회에 참석해봤지만 이렇게 무자비하게 살수하고 진압들어온 적은 없었어요.

 

개인적으로 8월1일부터 5일까지 휴가입니다. 저는 이번 휴가를 서울 촛불에서 보낼 계획이랍니다. 촛불때마다 막차시간되면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 할 것 없이 그냥 밤이 하얗게 새도록 눌러있을 겁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무서워요. ㅡㅜ

 

저의 이 무서움증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오늘도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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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저는 집에 컴퓨터가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쓰는 거의 모든 글들은  피시방에서 쓴답니다.

오늘도 글 한 편 쓰려고 거의 두시간 가까이 시간 들여서 거의 다 썼는데. . . .

갑자기 피시방이 정전이 되면서 다 날라갔습니다.

아~ 정말 힘들어요.

 

열심히 썼는데. . .  기운빠지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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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독재

정말로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불과 30년전, 독재자 박정희는 살해되었습니다. 참 많은 사람들이 끔찍하게 고문당하고, 죽임당하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피속에 독재는 막을 내렸습니다.

 

80년 서울의 봄이 찾아들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군부독재는 오랜시간 지속되었지만, 독재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피로 막을 내리고 문민 정부가 들어섰죠.

 

대한민국 국민들의 그리 오래되지도 않은 과거 기억속에는 독재의 비극이 아직도 가슴아프게 남아있습니다. (혹시 나만 그런건가요?)

 

그런데 어떻게, 또, 이런, 독재 권력을, 그것도 국민들 손으로 직접 만들어주게 된 걸까요?

지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아무런 장치가 없습니다. 독재입니다.

그들이 공기업 민영화를 하든, 영어 몰입 교육을 하든, 땅파서 운하를 만들든, 값싸고 질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단체급식으로 초등학생들한테 먹이든,

그것을 막을 수 있는 마땅한 세력이 없습니다.

그저 착한 시민들이 손에 촛불 하나들고 거리로 나서는 방법밖에요.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더더군다나 안타까운 것은 국민들 스스로가 선거라는 아주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서 이 독재권력을 만들어 준 것입니다.

 

캐캐묵은 얘기지만 지난 대선당시, 이명박은 전과 14범이고, 현대 건설 부회장으로 재직당시 회사가 부도난 된 무능력한 CEO이고, BBK  사건으로 알 수 있듯 도덕성도 현저히 떨어지는 인물이고,  이외에도 기타 등등 그에대한 수많은 반대 주장을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당에서 열심히 국민들에게 알렸지만, 국민들은 듣지 않았습니다.  그저 막연히, 정말이지 그저 막연히, 빈민에서 대기업의  CEO까지 계급 상승한 그의 성공 신화에 매료되어 그저 현대건설 부회장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잘 먹고 잘 살게 해주겠지 생각했어요. 자기도 고생했던 사람이니까 서민들 마음 알아주겠지. . . . . .

 

정말 수많은 지식인들, 언론인들이 747 경제 공약은 달성할 수 없는 허구다,  대운하는  말도 안되는 사업이다. 이명박은 사기꾼이다. 아무리 열심히 외쳐도 국민들은 이런 주장과 경고들을 다 외면했습니다.

 

게다가 4.9총선 당시까지도 꺼지지 않은 경제 발전의 열망에 힘입어 거대 여당이 조직되었고 결국은 독재 타도 이후 불과 30년만에 지금과 같은 독재권력이 생산되었습니다.

 

이제 국민들은 이명박의 남은 임기 동안 그 댓가를 그야말로 혹독하게 치루게 될 것입니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기본 정책은 모든 공기업의 민영화입니다. 시멘트 공사입니다. 복지정책의 축소입니다. 부자들의 감세입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전기, 수도, 가스, 의료보험, 철도등  많은 공기업이 민영화되어  요금이 폭등할 것입니다. 이런저런 시멘트 공사를 진행하여 생태를 파괴하고 일부 건설회사들의 배만 채워줄 것입니다. 부자들의 세금을 줄이고 복지 예산을 줄여  서민과 빈민층의 삶은 더욱 황폐화될 것입니다.

 

앞으로 5년동안 국민들은 쉼없이 서울 광장에 집결해 촛불을 켜는 힘들고 피곤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힘없는 국민들이 아무리 촛불을 쉼없이 켜고, 전경에게 맞아 구타 당해도, 이번 쇠고기 수입 장관 고시에소 보듯이 그 효과는 미미할 것입니다. 그들은 거대권력을 지녔거든요. 바로 국민들이 스스로 그들에게 이런 거대권력을 쥐어줬습니다.

 

우리는, 군부독재에만 당해봤기 때문에 민주주의 독재(민주주의를 악용한, 정통성 있는 독재)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나 봅니다. 지난 두번의 선거를 이렇듯 허무하게 떠나보낸 88만원세대와  30대(특별히 규정할만한 세대론이 없네요;), 386세대는 요즘 뉴스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전 참 억울하답니다. 전 이명박이나 한나라당을 지지한 적도 없는데 왜 나까지 이런 고생을 해야하냔 말입니다. 집이 서울이 아니어서 촛불 집회참여하느라 돈도 많이 쓰고 한 번 다녀오면 무지 피곤하답니다.  물론 촛불집회의 즐거움도 크게 누렸습니다. 참 재밌더군요. 맨날 그밥에 그나물인 멤버들이 모여 뒤지게 욕먹으면서 가두행진 하다가 정말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에너지로 가두행진하는 그 틈새에 끼어보니 엄청 감동적이더군요.

 

하지만 한 편으로 너무 억울하답니다. 선거만 제대로 했으면 이런 고생 안 해도 됐을텐데 ~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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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공부하는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나라

 

 

00학번을 달고 국립대 영문과에 진학한 적이 있었죠. 오리엔테이션이라는 걸 가서 밤새 술도 먹고 훈남 동기와 살짝 눈빛도 맞추고 그랬습니다. 다들 입학식도 하기 전에 먹고 마시고 인생의 반쪽을 찾아 헤매다녔죠. 저도 처음 경험하는 그 환상적인 유흥에 빠져 한창 부어라 마셔라 하던 그 당시, 내 귀를 스쳐지나간 외마디가 있었어요. “놀자 대학생 몰라? 걍 술 먹고 놀다가 시험 때만 좀 공부하면 돼”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은 지금까지도 제 머릿속에 남아있어요. 이런 말도 들었어요. ‘대학 4년간의 생활동안 만 명의 사람을 만나거나, 만 병의 술을 먹거나, 만 권의 책을 읽어라.’ 크~ 정말 대딩의 낭만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아마도 제가 그런 말들을 들은 거의 끝물 학번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 후, 02학번이 되어 지방대 연극 영화과에 진학했습니다. 무서운 선배님들께 90도로 인사를 하고 밤 11시에 강의실에 집합해 콘크리트 바닥에 대가리를 박는 빡 센 일정 속에서도 저는 틈틈이 학교 도서관을 찾았어요. 학기 중 학교 도서관은 참 한가했었어요. 다들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하더군요. 그리고 시험 한 달 전부터 빈자리가 조금씩 조금씩 차더니 이내 도서관은 만원이 됐죠. 시험은 봐야하니까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저는 학교를 6년 동안 다녔어요. 그 사이 세상은 또 시나브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이 눈치 채지 못 할 속도로 조금씩 도서관 자리는 차 갔어요. 드디어 제가 졸업할 무렵에는 방학 때도, 막 개강한 3월 달에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로 바글바글 해졌죠. 이제 ‘놀자 대학생’은 옛말이 된 거에요. 공부 안 하고 맨날 술 먹고 놀러 다니기 바쁘기로 유명했던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은 싹 변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참 바람직한 학생 본연의 모습으로요.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그들은 참 바쁩니다. 공부해야 할 게 너무 많거든요. 기본적으로 토익과 영어 회화도 해야되구요. 가능한 한 많은 자격증도 따놔야 돼구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공무원 시험에도 살짝 한 다리 걸쳐놔야 합니다. 학점 관리를 위한 학과 공부도 소홀히 해선 안 됩니다. 취직할 때 성적표 제출해야 하잖아요. 게다가 생활비라도 벌려면 법정 최저시급 남짓 주는 편의점 알바도 해야 해요. 어학연수라도 가려는 계획이라면 시급이 더 높은 더 힘든 일을 해야 하구요. 불안한 미래 속에서 그래도 자기는 이렇듯 열심히 공부하므로 월급 88만원받는다는 비정규직이 안 될 거라 수시로 자위하며 힘든 하루를 견뎌냅니다. 제가 막 4학년이 된 3월 달에 들어간 어느 교양 수업에서 만난 갓 입학한 20살짜리 신입생은, 지금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에 떨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그녀에게 그럴 필요까진 없다고 말 해 줄 수는 없었어요. 그녀가 느끼고 있는 불안감이 결코 허구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죠.

 

그런 생활 속에서 그들은 제대로 된 인생의 수순을 밟고 있다면 마땅히 지녀야 할 20대의 생기와 눈빛을 잃어가요. 아직 젊은 그들은 너무 지쳤답니다. 꿈이나 희망이나 이런 것들은 다 사치에 불과해요. 그들의 구세주는 오직 취직입니다. 7,80년대처럼 보릿고개가 있는 시대도 아닌데 먹고 살 것을 걱정해야 해요. 각종 공부에 너무나 지친 그들은 뭔가를 생각하고 머리를 써야 하는 게 싫어요. 7% 경제 성장이라는 공약이 실현가능한 건지 불가능 한 건지에는 그런 것에도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그냥 그렇게 해줄 것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예상컨대, 악순환은 되풀이 되겠죠.

 

지금 대한민국 전국 방방곡곡의 도서관은 학생들로 넘쳐납니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갖가지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죠. 앞에서 제가 소개했던 말들을 08학번 새내기들은 이렇게 듣고 있을 겁니다. ‘만 권의 토익 책을 보고, 만 권의 자격증 책을 보고, 만 권의 공무원 시험 책을 봐라.’ 꿈도 희망도 잃은 젊은이들을 구해주세요. 그들 스스로 이 사회를 변화시키기에는 너무 부족한 게 많아요. 생기없는 젊은이들의 사회는 이미 죽은 사회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바로 당신들의 딸 아들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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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담배 좀 피웁시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스무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술과 담배를 배웠어요. 10대시절, 저는 꽤나 범생이었거든요. 엄마 아빠가 나쁜 짓이라 규정지은 행위들은 멀리 하고 학교, 집, 학교, 집 그랬더랍니다. 처음 배웠을 때부터 술은 미친듯이 퍼부었고, 담배는 그냥 저냥 피웠다 안 피웠다 했어요. 20대 중반까지는요. 그리고 드디어 20대 중반이 되었을 때,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심한 연극영화과 생활을 하며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스트레스로 반쯤 미쳤을 때부터 매일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어요.

 

저의 흡연 생활은 평균적인 흡연자의 생활에 비하면 많이 파란만장했답니다. 왜냐구요? 저는 냄새나는 화장실에서 담배피우는 게 너무 싫었거든요. 20살 때부터 그랬어요. 내가 뭘 그렇게 잘 못 했길래 더러운 화장실에서 숨어서 피워야 하냐구요. 그래도 얼굴 팔리는 건 싫어서 길거리에서 대놓고는 못 피워도 이 골목 저 골목 열심히 찾아다니며 화장실도 아니고, 얼굴 팔리는 길거리도 아닌 적당한 지점에서 열심히 피웠던거죠. 그래도 골목을 지나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줌마, 총각, 아가씨, 여자 아이들, 남자 아이들은 혐오스럽다는 듯, 세상 말세라는 듯, 저 년이 미쳤구나, 나도 여자지만 이건 아니야, 저 언니 무서워 등등 각자의 입장에 제격인 눈빛을 주며 스쳐지나갔습니다. 뭐, 젊은 여자가 자기 집 앞에서 담배 피고 있으니 재수없다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쫓아내는 사람도 있었고요, 보기 안 좋으니 자기네 식당 옆에서 그러지 말고 딴 데로 가라는 사람도 있었고요. 아이들 교육에 안 좋으니 아이의 손을 잡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멀리서 째려보는 사람도 자주 있었구요.

 

어느 날은 밤에, 나의 흡연 자유 구역을 찾아 으슥한 골목으로 들어서서 그야말로 소중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있는데 저쯤에서 이런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였어요. “나 저번에 밤에 여기 지나가다가 깡패만나서 저 골목(내가 담배 피고 있던 바로 거기!!)에서 삥 뜯겼잖아.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뭐 이런 내용이었어요. 전 정말 아연실색했답니다. 너무 무서웠어요. 서둘러 담배를 마구 빨아대고는 내게 몇 안 되는 흡연 자유 구역에서 탈출했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사각지대였는데 말이죠. 그리고 여성 흡연자를 이렇게 위험한 뒷골목으로 몰아내는 사회에 분노했어요. 정말 우리 사회는 젊은 여자가 으슥한 뒷골목에서 담배피우다 강간 살인이라도 당해야 여성에게 길에서 담배 피울 권리를 쥐어줄 건가봅니다.

 

담배를 권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여성 흡연자가 상당히 많은 건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렇게 많은 여자들이 왜 항상 정해진 밀폐된 공간에서만 흡연을 해야하죠? 도대체 왜, 언제부터 여성에게 흡연이 금기시 된 걸까요? 왜 담배가 남성들의 전유물이 되었을까요? 여성 흡연자들은 너무 불편해요. 부모님께, 남편에게, 시부모님께, 자식에게, 심지어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조차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되고, 어떤 때는 같은 여자한테도 흡연 사실을 숨겨야 되며, 아침에는 내게서 담배 냄새가 나지 않을까 킁킁대며 출근하고, 저녁때는 밀려오는 흡연 욕구에 발걸음을 재촉하며 지내야합니다.

 

혹시나 오랫동안 제 블로그에 글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어디 으슥한 뒷골목에서 담배피우다 강간 살인이라도 당한줄 아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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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라고 당당하게 말하세요

 

 

여러분도 이쯤되면 대충 눈치채셨다시피 저는 백수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카드 한 장 손에 쥐고 근근히 살아가고 있어요. 카드 한 번 긁을 때마다 조금씩 더 우울해져가는 제 마음 아실는지요..

처음엔 놀고 있다는게 챙피하고 부끄러웠죠. 사지육신 멀쩡한 젊은 여자가 자기 밥벌이도 못 하고 산다는게 부모님께도 너무 송구스럽고 내가 굉장히 못난 애인 것 같기도 하고, 세상에도 떳떳치 못 하고 뭐 그랬어요. 거의 매일 꿈을 꾸는 저는 꿈 속에서 정말 출근 안 해 본 사업장이 없었어요. 이런 사무실, 저런 사무실, 편의점, PC방, 간밤엔 카페에 출근해서 얼마나 열심히 돈까스를 만들고 있던지요.

 

하지만 여러분! 저같이, 저희 같이, 백수로 분류되는 인간이 이미 대한민국에 300만명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소수도 아니고 약자도 아니에요. 씁쓸하지만 젊은 실업자 역시 우리 사회의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세력이고 집단이 되었습니다. 우리 더 이상 숨지 말아요. 상처는 드러내놓고 까발릴수록 빨리 낳는 법입니다. 머리가 아픈 사람은 머리가 아프다고 말해야 아스피린 한 알을 구할 수 있어요. 우리 사회에 이렇게 많은 젊은이들이 자아 실현과 생계 수단으로써 너무나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중학교 도덕시간부터 배워왔던 직업이라는 것 없이, 이렇게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널리 널리 알려야 해요. 그래야 세상은 조금이라도 더 빨리, 더 깊이, 이런 아픈 현실들을 인식하고 치유하고자 할 겁니다.

 

아직도 세상 돌아가는 물정 모르고 누군가 당신에게 경망스럽게도 무슨 일을 하냐고 묻는다면, 그 사람의 두 눈을 똑바로 보고 당당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세요. 백수라구요. 하릴없이 매일매일 티비를 보거나 게임을 하며 무기력하게 살고 있다구요. 그 경망스런 누군가가 이렇듯 당당한 우리의 대답을 듣고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인다면, 이토록 분위기 파악 느린 그 사람의 인생을 되려 우리가 걱정해줘야 할 겁니다.

개인의 인생역정에 따라 인격은 다른 것이니, 자신에게 사회생활을 하지 못할 만큼 심각한 문제가 있는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면, 우리에게 직업이 없는 것은 우리 잘못이 아닙니다. 젊은이들에게 마땅히 주어져야 할 일자리가 없어진 사회의 책임이 큽니다. 우리의 윗세대는, 한국 전쟁후에 잿더미뿐인 이 땅위에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고 그 후에는 독재자에 목숨걸고 저항해 정치적인 민주화를 이루었지만, 거기까지 뿐이었습니다. 거기까지가 우리 윗세대들의 몫이었던 거죠. 격동의 근현대사를 지내오는 동안, 그들은 경제적인 민주화에까지는 신경 쓸 기력이 없었어요. 빛나는 경제 성장의 뒤안길에서 빈부의 격차는 극단으로 치달았고, 시장만능주의 정권들은 자기들과 대기업의 이익 챙기기에만 열심이었습니다. GNP는 증가했지만, 서민 소득과 일자리는 줄었습니다. 윗세대들이 이룩했던 업적의 후유증을 우리가 지금 온전히 떠안고 있는 것입니다.

 

2008년의 대한민국에서 직업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나의 무능력이나, 게으름의 표식도 아니에요. 고용없는 경제성장 기조를 철썩같이 지켜온 한 사회에서 실업자가 넘쳐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우리가 우리의 아픔을 당당히 드러내고 아프다고 얘기할 때 우리는 소중한 아스피린 한 알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힘든일이겠지만 우리, 상처를 드러내요. 그리고 당당히 치료를 요구하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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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연합의 누군가가 쓴 글을 봤다

그러니까 제발,

정치를 정치로 하자구요.

종교적인 신념으로 하지 말고!

주체 사상이 당신의 신앙인 것이 자랑입니까?

당신의 신앙인 주체사상으로 통치되는 제정일치 사회를 꿈꾸는 겁니까?

 

아~ 정말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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