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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볼이 하나도 없노?" [2005.3]

비타민을 들고 할머니 집을 찾았다.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도중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봄비가 내렸다.

경대로 가서, 자전거 파킹시켜놓고, 우산을 빌려서 할머니 집까지 쉬엄쉬엄 걸어갔다.

예상치 못했던 봄비로 괜히 분위기 잡으며 발품을 팔았다.

 

할머니집에 도착해서, 비타민은 하루에 한 알씩 먹는다고 이야기했다.

영수는 어제와서 자고 갔다고 했다.

스위스가는 날짜를 일러주었고,

유선방송을 끊어버렸다고해서, 정규 채널이 잘 잡히는지 확인을 했다.

유선이 없어도 정규방송은 깔끔히 잘 나왔다.

 

테레비를 켜놓고는 이야기를 하다가,

드라마에 푹 빠져 한 시간을 남짓있었다.

할머니께서 강냉이 박상을 꺼내주셨다.

강냉이를 하나 둘씩 먹고는 있는데, 할머니께서

나보고

"귓볼이 하나도 없노?"라고 물었다.

그래서 거울을 보니, 정말 귓볼이 없었다. 할머니는 귓볼이 많은데.

귀걸이를 해서 귓볼을 키우라고 하셨다.ㅋㅋ

이참에 귀걸이를 할지, 깊이 고민해봐야 겠다.

그리고 양손을 봐주셨다.

"귓볼하고 눈매를 보면 성깔 있겠는데, 손보니까 괜찮네"

사실, 내가 신경질적인게 사실인데, 그래도 괜찮다 하니 조금은 희망적이다.^^

역시 자기의 성깔이 외모에 묻어나는 걸 느꼈다.

착하게 살아야지.

 

드라마가 끝나면서 일어났다.

사무실에 가지고 가라며, 고추장과 무말랭이를 챙겨주셨다.

넉넉함을 느꼈다.

내친김에 그냥 할매집에서 내 방까지 봄비를 벗삼아 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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