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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추석연휴가 끝나자 아이들 사이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온다. 추석 기간에 살이 얼마나 쪘느니, 너무 많이 먹었다는 둥 하면서 다들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가 어릴 때부터 마른 사람은 동경의 대상이고 미인의 표본이었다. 아이들은 통통해야 귀엽다는 어른들에 말에도 약간이라도 뚱뚱하다고 생각되는 아이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그렇다고 그렇게 어릴 적에는 그렇게 다이어트를 하려고 애쓰지도 않았던 것 같다. 아, 어쩌면 뉴스에서 간혹 나오는 다이어트 법이나, 만화잡지에 실리는 다이어트 법을 보고 따라했을 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와 내 친구들은 청소년이고 사람들이 보기에 이 나이면 다 자란 것 같지만 뼈가 튼튼하게 자리잡으려면 25살 까지는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의 양호 선생님 조차 운동만 해서는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며 간식을 먹지 말고 밥먹는 양을 줄이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간식을 안 먹는 건 몸에도 좋겠지만 이 나이 때 밥 양을 줄여가며 살을 빼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 지 생각해 본다.

 

 양호 선생님 까지 이렇게 말하시는 거 보면 얼마나 사회가 날씬한 사람을 원하는 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날씬한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 요즘 옷 가게에서 큰 사이즈의 옷은 잘 나오지도 않는데다가 나오기만 하면 이미 팔려 버린다고 한다. 하지만 옷을 만드는 사람들은 마네킹의 몸매에 맞춘 작은 사이즈를 가장 많이 만든다. 옷은 작게 만들어야 예쁘다고 그러는가 보다. 하지만 그 사이즈의 옷이 가장 많이 남는다.

 

 내 생각에 나는 적당한 몸매라고 생각한다. 키 162에 몸무게 55. 주위에선 다들 조금만 살을 빼면 이쁠 거라고 하지만 나는 살을 뺄 생각은 없다. 사실 내가 살을 뺄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한 때 살이 너무 쪄서 산 지 1년도 안 된 내가 아주 좋아하는 청바지가 맞지 않았을 때였다. 옷이 맞지 않는 것만 아니라면 난 이 몸매가 맘에들고 살짝 쪄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내 허리 사이즈는 26~30인치이다. 요즘 옷은 참 기준이 없다. 어떻게 내가 4인치나 수용 할 수 있는 인간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한 번은 언니와 같은 가게에서 바지를 샀다. 요즘은 사이즈가 작게 나온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는 30, 언니는 32를 샀다. 집에 가서 입어봤는데 나에게 딱 맞더라. 정말 사이즈가 작게 나온 다는 것을 실감했다. 어쨌든 언니도 당연히 맞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무슨 바지를 이렇게 만들었나 싶다. 언니가 바지를 입자 허리는 맞는데 허벅지가 터질 듯 했다. 30과 32는 허리 사이즈만 차이가 나고 허벅지부분의 넓이는 같은 것이었다. 상심한 언니는 나에게 입으라고 주었는데 내가 입어보니 허리는 너무 크고 허벅지만 맞는 것이었다.

 

 물론 뚱뚱하면 사람이 둔해지고 게을러진다는 소리도 있다. 그래서 뚱뚱한 사람 중에 그런 이유로 살을 뺀다는 사람도 봤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에 날씬한 사람보다는 뚱뚱한 사람이 많다. 그런데 왜 모든 것이 마른 사람에게 맞춰져 있는지 모르겠다. 마른 사람에게 맞춰 놓고서 뚱뚱한 사람들에게 살을 빼서 거기에 맞추라고 하는 것 같다.

 

 빨리 자기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자신의 몸의 딱 맞는 옷을 맞춰 입는 시대가 도래했으면 한다. 그 보다 먼저 작은 사이즈가 이쁘다고 작은 사이즈만 만들 게 아니라, 사이즈가 커도 예쁜 옷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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