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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인 내가 이런 주제로 글을 쓰는게 바람직하진 않지만 참지 못하고 쓴다.

 

어제 일본에 갔다가 돌아온 후배 하나가, 나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일본에 갔다와서 기념품이겠거니 했더니, 엥? 왠 삿포로가?

후배가 내민것은 다름아닌 일본맥주였다.

내가 잘 마실 것 같다며 웃으면 건네주는 아이의 면전에서 아무말도 못하고 웃으며 받았다.

 

나는 안마시지는 않지만,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냥 생각해보면 왜 마시는지 이해가 안간다.

보통 즐거운 일이나 슬픈 일이 있을 때 마시게 되는데,

즐거워서 마시면 다음날에 머리아프고 속이 쓰려 기분을 망치게 되고,

슬퍼서 마시게 되면 마실 때 잠깐 슬픈 일을 잊더라도 다음날엔 몸도 아프고 여전히 슬프다.

 

하지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보고 뭐라고 할 마음은 없다.

내 몸도 아니고 자기 몸은 알아서 관리 하는 것이고, 어쩌면 내가 모르는 술의 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성년자라고 술을 못하게 하거나, 억지로 마시게 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내 생각엔 청소년이 술을 마시는 게 합법적이 되더라도, 지금 현재 청소년들이 마시는 만큼보다 덜하면 덜했지 더하진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마시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어떻게든 구해서 마신다.

 

아무튼 근데 문제는 이 삿포로 하나에 친구들이 미쳐버렸다.

내 친구들이 가끔씩 술을 사다 마시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줄을 몰랐다.

술에 특별한 욕심이 있는것도 아니었기에 한 입씩 돌려마시자고 제안했는데,

아이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더 필요하다면서 기어코 피쳐 3병을 사왔다.

 

술을 먹으면 아이들은 굉장히 솔직해진다.

지금까지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말들을 서슴없이 내 뱉는다.

그게 무섭지만 또 다행이라고나 할까. 이 때가 아니면 아이들이 어디가서 그 한을 풀 까.

 

무사히 아무런 티도 내지않고 말끔히 마셔버렸지만,

취하지 않은 내가 주정을 들어주느라 너무도 늦게 자서 매우 피곤하다.

그치만 즐거웠다. 친구들의 진솔한 얘기도 들을 수 있고,

무엇보다 평소에 비해서 적은 양이어서 다들 다음날에 지장이 없어서 제일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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