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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

 

난 경제감각이 둔한 편이다.

그래서 별로 돈을 많이 벌어서 떵떵거리고 살고 싶다던가 그런 생각은 없다.

내가 하고싶은 일으 하면서 적어도 밥만 안 굶고 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제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난 너무나 놀라웠다.

한달에 300만원을 버는 게 너무 적다며 하소연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도대체 너네는 얼마를 벌고 싶은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어떻게 한달에 300만원을 가지고 아이를 키우냐는 거였다.

 

하 그렇구나.

그 아이들 모두 '꽤' 잘 사는 집 아이들이 였다.

게다가 다들 외동 아니면 형제는 둘 정도 되는 아이들이 였다.

한달에 내는 세금이 백만원인데, 아이들 학원 보내고 먹여주고 입혀주면,

남아날 돈이 없다고 얘기했다.

 

사람은 살아온 환경에 따라 인식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나는 세자매 중에 막내로 아버지는 공무원 이셨고(지금은 관두셨고),

어머니는 내가 어릴 때는 쉬시다가 나중에 일을 나가셨다.

아버지의 한달 월급은 300만원이 되지 않는다고 들었고, 어머니는 한 150정도 였다.

하지만 이게 제작년에 얘기지, 예전에는 공무원 월급이 엄청 적었고,

어머니도 일을 안나가셨기 때문에 상황이 그렇게 좋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난 살아오면서 부모님이 나한테 부족하게 해준 건 없다고 생각한다.

입고 싶은 걸 사주셨고, 다니고 싶은 학원에 다니게 해주셨고, 먹고 싶은 걸 먹게 해주셨다.

그 아이들과 굳이 비교를 하자면 일단 난 비싼 옷을 별로 안좋아했고(이해를 못했고),

내가 원래 비싼학원은 안다녔고, 먹고 싶은 것도 그리 비싼 것들이 아니었다.(난 지금도 맛과 가격이 비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약간 특이한 편이긴 하지만 친구들의 그런 말을 들어도 난 꼭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부모도 많이 있다.

하지만 그러면 그들은 돈이 없다고 해서 아이를 키울 수 없거나 혹은 잘못 키우게 되는걸까?

돈이 있거나 없거나 다들 그래저래 자식을 키워 간다.

통계에 따르면 집안의 경제사정이 좋을 수록 성적이 좋다는 것도 있지만,

난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건,

돈 많은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똑같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특히 사교육비 문제 같은건 정말 심각하다.

요즘 부모들은 다른 아이들에게 뒤쳐지지 않게 등골이 휘어가며 자기 아이를 학원에 보낸다.

학원에 안다니면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의 사고방식에도 문제가 있지만,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사회가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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