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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

  • 등록일
    2007/01/17 23:14
  • 수정일
    2007/01/17 23:14

테이블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나는 순간적으로 테이블 위의 내 전화기를 집어들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

 

갑자기, 엉뚱하게도 광고문자에게 화풀이를 하자면,

나는 광고문자가 정말정말 싫다.

그게 광고라서 싫은 것도 있고,

또 그런 광고들 대부분 야한 사진을 보라는 거라서 더 싫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광고문자가 싫은 이유는 다른 데에 있다.

 

반드시 문자를 보낼 거라고 약속한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항상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문자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문자를 기다리는 것...)

그 문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 기다리고 있던 문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가 그 광고문자를 확인하고나서

실망해버리는 게 싫은 거다.

 

 

나는

허벅지에 진동 비슷한 것이 느껴지기만 하면, (그것이 착각일지라도...)

손이 자연스럽게 주머니로 간다.

전화기를 꺼내서 무엇이 오지 않았을까 살펴본다.

그것으로도 불안할때면, 전화기를 아예 손에 잡고 있는다.

(특히 과외할 때는 항상 전화기를 책상위에 잘 보이는 곳에 꺼내놓는다.)

 

그러다가 가끔

한 손으로 전화기를 잡고 있으면서, 허벅지에 진동을 느껴서

다른 한 손이 주머니로 갈 때가 있다.

이럴 때, 나는 참 바보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나는 피시방에 있고,

이 진동은 내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의 전화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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