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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7/03/27 23:37
  • 수정일
    2007/03/27 23:37
내가 멈춰버린 시간. 이번 일만 지나면, 또 어떤 이를 내 기억속에서 죽이겠다는 각오. 그깟 돈 몇 푼에 이렇게 되어버린 네놈은 그깟 전화기 한대때문에 이렇게 되어버린 네놈은 그깟 작대기 두개의 계급 차이때문에 이렇게 되어버린 네놈은 오늘 하루는 방구석에서 그깟거 잃었다고 쳐도 별로 상관없다는 이상한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네놈에게 얼마든지 화를 내고, 네놈에게 온갖 욕설을 퍼붓고, 그리고 깨끗이 돌아서도 상관없겠다. 소통의 부재같은 건 네놈앞에서는 생각하지 않겠다. 나는 또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것이고, 조만간에 네놈이 나를 마주치게 되어, 용서를 빌게 되는 날에 가장 매정하고 차가운 모습을 보여주겠다. 내가 믿으려고 했던 것은 네놈의 경제적 능력도 아니었고, 네놈의 무개념스러운 생활도 아니었다. 내가 믿으려고 했던 것은 그냥 네놈의 존재였다. 그러나, 이젠 믿지 않는다.


난 뭐든지 너무 쉽게 화가 나

그럴땐 추악해 아직도 치밀어 와 이렇게

비틀어진 맘이라고 조언하듯 얘기해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 말도

내가 날 막을 수 없어 죽임 같은 거

남 모르게 성나 억누르던 날

파랗게 어둠은 날이 선 가위로 와 기억해

비틀어진 맘이라고 조언하듯 얘기해도

아무도 믿을 수 없어 지금도

누가 알 수 있어 네 맘속에도 그런

비틀어진 맘이라고 조언하듯 얘기해도

비틀어진 맘이라고 조언하듯 얘기해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 말도

내가 날 막을 수 없어 죽임 같은 거

아무도 믿을 수 없어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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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2월 이소라 2집 [영화에서처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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