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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 등록일
    2007/07/14 03:39
  • 수정일
    2007/07/14 03:39
남성은 여성주의 지향일 수 있을까? 차마 "페미니스트"라는 말까지는 쓰지 못하겠고... 난 자신없어요. 내가 지금 지향한다고 말할 지라도 그 말은 나의 고유한 의지로만 정의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나는 요즘에는 개인의 욕구는 결코 고유하지 않은 거라는 일종의 깨달음과 같은 것을 느끼고 나서 지난 시간동안 무수히 쌓아왔던 생각들이 무너지고, 또 지난시간동안 부정해왔던 생각들이 서서히 긍정되는 기분을 느끼고 있거든요. 자 이제 다시 남성은 여성주의를 앞에 두고 어떤 생각을 하면 좋을까? 술에 약간 취했어요. 정리가 안된답니다. 내가 오늘 서울역에 다시 간 것은 솔직히 그게 마이링이어서는 아니었어요. 그 곳이 바로 어제 내가 지나간 서울역이었기 때문이었고, KTX, 새마을 승무원들이 투쟁하는 곳이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어쨌든 같이 앉아있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음모론적인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나는 오늘 많은 고민을 해야 했어요. 뭐 지금 당장 아무런 결론은 못 내리겠지만... 우리가 "여성주의 지향 블로거 모임"으로 소개되기 전까지는 별다른 고민 없었는데, 소개되고나서 우와우와 하다가 곧 고민에 빠져들고 말았죠. "나는 여성주의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의 문제였어요. 나는 생물학적으로 남성인데, 이러한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사회적 남성성을 끊임없이 강요받아왔다고 생각해요. 그게 어떤 경우에는 너무 싫은데, 또 어떤 경우에는 내가 강요받아온 것을 어딘가에서 재생산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지요. 그게 이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면을 볼 때는 내가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의 현재의 계급적인 위치, 즉, 현재 내가 가진 경제적인 수단들과 나의 성별 등등으로 나를 규정할 것인지, 아니면 내가 가진 어떤 의지나 욕구들로 나를 규정할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어요. 또 내가 가진 욕구들은 사회에서 강요하고 있는 남성성과 대립되는 것으로 상정될 수 있는 것 같지는 않고요. 하여튼 모르는 것 투성이에요. 몰라 몰라 몰라


모두들 반가웠어요~ 특히 오늘 처음 만난 녀름님,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지금까지 예상 밖의 스캔이었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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