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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9

선생님 연구실 이사를 며칠 동안 도와드렸다. 90년 대만으로 오셔서 지금까지 축적된 수많은 넘치는 문서들을 어떻게 정리할지 어쩔 줄 모르시는 선생님 옆에서 나도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이었다.

오늘 마지막으로 짐을 정리하고 나서 남겨두고 가신 책들을 살펴보다, 구석에서 다시 엄청난 문서들이 남아 있는 걸 발견하고, 아주 일부분만 꺼내서 살펴보았다. 80년대 말부터 90년대까지 대만, 아시아, 구미를 넘나들며 관계망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주고 받은 서신과 공부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지금은 익히 잘 알려진 사람들이지만, 당시에는 다들 30대 초중반이었을 수많은 그들의 사진도 남아 있었다. 다시 한번 비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금 나는,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작업들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나, 그리고 우리의 작업들도 그런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억울한 감정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람을 탓하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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