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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교육보다 종교의 자유를...

 종교계가 사립학교법에 반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종교교육을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개방형 이사제로 인해서 종교교육을 못하게 한다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종교계 학교의 종교수업은 인성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교재 내용을 펼쳐보면 중립성은 온데간데 없고 자기 종교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다.

 어느 학교 종교교재를 펼쳐보면 다른 종교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자기 종교의 교리서에만 나오는 얘기가 거의 다 차지한다. 어느 경전에 나올 법한 이야기, 교리가 나온다. 이게 교리서인지 종교 교과서인지 모르겠다. 이걸 가지고 청소년들에게 교리교육을 시키는 거나 같다고 볼 수 있겠다. 마치 그물망을 쳐서 아무 물고기를 잡는 것 같은 밀렵꾼들의 꼼수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런 현실을 무시한 종교계 사립계 학교들이 개방형 이사제가 도입되면 종교교육을 못하게 된다고 아우성이다. 그럼 종교교육이 도대체 누구를 위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기 종교를 위한 것인가? 인간을 위한 것인가? 성경에 나와 있듯이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난 게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난 것이다라는 말씀을 잊은 게 아닌지 묻고 싶다.

 종교교육은 물론 종교계 사립학교의 권리이기도 하다. 자기 종교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건 그들만의 권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립성이 있어야 할 교과서에 자기 종교만 넣는다면 이건 종교 교과서가 아니라 일종의 교리서에 불과하다.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대한민국 헌법과 인권을 위반하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권리와 사랑을 말하고 종교의 자유에 관한 교령까지 선포했다. 그러고도 자기 종교만 소개하는 것은 위선이다.

 그리고 사립학교법 반대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종교계는 청소년들의 말에 귀를 닫고 있다. 예를 들어 성경을 안 가져오면 기합을 준다든지, 미사나 예배를 강제적으로 참례를 한다든지 하는 현실은 청소년들의 말은 없고 어른들의 말만 있다. 그들에게 학생은 공부만 하는 존재, 교장과 교사, 이사장 같은 어른들의 말을 들어야 하는 존재로만 보일 뿐이다. 그들에게는 인권이란 과연 사치일 뿐인가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도덕과 윤리, 종교 과목에 서로에 대한 배려를 하라고 가르치고 있지만 여전히 종교를 강요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는 종교는 인간의 마음의 휴식과 인간의 존재이유를 설명해 주지 못하는 일종의 공허요 장식품일 뿐이다.

 종교교육을 못한다고 아우성을 치지 말고 청소년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주라. 종교의 자유는 어른들만의 권리가 아니다. 청소년들에게 먼저 종교의 자유를 줌으로써 원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자기 종교만 소개하는 종교교과서는 그만 하고 여러 종교를 소개하는 책을 교과서르 삼았으면 좋겠다. 종교 교사는 자기 종교의 성직자나 수도자가 아닌 다른 종교의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와서 가르치고 소개하는 강연회식의 수업을 진행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을 해본다. 또한 예배 같은 종교의식은 청소년의 자유에 맡기고, 신자 청소년만 하면 된다. 그리고 공적인 자리인 교실이나 강당에는 십자가 같은 종교의 상징이 아닌 다른 걸로 대체를 했으면 한다. 학교 성당이나 교회당에만 있어도 얼마든지 종교학교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의 자치권을 인정해서 종교서클을 만들어 지도교사를 붙여준다면 더 좋을 것이다. 자기 종교만의 종교서클만 만들고 남의 종교서클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종교교육과 종교의 자유는 말 뿐이고 강요요 위선이다. 그것은 종교 창시자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이다.

 종교의 자유는 인권이다. 그것은 어른들만 독점해서는 안 된다. 어느 집단이 독점해 버리면 그것은 인권이 아니다. 청소년들의 종교의 자유가 종교교육의 시작이다. 다른 종교를 관용하는 태도가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를 잡았듯이 종교계 사립학교도 관용의 태도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억지로 강요를 하거나 조용하게 강요한다면 종교는 결국은 공허한 외침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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