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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뭐? 철저한 단절이다. -2012년 6월 작성-

 

 엊그제 금연13년차의 금연에 관한 고수를 만났다.

 

 그동안 길게는 1년6개월, 짧게는 4개월 무수히 금연을 했던 나에게 금연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것이 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연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그 놈의 "딱 한대" 였다. 술 마실때, 열 받을때, 괴로울 때 딱 한대만 피우고 말자는 딱 한대의 유혹이 또 한대를 부르고 다시 또 한대를 부르고 한대의 유혹은 결국 다시 끽연을 불렀다. 그 간의 금연과정이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파계승과 같은 허탈한 패배감을 여러 번 느껴야만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쓰라린 기억은 친구의 유혹에 1년 6개월의 금연과정이 모두 날라간 것이다. 그 친구는 언제나 내 금연의지를 시험 하려는 듯 담배를 권했으며 나를 향해서 담배연기를 뿜어댔다. 그 담배연기는 언제나 고소하게만 느껴졌다. 금연13년차 고수의 가르침은, 담배를 권하는 그 친구의 담배를 모조리 빼앗아 (금연을 권하면서) 부러뜨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면 다시는 담배를 권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금연성공의 비결은 철저한 단절이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 또한 철저한 단절!!이다.

 

 

 끝까지 사퇴하지 않고 무리수를 두는 통진당 당권파 이석기. 김재연의 행동은 자신들의 출세와 사리사욕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의 정파를 위한 것인가? 그것이 결국은 통진당의 파국을 몰고 올 것이고 새누리당을 이롭게 하는 일 이라는 것을 그들은 과연 모르는 것일까? 그리고. 종북사냥의 다음 타자는 누가 보아도 통일의 꽃-임수경(그녀는 1989년의 계급투쟁을 망쳐버렸다. 울산 현대중공업 대투쟁도. 이철규열사의 고문치사도 모두 임수경의 평양축전에 묻혀버렸다.) 이 뻔한데 탈북자나 정부여당의 의도에 말려 들어가는 자체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누가 보아도 통진당 사태로 비롯된 종북타령은 통진당, 야권대연합을 겨냥하여 대선까지 계속 연이어 터질 것이 분명하다.

 

 또한, 종북사냥으로 인해 종북과는 사실상 관련도 없는 사회주의 조직인 노동해방실천연대에 대한 압수수색과 구속영장 실질심사및 기소가 이루어졌고. 쌍용자동차 대한문 분향소는 기습적으로 네 번씩이나 침탈 당하였다. 지배계급인 정부여당이 원하는 바는 바로 통진당 사태를 빌미로 한 노동자계급에 대한 탄압과 통제, 그리고 대선장악에 의한 정권유지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진보 전체의 위기인가? 우리는 쉬쉬하면서 가급적이면 그들을 비판하지 않고 진보라는 이름아래. 그래도 동지라는 이름아래 그들을 감싸고 눈감아 줄 것인가?

 

 그들과 우리를 같이 묶어서 생각한다면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그들. 통진당과 우리는 결코 다르다. 그들은 지배계급인 부르조아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 축이며, 서로 협조가 가능한(계급협조) 사람들 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그들 새누리당과 야권대연합이 결국은 자본가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통속 이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풀리지 않던 모든 문제들이 단박에 풀린다. 아하? 그들이 왜 그랬는지 이제야 이해가 갈 것이다. 그들 모두 자본가 계급과 그들의 정권유지를 위해 복무하는 것이다. 그들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말이다.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는 이번 통진당 사태를 통하여 최종적으로 파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3자통합을 한 그 순간부터 통진당은 노동자 계급과는 아예 거리가 멀어졌다.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란 결국엔. 부르조아 의회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진보가 아니다. 통진당은 더 이상 진보를 참칭하지 말고 해체하라!! 우리는 진보를 참칭하며 우리의 운동을 지배했던 그들 개량주의자들과 철저하게 단절해야 한다. <단절1>

 

또한 통진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하였고 이번사태에 대해 조건부 지지철회를 하였던 민주노총 상층부의 관료주의와도 결별해야 한다. <단절2>

 

 

 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던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의 바람은 좌파, 우파를 막론하고 급속도로 번져갔다. 민족주의 우파인 NL은 말할것도 없거니와, 민중당과 진정추 또한 마찬가지였다.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라는 의회주의의 환상아래 전위정당 노선과 혁명주의는 폐기 되었다.

 

 

 

<탄원서>

 

.....

 

 

5. 저희는 진보세력의 변화 중 관계당국에서 주목해야 될 각별히 중요한 의미를 띠는 사건으로써 ‘한국사회주의 노동당 창당준비 위원회’의 자발적 해산을 꼽고자 합니다.

 

 

6. ‘비합법조직노선’의 폐기는 그간 진보세력 일각을 지배해 온 ‘폭력혁명노선’에 대한 부정으로 직결됩니다. 비합법 조직으로 결집된 소수의 선각적 그룹이 주도하는 폭력적 행동에 의해서 사회의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은 지극히 시대착오적인 관념임을 저희들은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주관적 선의에 입각한 것일지라도 폭력적 형태의 행동에 지지를 보낼 국민이 없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사실로 충분히 확인되고 있습니다.

 

 

9. ... 관계 당국에서 현명한 결단을 내리신다면, 이는 구시대적인 비합법조직운동에 매달려 있는 진보세력을 합법정당으로 나오게 하는 물꼬를 트는 역사적 결정이 될 것입니다. 이는 또한 보수정당들만이 존재하고 이 사회의 소외집단들을 체제내로 수렵할 진보정당이 부재한 불균형한 정치 구조에서 파생되고 있는 사회불안과 정치혼란 경제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획기적 방안임을 강조 드리고자 합니다.

 

 

 1992년 2월 24일 진정추(정한.민맥, 남한사회변혁운동의 현단계 중에서)

 

 

 이는 배신. 투항에 이어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 및 합법적인 진보정당의 추진이 결국은 당시의 극심한 불안과 혼란(혁명?체제전복?)을 막아주고 부르조아 체제내적으로 노동자계급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환상을 심어주고 더불어 안정적인 지배계급의 체제유지와 수호를 위해 복무함을 단적으로 드러내 준다.

 

 통진당을 통해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가 파탄났다고 해서. 다시 제2의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를 주장하는 것은 마치. 앞서 말한 담배한대의 유혹처럼 부질없는 의회주의의 환상에 기대하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를 빌미로 한 어떠한 시도와도 결별해야 하며 부르조아 의회주의와 철저하게 단절해야 한다. <단절3>

 

 레닌이 두마를 통한 의회전술에 성공했다고 해서. 그것이 의회주의 혹은 의회전술의 면죄부는 되지 못한다.

 

 레닌이 비유한 것처럼 의회 두마는 돼지우리였다. 레닌과 볼셰비키는 그 공간을 부르조아 의회에 대한 환상을 폭로하고 사회주의를 선전하는 공간으로만 활용하였다. 2차 두마가 소집될 때 레닌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두마라는 무대를 사용하는 것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두마의 중요성을 과장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두마에서 벌이는 투쟁을 철저하게 파업이나 봉기등에 전적으로 종속시킬 것이다. ”  두마라는 공간은 철저하게 파업이나 봉기에 종속되고 사회주의 선전의 무대로 활용될 때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의회 또는 선거전술은 철저하게 봉기를 위한 하위전술로써 종속될 때만 의미가 있는 것이지 그 자체가 핵심고리가 아니다.

 

또한. 레닌은 의회전술 활용에 있어서 두 가지 조건을 덧붙였다. 첫째, 사회주의 대의원이들이 부르조아 의회주의 동료들에게 오염되지 않아야 되고 (따라서 사회민주주의자와 입헌민주주의자들간에 어떠한 협정도 금지되어야 한다.)

둘째. 이에 따른 귀결로써 사회주의 의원들에게 허용되는 임기응변의 자유는 최소로 억제되어야 한다.

 

즉, 의회전술은 비혁명적인 시기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며. 또한 철저하게 전위정당에 의해서 지도되고 철저하게 부르조아 의회주의의 오염(출세주의 등)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전위정당이 건설되기도 전에 선거를 통해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를 꾀하고 노동자계급의 재편과 당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은 역사적으로 다른 운동세력이 그러했던 것처럼. 부르조아 의회주의의 오염에 노출되어 있으며 그것을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레닌은 보이콧에 대해서도 비판하였다. “보이콧은 혁명이 온 세상을 휩쓸고 각계각층으로 확산되고 급격하게 고조돼서 무장봉기로 발전하는 경우에만, 그리고 구체제가 처음으로 대의제를 소집하는 데서 비롯하는 입헌적 환상에 맞서 싸우는 이데올로기적 투쟁목표와 관련해서만 사회주의자들이 사용하는 올바른 전술이다.” 라고 말했다. 1907년 7월 RSDLF 3차협의회. 레닌의 보이콧에 반대하는 결의안 중에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무너진 노동자계급의 헤게모니, 혁명주의를 복원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당 건설을 위한 토대와 토양을 충분히 만드는 것이다.  철저하게 노동자계급의 당파성에 입각하고 이것을 당에 의해서 강제하지 않는다면.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는 부르조아 의회주의에 경도당하고 말 것이다.

 

 노동자 계급이 사회주의적인 정치의식을 획득하고 정치적인 전망을 획득하는 경로는 몇 가지로 한정된 것이 아니다. 다양하고도 총체적이고 전면적인 정치폭로와 폭로활동. 파업투쟁.현장투쟁과의 결합등을 통해. 즉 대중조직의 자생성과 목적의식적인 사회주의 전위조직의 전면적인 결합에 의해서 가능하며 더욱 손쉬워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노동자 계급의 정치세력화는 하위전술로써 혁명주의에 종속될때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것은 통진당과 진정추와 같은 전철을 되풀이 할 것이다.

 

 

 투쟁과 결부되지 않는 노동자 계급의 정치세력화란 진정추의 경우처럼 부르조아 체제내속에서 노동자계급의 혁명적인 요구를 차단시키고 노동자계급의 요구를 수용하며 관철 시킬 수 있다는 환상만을 심어줄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뭐? 부르주아 의회주의에 대한 철저한 단절이다!! 그리고. 혁명주의에 대한 복원, 전위정당의 건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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