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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의 한을 가슴에 묻고, 밧줄을 목에 걸고 -당신은 나의 영혼- (2012년 11월)

 

 

 엊그제 유성에서 득템을 하였다. 이현중. 이해남 평전 <당신은 나의영혼> 이라는 책이다. 집에 오자마자. 단숨에 그 책을 읽어 내려갔다. 어쩌면 그때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세원테크와 유성의 상황이 이리 똑같을 수 있나 하고 놀라웠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9년 전 이현중 열사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진입투쟁으로 유성 두 분의 동지가 두개골 함몰. 광대뼈가 함몰 되었고 이해남 지회장 대신 홍종인 지회장이 굴다리 위에서 텐트를 치고 밧줄을 목에 걸고 목숨을 건 투쟁을 전개하고 있고. 노조파괴 전문가와 용역깡패를 동원한 노조파괴 시나리오, 어용노조를 통한 민주노조파괴. 조합원들의 생계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손배 가압류, 구속 모든 것이 너무도 똑같았다.

 

 무기력한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관료주의 문제 또한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심각하고 연대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늘상 부족하고 미안한 마음뿐이다. 노무현은 죽음이 투쟁의 수단이 되던 시대는 지났다고 하면서 김주익 열사를 모독하였다.  

 

 노무현 정권시기 23명의 노동자가 죽어갔다. 노무현의 가증스런 거짓말처럼 죽음이 투쟁의 수단이 되던 시기는 지났는가? 열사들이 간절히 염원하던 노동해방의 세상은 쟁취 되었는가? 죽음의 화염병. 전태일 시대. 온몸을 불살라 세상을 바꾸었던 전태일 열사의 분신투쟁과 광주 민중들의 항쟁은 87년 6.10항쟁. 7.8.9 노동자 대투쟁으로 이어졌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지옥같은 노동의 현실, 아직도 그때의 일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가슴에 철천지 한으로 남는다. 평화시장 뒷골목 어느 지하 세네평 남짓한 공장, 남품을 위해 자는 시간 6-7시간 빼고 하루 16-17시간에 철야까지 죽도록 일만하던 우리는 기계에 불과하였다. 그렇게 일만해도 우리의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고 우리는 기계에. 임금에 얽매인 노예에 불과하였다. 일은 해도해도 끝이 없었고 자본가들. 가진자들에겐 천국이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나 가난하였고 세상은 정말로 지옥같았다. 살인마 전두환과 노태우의 독재는, 사람들을 마치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시한폭탄처럼 만들어 갔으며 우리는 날마다 투쟁의 칼을 갈아왔다. 그러나. 노예의 사슬을 끊어내지는 못하였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민주주의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며 우리의 칼을 무디게 하였다. 그들을 조금도 믿지 말았어야 했다. 이른바 신자유주의. 그 지배질서아래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겐 막대한 손.배 가압류를 물리고 노조를 탄압하고 비정규직을 만들고 다시 또 전태일 열사와 같은 수많은 열사를 만든 것이 바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었다.

 

 그 열사정국 시절에 나는 없었다. 미안했다. 변명같지만, 모든 투쟁에서 패배하였고 운동을 접어야만 했다. 우리의 한가닥 이상과 희망이었던 사회주의라고 믿었던 소련은 붕괴되었고 모든 꿈도 무너져 버렸다. 끝도 없는 자학과 패배의 늪을 빠져 나올 수 없었다. 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잊고 싶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끝내 나는 다시 돌아왔다. 다시 돌아온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아니, 그전보다 우리는 더 망가졌다. 혁명의 꿈마저 잃은 우리들은 무기력해지고 기회주의는 전보다 더욱 만연해지고 자본은, 자본주의는 뭐든지 먹어치우는 괴물로 변모하였다.

 

 이해남 열사가 죽음을 선택한 것은 부채의식과 책임의식 때문 이었으리라. 아니. 악랄한 악질자본과 원청자본과 손배.가압류. 용역깡패. 노조파괴 시나리오. 노무현정권이 그를 벼랑 끝으로 몰고간 것이다. 죽음이 투쟁의 수단이 아니라. 벼랑 끝에선 열사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마지막 투쟁, 온몸을 불살라 세상을 불사르는 최후의 투쟁이 죽음 이었다. 아직도 변함없이 죽음을 부르는 사회, 9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우리네 노동자들의 현실은 변함이 없다. 쌍차 스물세명의 죽음이 이어지고. 부르주아와 그 정부는 노동자계급을 계속 죽음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벼랑 끝에선 동지들은 밧줄을 목에 걸고 목숨을 걸고. 철탑위에서, 곡기를 끊어가며 결사의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모든 것을 걸어야 쟁취할 수 있는 사회. 벼랑의 끝에서 절망의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한가닥 희망의 밧줄을 우리는 부여잡는다. 부르주아 정치인들,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의 새빨간 거짓말을 이젠 더 이상 믿지 마라!! 운동을 참칭하는 모든 사이비 기회주의자들의 말을 믿지마라!!! 세상을 바꾸는 것은 오롯이 우리의 결연한 결사의 투쟁밖에는 없다. 열사들이 원했던 노동해방 세상, 사회주의세상은 아직도 요원하고 멀기만 하다. 아니, 강고한 성을 쌓기 위해서는 모래성을 허물고 다시 기초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다시 비겁하게 물러서거나 도망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가는 이 길이 옳다는 것을 알기에. 그대 죽음의 화염병, 온몸을 불살라 세상을 불사르던 투쟁의 불꽃으로, 아직도 오롯이 살아서 가슴속에 이글거리는 영혼이여! 열사들을 가슴에 묻는다. 열사들의 못다한 한을 가슴에 품고 곡기를 끊은 동지, 굴다리위에 밧줄을 목에 건 동지, 송전탑, 철탑위의 동지들의 손을 부여잡는다. 열사의 한을 담아 다시. 결사의 각오로 노동해방 세상을 아로 새긴다. 투쟁!!! 결사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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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밧줄을 목에 걸고 굴다리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는 유성기업 아산 홍종인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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