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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9
    경북 울진 여행(3)
    칸나일파
  2. 2008/02/14
    내 집 구하기(7)
    칸나일파

경북 울진 여행

겨울 여행지 선택이 쉽지 않다. 조용히 사색하는 여행보다 시끌벅적한 관광에 익숙한 탓이다.

 

그리고 날씨가 추워지면 움직이기가 싫다. 그래서 최대한 이동거리를 줄이면서도 다양한 재미를

 

동시에 즐기려고 휴양림 안에 있는 펜션을 숙소로 결정했다.

 

휴양림은 대부분 도,시,군 등에서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펜션 가격이 매우 싸다.

 

내가 선택한 곳은 울진군에 위치한 구수곡 자연휴양림. http://gusugok.uljin.go.kr/

 

요즘은 홈페이지가 잘 되어 있어 직접 예약이 가능하다. 비수기 평일에는 4만원짜리 방도 있다.

 

그런데 주말에는 좀 예약이 밀려 있어 싼 방을 구하기가 어렵다. 부지런해야겠다.

 

비수기 평일에는 방이 많다. 4만원짜리 방에 들어가보니 4명 정도는 충분히 잘 수 있다.

 

무리한다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

 

 

여행 정보는 홈페이지에 잘 나와 있다. 요즘은 블로그만 돌아도 정보가 많아서 여행 계획

 

짜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

 

>> 휴양림 입구, 휴양림 관리실은 울진군 건축과에서 나온 공무원들이 돌아가며 근무.

 

 

 

구수곡 휴양림은 9개 계곡이 모야드는 곳이라는 의미라는데...이 곳을 선택한 이유는

 

산림욕, 해수욕, 온천욕이 동시에 가능한 곳이라 좋다는 지인의 추천이 있었기 때문.

 

그런데 직접 가보니 차가 없는 사람은 조금 불편하겠다.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면 강릉

 

거쳐 동해, 삼척 지나 울진으로 들어간다. 말로만 듣던 7번 국도를 따라 달리는 길은

 

오른편에 산을, 왼편을 바다를 끼고 달리기 때문에 경치가 좋다.

 

 

>> 휴양림으로 바로 들어가는 버스가 없어서 중간에 갈아타야 한다. 그나마 비수기라

버스도 1시간 정도 간격으로 한 대 정도. 버스를 기다리며 잠시 바다 구경을 했다. ㅋ~~좋다.

 

 

그나마 갈아탄 버스도 휴양림 앞까지 가지 않고 삼거리에 내려준다. 내려서 20분 정도를

 

걸어들어갔다. 아침 10시 30분 정도에 차를 탔는데 도착해보니 4시가 다 되어 있다.

 

예상을 잘못했다. 이동시간이 오래 걸려서 첫 날 일정은 그냥 펜션에서 뒹굴거리기.

 

그래도 외진 곳에 와 있으니 기분이 좋다. 사방이 고요하다.

 

 

>> 첫째날 아무 것도 못해서 마음이 급해졌다. 둘째날 아침 일찍 산행에 나선다. 휴양림에서

바로 등산로로 이어진다.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장승. 폼으로 세웠다.

 

 

>> 산행 중에 참고하려고 지도를 사진으로 찰칵. 유럽여행 때 배운 팁.

 

 

>> 늦겨울 계곡의 다양한 모습. 산 아래에서부터 정상까지 천천히 봄이 찾아온다.

계곡 입구에는 어느새 봄이 성큼 와 있다.

 

 

고도가 올라가지 점점 눈이 많이 쌓여 있다. 등산 장비 없이는 더 올라가는 게 무리일 거

같아서 중간에 내려왔다. 그래도 겨울산이라 속도가 더딘 탓에 시간이 많이 지났다. 운동화도

젖었다.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오후에는 온천욕을 준비했지...

 

휴양림에서 온천장까지 거리는 3km정도 밖에 안되는데 문제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

콜택시를 부르면 왕복 3만원은 들거란다. 이런 낭패가-.-;; ㅋㅋㅋ 그러나...

유럽 자전거 여행 때 배운 거. 작정하고 달려들면 답이 나온다.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더니

관리실에서 공짜로 데려다준다. 내가 고맙다고 홈페이지에 후기 올려준다고 하자,

절대로 차 태워줬다는 말은 말란다. 공무원 차량이라 불법(T.T;;)이란다. ㅋㅋㅋ 왕재수

 

난생 처음 스파장에 가봤는데 재밌더라. 이제 물놀이가 안 무섭다.

 

 

>> 마지막 날은 예정대로 바다로.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물빛이 녹색빛을 더한다. 바람 불어

파도까지 제대로 쳐주시니 감솨~~ 멋져~~

 

 

올라오는 시간을 고려해서 마지막 날도 조금 일찍 일어났다. 휴양림에서 20분 걸어서

삼거리로 나갔다. 거기서 1시간마다 한 대씩 있는 버스 타고 시내로 나갔다. 거기서

죽변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내리자마자 바다 구경 먼저. 그리고 울진군에서 발행한

관광 안내 팜플렛에 나온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을 찾았다. 별 기대를 안했는데

의외로 멋졌다.

 

 

>> 물빛이 살짝 이국적이다. 진짜 저런 집에서 살면 짱이겠다. 근데 좀 심심하긴 하겠다.

 

드라마 셋트장 보고 나니 얼추 12시. 그 유명하다는 대게를 3마리 사서 쪄먹고(1마리에

1만5천원 받더라.) 매운탕 주길래 돈 더 받는 줄 알고 화들짝 놀랐는데 그건 대게에

딸려 나오는 서비스였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왔다. 나름 2박 3일 여행치고는 빡빡하게 잘 놀았다.  해수욕은 못했지만

산, 바다, 온천, 드라마 셋트장까지 뭐 돈도 별로 안 쓰고 .... 괜찮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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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구하기

1.

주인집에서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했다. 그게 지난 9월의 일이었다.

2년 만에 4천만원을 올려달라고 했으니 이 세상도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느 신문에서 보니 외모만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도 정신병이라고 한다.

현실에서 이런 분석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모두가 정신병에 걸린 세상에서 굳이 '병'을 가려내는 일이.

 

집 문제도 그렇다.

 

한국 사회는 집단적인 정신병에 걸려 있다.

왠만한 노동자가 2년 동안 죽도록 모아도 모을 수 없는 돈이 '전세금 상승분'이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려면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를 가짐으로써,

즉 집이나 땅을 소유나 자본 증식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사고를 유지함으로써,

세상으로부터 정신병자 소리를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

저 먼 땅에서 제국의 침략에 소리없이 죽어간 원주민들처럼.

인간은 그저  잠시 빌려쓸 뿐 이 땅은 원래 위대한 자연의 일부라고 말했던 그들처럼.

그래서 '토지 문서'와 '법률적 계약'이라는 자본주의적 합리성을 앞세운 침략자들이

무참히 삶의 원천을 짓밟고 대량으로 죽이고 남은 자들마저 울타리에 가두워  버렸듯이.

 

극단적인 생태주의자나 히피 같다는 소리나 들으면서.

 

 

2.

 

아니면 그 집단적 병증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병의 일부가 됨으로써 정상인 취급을 받아야 한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에게 도시의 규칙은 자연스럽게 몸에 밴다.

 

그렇다 해도, 이 지독한 부동산 열풍 만큼은 마냥 빗겨가고 싶었으나

출소 후 최근 3년간은 집 문제로 씨름하는 시간과 고통이 너무 컸다.

 

서울시에서 내놓은 장기전세, Shift 정책을 알게 되었다.

어느 꼴보기 싫은 정당, 어떤 재수없는 서울시장이 도입한 정책이건간에 돈없고 집없는

서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쫓겨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자 자의반 타의반으로 장기전세를 두드렸고 결국 당첨이 되어

곧 이사가게 되었다.

 

그런데 새로 이사갈 집이 너무 좁다는 이유로, 이제는 나더러 독립을 하란다.

 

물론 나는 독립이 좋다. 예전부터 독립을 원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나가라니 기분이 조금 그렇다.

엄마, 아빠는 이럴 때 참 편해서 좋겠다. 늘 자기들 걱정으로 가득차 있고, 항상 그 고민을 쉽게 쉽게

표현하니 말이다. 그러면서도 이런 저런 요구사항은 꼬박꼬박 놓치지 않고 챙기니 말이다.

 

아무튼 그래도 독립한다니 좋다. 기대만빵이다.

 

 

3.

 

그래서 어제 하루 종일 집을 보러 다녔다.

친구들이 꼬시기도 해서 집 값 싸다는 은평구 일대를 돌아다녔다.

3호선과 6호선이 만나는 불광역을 시작으로 응암, 녹번, 구산, 역촌 주변을 돌아다녔다.

그런데 생각보다 싸지 않다.

그리고 재개발과 뉴타운 개발 때문에 구할 수 있는 월세가 거의 없다.

부동산에는 온통 '재개발 전문'이라는 광고 문구 뿐이고 나온 물량은 대부분 재개발을 둘러싼

'매매' 물건 밖에 없다.

 

재개발은 최소 5년 있어야 시작이고, 이제 재개발 지구로 선정받으려고 노력하는 지역은 최소 10년이

걸린다는데도 집으로 돈벌려는 사람이 이렇게 많아서 은평구 전체가 이 지랄인거다.

재개발에 뉴타운에 동네 하나 개발되니 그 주변이 사방으로 이 지랄인거다.

저 먼 땅의 원주민도 못되고 시골가서 농사지을 생각도 없고 그렇다고 부동산에 관심도 없는

내가 참 '살 집이 이렇게도 없나?' 짜증나서 이 동네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동네를 5호선으로 바꿔서 화곡역으로 갔다.

여기는 조금 나아서 그나마 싸고 괜찮은 집이 있었다.

그나마 물량이 많으니 비교 분석이라도 하지. 아예 물량이 없는 것보단 낫다.

 

 

* 그런데 대한민국에 언제부터 이렇게 부동산이 많았던걸까? 지하철 출구로 나와 주위를 한 번

비~잉 둘러보면 대충 봐도 부동산이 한 눈에 대여섯 군데는 보인다. 길을 따라 걸으니 1분이 멀다

하고 부동산이 나온다. 나중엔 그냥 막 웃음이 나왔다.

 

나 : "목동 학원이 8층인가? 밤에 올라가서 보니 교회 십자가가 16개 보이던데..."

친구 : "이거 뭐 부동산이랑 승부가 안되겠는데...부동산 연합하면 조직력 전국 최강이겠다."

 

ㅋㅋㅋ...이거는 오늘 친구들이랑 나눈 이야기인데,

대한민국에 고기집이랑 부동산 중에 뭐가 더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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