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방향타

  • 등록일
    2008/05/27 09:04
  • 수정일
    2008/05/27 09:04

 

어린시절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학교에서 배운 별자리를 헤아린 적이 있다.

누군가자 정해둔 각종 별자리의 이름을 불러가면 손가락을 가르키던 기억이 난다.

 

옛 어부들에게 밤바다의 별자리는 자신을 갈곳을 알려주는 방향타였을 것이고,

또한 생명의 선일 것이다.

 

어제밤 늦게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문자가 날아왔다.

또다시 연행된 사람들과 심하게 다친 장애인이 있다는 그래서 연행자과 연행된 장애인이 석방될때까지 해산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이 들린다.

 

어느새부터인가,

청계광장의 촛불행사가 끝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누군가의 행동을 간절이 기원하기 시작함을 느낀다.

어디서부터일지 몰라도 터져나올 사회구성원들의 분노가 터져주길 간절을 원하고 있다.

 

어디일지 몰라도 한걸음씩 옮기기 시작한 군중은 청계광장보다 더 밝게, 더 커다랗게 스스로의 몸짓을 불려간다.

가는 곳이 길이 되고, 누군가의, 나의 기도가 구호가 된다.

지나가는 광신도가 들고 있는 팻말(불신지옥 예수천국)을 보고 사람들이 외친다.

"명박지옥 탄핵천국"

삽시간에 불어난 군중은 명동으로 종로로 자신의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지나가는 차량안에서 튀어나온 얼굴에서 희망을 얘기하는 사람들까지 점점더 군중을 늘어만 간다.

 

그리고 우리가 당도한 곳은 종로 한복판

전경차량으로 막아선 그곳에서 하염없는 시간을 보내고, 며칠째 반복되는 행위가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분노한 일반 시민의 외침이 울려퍼지기 시작할 무렵, 우리가 확인한 것은 아무도 대오를 이끌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세상의 또다른 힘이 스스로를 재생산하고 스스로를 진화시키고 있는 지금,

세상의 많은 이들이 다시 거리의 정치, 광장의 정치, 투쟁의 정치를 새롭게 배우고 익히며 흥분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는 밤하늘의 북극성처럼 세상을 살아갈 방향을 알려줄 방향타가 없다.

 

그 누가 또다른 세상과 만나기 위한 북극성을 알려주면 좋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