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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상승세 둔화가 세계경제에는 독(毒)이 아니라 오히려 약(藥)이 될 수 있다 ."
블룸버그뉴스는 19일(현지시간) 저명한 경제전문가들과 긴급 인터뷰를 통해 미국 경제가 현재보다 다소 위축되는 것이 세계경제 균형과 체질 강화를 위해 순기능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그 동안 세계경제 '견인차' 구실을 해온 미국이 주춤하는 상황에서 일본과 유로권 경제 회복세가 탄탄히 그 틈을 메우고 있다며 이것이 결국 글로벌 경제 균형을 강화시키는 호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도 최근 수출과 투자지향 쪽에서 내수 확대로 정책 초점을 이동시킴으로써 미국의 공백을 메우는 데 기여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새뮤얼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미국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침체에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연간 2~3%만 성장하는 것이 세계경제에 오히려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5%를 기록했다.
새뮤얼슨 교수는 미국 경제 성장 둔화가 소비를 진정시켜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는 한편 심각한 경상적자도 완화시켜 국제적인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소재 국제경제연구소(IIE)에 몸담고 있는 마이클 무사 역시 "세계경제가 그 동안 너무 빠르게 성장했다"며 "이런 점에서 미국 경제 성장 둔화는 바람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경제가 올해도 4.9%가량 성장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것이 실현되면 지난 70년대 초 이래 3년 연속 최고 성장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와세다대 교수도 "일본 경제 전망이 밝다"며 "엔화 투자를 계속 권장한다"고 말했다.
런던 왕립경제사회연구소 책임자인 마틴 웨일은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는 있으나 일본과 유로권이 지난 10년여에 걸친 부진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자생적이며 지탱가능한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따라서 "세계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스퍼 콜 메릴린치 도쿄법인 일본경제 담당 수석애널리스트는 "일본 경제가 매우 견고함을 뒷받침하는 조짐들이 도처에 있다"며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속속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미국에 의한 공백을 채우는 데 기여하기 시작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9% 이상 고속 성장이 이어지면서 경기 과열에 대한 염려가 높아진 것과 관련해 중국 지도부가 투자 규제와 감세,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소비를 적극 권장하는 쪽으로 정책 초점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투자자들이 낙관만 하는 것은 아니다.
메릴린치가 최근 머니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향후 12개월 사이 세계경제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비율이 49%에 달했다.
이는 지난달 조사 때 14%에 비해 크게 뛴 것이며 지난 6년래 가장 비관적이다.
(출처: 매일경제 2006년 06월 21일) [뉴욕 = 전병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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