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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장편동화<고래와 난다요>문예출판사, 2007 - 12세 소년 난다요가 고래를 만나 인생의 쓴맛을 맛보고 프로게이머가 된다는 이야기

바로 어제를 끝으로 나를 괴롭혀 왔던 발제와 발표가 끝이 났다. 하나는 겔겔선생님의 책이었고, 또 하나는 P선생의 책에 대한 논문이었다. 겔겔선생의 책은 하도 어려워서 원서, 영역본, 국역본 닥치는 대로 처다보고 대갈통을 짜내고 짜내서 힘들게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었고, P에 대한 논문은 영어 논문인데 영어만 번역하며 읽자니 내가 정말 제대로 이해한건지 참으로 막막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해한 것이 그럭저럭 봐 줄만 했는지, 어쨌든 다행스럽게 잘 끝났다. 大老가 말씀하셨듯, 영미권 학자들은 너무 분석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그냥 넘어가도 될 것을, 꼼꼼하게 따지고 들어가는 것이 나를 참으로 힘들게 하였다.

 

이제 좀 여유가 찾아오나 싶지만, 역시 또 해야 할 일들이 나를 찾아온다. 시키는 공부는 이제 다 했으니 다시 내가 할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한창 바쁠 시기에 세상도 역시나 바쁘게 돌아가 주셨다. 이거 감사할 일이다. 세상이 평화로웠다면 조금은 질투를 느꼈을 것도 같다. 뭐 분위기에 휩쓸려 글을 날리기도 했지만 말이다.

 

상왕의 승하는 역시나 강한 타격으로 다가오지만,  시기적으로 뭔가 이슈화될 일이 없어서 이것이 작년의 대정부 투쟁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뭐 불씨는 계속 남아있기는 하다. 앞으로 국회에서 한나라당의 개혁안이 상정된다면 이것을 이슈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리고 상왕 승하 49제 때까지는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상왕 승하로 인해 현 정부가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이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나 역시 그런 책임이 전가되는 것은 엄연한 현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로서는 상왕 승하로 돌아선 민심을 달래는 데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일들에 대해 또 짜증섞인 반응을 보인다면 현 정부는 노무현 정권의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전 국민이 정부를 쌩까는 상황 말이다.

 

검찰이 혹은 정부가 쇼군 전두환이나 대원군 노태우의 추징금을 상왕 수사하듯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면 이런 비판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상왕 수사하듯 예전 태상왕에 대한 수사도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아들 김현철 문제는 사실 김영삼이 배후에 있었다며 재수사를 하거나 대북 송금으로 문제가 된 박지원의 배후에는 또 김대중이 있다며 재수사를 천명했다면 '우와, 이거 검찰이 뭔가 달라졌구나.' 하며 상왕의 불만에 찍소리도 못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겠는가? 그리고 얼마 전 삼성 비자금 수사도 삼성 부사장인 이학수가 이건희는 모른 상태에서 그런 짓을 했다고 결론이 나버리지 않았는가? 이게 말이 되나? 잘못은 잘못이지만, 판관들이 원칙이 없어보이니 인민들이 황당해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 누가 상왕이 잘못한 게 없다고 말할 것인가? 인민들은 갑자기 상왕이 승하하셔서, '어머나 안돼!! 우리 전하가 무슨 죄가 있다고!!'라며 눈알이 뒤집혀 있다고 생각할 텐데 이건 일부 상왕의 전사들에게나 해당하는 경우이고, 대다수 인민들은 정부 혹은 검찰이 유독 상왕에게만은 달랐다는 모순을 느끼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입 꽉 닥고 자중하거나 뭔가 해명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가 지금 자충수에 걸린 것이 확실하지 않겠는가? 정부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

 

앞으로는 검찰이 어떤 사건이든 철저히 고고학 발굴하듯이 수사할 것이며, 작금의 천신일 문제도 만약 주상을 소환한다면 주상께서 검찰에 출두할 것이라고 쿨하게 인정하고 FM으로 어금니 꽉 깨물고 살거나, 아니면 인민들을 달래줄 것들을 찾아야 한다.

 

이런 머저리 노빠들, 혹은 얼치기 좌파들~하면서 짜증을 낸다면 이거 문제는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정권이야 뒤집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전국민이 정부를 쌩까고 앞에서는 복종하는 척, 들어주는 척 하면서 사실상 불복종하는 사태가 이어질 것이다. 마치 노무현 정권의 몰락처럼 말이다.

 

아아, 그만하자. 뭐 현 주상전하께서 지혜로우시다면 잘 극복하시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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