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임....

아마도 80년대에 태어난 세대들은 산업화된 조선의 성과를 어린시절부터 만끽하며 자라온 세대가 아닌지 생각한다. 그런만큼 우리세대부터 물질적 풍요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세월이 바뀜을 알 수 있는 것이, 우리가 태어날때에는 컴퓨터는 없었다는 것, 휴대폰은 말할 것도 없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세상에 잘 적응하고 살고 있으니 아마도 아직은 젊다고 할 수 있나보다.

 

내가 국민학교 2학년 때쯤 곳곳에서 컴퓨터 학원이 생겨나며 컴퓨터 붐이 일어났던 것 같다. 이른바 8비트 컴퓨터가 처음으로 소개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곳이어 등장한 16비트 컴퓨터...나의 가족은 형을 컴퓨터 학원에 보내기로 결정하였고, 물론 나도 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부모님은 눈이 나빠진다며 만류하였고(돈이 없기도 했었겠지..ㅋㅋ)그 결과 지금 형은 최첨단의 인생을 살고 있고, 나는 책냄새 풀풀 나는 고리타분한 길을 걷고 있다.

 

당시 컴퓨터를 모르는 나조차도 컴퓨터에 매력을 느낀 것은 당연하게도 게임이었다. 당시 8비트, 16비트 컴퓨터에 무슨 재미난 게임이 있었겠냐만은 당시로서는 충격 그 자체였다. 일반적인 슈팅게임부터 특히나 당시 국민학생들을 사로잡은 것은 삼국지1, 더블드래곤 등이었다. 당시 잡기놀이, 딱지치기나 하고 있던 우리로서는 정말로 큰 문화충격이었다. 하지만 어린나이였기에 변화에 무심하였고, 그냥 게임이 있구나 하고 재미나게 즐길 뿐이었다.

 

중학교 때 386컴이 나오고, 그 이후 쏟아진 게임은 정말 현란했다. 3D게임을 처음으로 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집에 있는 개인용 컴퓨터에 게임을 저장시켜 노는 것이 인생의 낙이었다.

고등학교 때에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이 나오고, pc방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게임개발의 역량도 차츰 증가하여 온라인 게임의 영역에서 한국 게임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고2때 최초의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 나라'에 빠져든 친구들도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독성이 장난이 아니었고, 그 당시에 난 왜이리 보수적이었는지 공부한다고 그런 것은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뭔가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는 게임의 장르가 어드벤처, 롤플레잉, 슈팅 게임 으로 확연히 구분되던 시절이었다. 어드벤처 게임으로 생각나는 것은 유명한 '원숭의 섬의 비밀 1,2,3, 이다. 원숭이 섬의 비밀 1,2,3는 모두 다 해보았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다만 단점이 되는 것은 생각보다는 게임에서의 자유도가 제한되어 있었다는 것, 메뉴얼을 모르면 어떻게 임무를 수행하여 스토리를 전개할 지 막막했다는 것이다. 특히나 어드벤처 게임은 한국판으로 번역도 안되어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영어에 짧은 나로서는 서울역에서 김서방 찾는 것과 진배없었다.

 

어드벤처 게임으로 또 생각나는 것이, 당시 추리소설에 빠져있던 나는 셜록홈즈 게임을 찾아서 해본 적이 있었는데, 영어가 짧으니 사건 해결이 불가능했던 것은 자명한 일었다. 셜록 홈즈가 영어도 모르고 낯선 영국 땅에 와서 탐정 일을 하고 있는 동양인이었으니 당최 말이나 되는 일인가..

 

게임이 시작되면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빨리 사건현장으로 오라는 말을 듣게 되지만 영어를 잘 모르는 나는 사건 현장에 가지 않고, 경찰서를 먼저 가버렸고 그곳에서 노가리를 까다가 사건현장에 가게되니 이미 현장은 말끔히 치워져 있는 상태였다...;;; 스토리 상 먼저 현장에 가서 중요한 단서들을 찾아냈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이곳저곳 방황하다가 게임을 그냥 접고 말았다..

 

롤플레잉 게임으로는 말할 것도 없이 삼국지 영걸전, 로봇대전 등이 기억이 난다. 모두 한창 빠질 때에는 새벽까지 했었던 게임이었다. 그나마 대학 때 그랬으니 다행이지....^^;;

소문으로만 듣던 온라인 게임을 했던 것은 '와우'가 처음이었고, 가장 빠졌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온라인 게임의 매력은 대단하다.

 

앞으로 또 어떤 게임들이 쏟아질지 참으로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게임산업의 발전으로 우리말로 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참으로 크나큰 축복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제 좀 제대로 된 어드벤처 게임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게임 산업이 발전했음에도 완벽한 자유도를 구가하는 어드벤처 게임은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이미 온라인 게임으로 헤게모니가 넘어가기도 했고 말이다. 원숭이 섬의 비밀 같은 인간적인 그래픽을 구사하면서 편하게 생각하며 즐길 수 있는 어드벤처 게임이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GTA 같은 게임이 있기도 하다. 전에 해봤었는데 너무 비사회적인 임무만을 요구하는 바람에 흥미가 떨어졌고, 나는 치트키를 써서 모든 무기로 무장을 하고 곳곳에서 민간인을 아무 이유없이 죽이고, 저격하고 하면서 시간을 때우게 되었다. 경찰들과 한바탕 격전을 치르기도 하고 말이다. 계속 그러다보니 내 머리도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 ;;;

 

지금 다시 셜록홈즈 같은 게임을 하게 되면 영어를 해석하면서 소소하게 즐길 수 있을 것도 같다. 아니 뭐 한글로 된 게임을 하면 더 좋고 말이다.

 

몇 년 전에는 코삭이라는 게임을 한적이 있는데, 나폴레옹 시대의 군인들을 거느리고 전투를 펼치는 전략 시물레이션 게임이었다. 고증도 꽤 잘되어 있어서 당시의 전쟁을 실감나게 바라보고 조종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재미였다. 그렇게 고증이 잘 된 전투 게임도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나오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뭐 그렇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