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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4

액체근대-요약 발제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근대를 읽고 있다. 현제까지 읽은 부분은 해방과 개인성부분 까지이다.

 

이 책에서 근대는 현대와 대비되는 의미에서 근대가 아니라 현대를 근대의 연속선상으로 보고, 기존의 근대와 대비되는 것이 액체 근대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액체 근대의 기본적인 특성이 액체성이라 말한다. 액체성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유체는 고체와 달리 그 형태를 쉽게 유지할 수 없음을 뜻한다. 유체는 이른바 공간을 붙들거나 시간을 묶어두지 않는다’

‘따라서 액체는 자신이 어쩌다 차지하게 된 공간보다 시간의 흐름이 중요하다’

‘유체는 고체를 마주치게 되더라도 흠집 하나 없이 유유히 모습을 다시 드러내지만, 그러는 중에 유체는 그 주변을 빙 둘러 녹이며, 빨아드리며 적신디’

 

액체적인 특징은 우리가 살아가는 근대를 특징짓는다. 근대의 태동부터 낡은 것들, 고체적인 것들을 녹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지 않은가? 낡은 왕국, 낡은 귀족, 낡은 교회를 녹이는 것, 인간과 토지의 관계를 녹이는 것(인클로저)로부터 근대가 태동하지 않았는가. 유동성은, 액체성은 근대의 본질적인 특성이다.

 

‘유동적 근대성이 현재까지도 녹고 있는 것은 바로 개인의 선택들을 집단적 기획들이나 행동들과 연결시켜주던 유대관계들이다’

‘처음에 녹이는 힘은 행위, 선택이 가능한 영역들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적 제도들이나 구조틀들, 예를 들면 한 번 구속되면 항소가 불가능한 세습 신분 같은 데에만 가해졌다.’

 

이 근대 초기의 제도, 관습, 신분은 녹아내렸고, 이 것들은 다른 형태로 주형되어 이 전의 취약한 고체에서 더 단단한 고체로 바뀌었다. 그 시대에 자유로운 개인은 그들의 자유를 이용하여 알맞은 위치에 들어가 그 속의 행동규범과 양식을 충실히 따르면 되었다, 그러나 이 단단-해 보이는 고체마저도 이제 거의 녹아내렸다. 공장도, 가정도, 감시도, 자유를 침해하는 것들은 모두 녹아내렸고, 무한히 자유로운 개인들은 중심점을 잃고 흩날리고 있다. 푸코의 원형감옥역시 녹아내렸고, 중심화된 타인은 녹아내려, 각각의 개개인들에게 스며들어 각자가 각자를 감시하는 감시 주체가 되었으며, 우려하던 1984는 헤프닝이 된지 오래이다. 오히려 문제는 다른 곳에서 만들어진다. 완벽히 자유로운 개인들은 동시에 어떠한 것도 할 수 없으며, 오직 중심을 잃고 흩날릴 뿐이다.

 

2, 개인성

포드주의는 고체적이고 낡은 것이다. 포드주의가 노동자의 월급을 크게 인상한 것은 경영주가 자비로워서가 아니라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포드주의적 공장이 기반하는 것은 고정된 노동자들이었다.

‘산업현장에 노동자들을 못 박아두고 그들의 이동을 막는, 이 투명한 사슬은 코엔의 말을 빌리자면 “포드주의의 핵심”이었다.’ 노동자가 그 자리에, 있어야먄 공장이 돌아가는 것이다.

‘근대의 무거운 단계에서, 자본은 자신이 고용한 노동자만큼 견고하게 바닥에 고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자본은 한 곳에 고정되지 않는다. 그 영원히 고정되어 있을 것처럼 보였던 정소는 예전처럼의 고정성을 사라졌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옮겨가고 삶은 요동친다. 고정된 일자리는 사라지고, 비정규직, 인턴들이 그 자리를 메꾼다. 혹은 자본주의적 노마드가 되어 핸드폰과 서류가방, 노트북을 가지고 세계를 떠다닌다.

그렇다면 주체들을 어떠한가, 차라리 혁명적 가르침, 목적이 있었던 때는, 우리의 지표인 저 별이 드높이 빛날 때는 차라리 편하였을까? 나는 기꺼이 혁명을 향해 투신할 수 있었을까?

‘수단을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확실성이 아니라 목적을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확실성이다’ 우리는 무한한 자유속에서 어떠한 지향점도, 별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차를 가져라, 그러면 여행을 할 수 있다.’ 이 말이 함축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더 많은 소비가 더 많은 자유를 준다는 것이다’ 별이 사라진 이후에 우리는 더 많은 가능성, 더 많은 체험, 더 많은 선택을 위해 소비하고 노동한다. 기묘한 자기애, 모든 문제와 질문들은 자기 자신으로 수렴하고, 지도자가 아닌 상담자는 이에 버틸 경험들을 설파한다. 모든 죄는 자신의 것이고 자신의 업보이다.

‘따로 떨어져서 우리는 쇼핑한다’

‘역설적이지만 어느 정도 예상할 수도 있는 바, 쇼핑 중독자들의 사회가 지극한 가치로 추켜세우는 그러한 자유는 그 자유가 명백히 겨냥하는 사람들보다는 이를 별로 탐탁지 않아하는 방관자들을 더욱 황폐하게 만든다.’

‘쇼핑하고 다니는 식의 삶을 특징짓는 정체성의 이동성과 유연성은 해방의 도구가 아니며, 자유의 배분배이다. ... 이는 불쾌감이 들고 두려운 만큼이나 달콤하고 갈망의 대상이 되는, 그리고 가장 모순된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는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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