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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10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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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라디오 살자 백 한 번째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지난 번에 백번째 방송이 나간 후에 많은 분들이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분까지 무려 세분이나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무려 세분’이라는 표현에 웃으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이 방송에 한꺼번에 세분이 반응을 보여주신 경우는 몇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엄청 고무됐습니다.
거기다가 신청곡까지 들어왔습니다. 와우~
이런 고무적인 일을 적당히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에
오늘 방송은 여러분들의 사연으로 꾸며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신청곡도 한곡만 들려드리는게 아니라 여러 가지 버전으로 다양하게 들려드리려고합니다.
제가 얼마나 신났는지 느껴지시죠?
자, 그럼 첫 번째 사연부터 소개합니다.

 


이번 태풍에 피해는 없었는지요? 티비를 보니 제주도에 많은 피해가 있다고 해서요.. 그리고 대장 내시경 검사는 잘 받으셨나 보네요. 그냥 받는 것 어렵지 않았지요?^^ 신청곡 하나 신청해 봐도 되겠지요?^^ 서울은 하늘이 잔뜩 흐려 있습니다. 제주도에는 아마도 비가 내리고 있겠지요.. 그래서 김광석의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라는 곡을 신청해 봅니다.^^

 


곰탱이님이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태풍피해는 조금 입었지만 그리 심각한 편은 아니어서 별로 걱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대장내시경 검사에 대해 곰탱이님이 사전에 정보를 주셔서 일반내시경으로 받았는데요
제가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던 방에서 방금 수면내시경을 마친 분이 아프다고하면서 화를 내시더라고요
그래서 잔득 긴장하고 검사실로 들어갔는데
막상 받아보니 할만했습니다.
수면이 아니어서 제가 직접 제 대장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좋았고요.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처음 경험해보는 일은 긴장되기 마련이었는데 곰탱이님의 조언 덕분에 좋은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청곡까지 보내주셔서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이 방송도 이렇게 애청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방송으로 발전하고 있답니다. 하하하


지긋지긋한 가을장마와 태풍도 지나고 가을임을 제대로 느끼기 시작하는 요즘인데요
그런 가을 분위기에 딱인 노래입니다.
첫 번째 버전은 오리지널버전입니다.
김광석의 목소리로 듣겠습니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2


봄에 히우스 일하러 갔을때 아버지는 자꾸 나를 멈추고 담배 하나 피우자고 하셨지..배려인데..
그때 대화란 건 ㅋ
받거니는 그저 담배는 진짜 멈추지 못하겠다고..
주거니는 연세에 담배끊으멍 살거 아니난 눈치보지 말앙 피워도 됩니다..
부친께서 잘 견디고 극복하시길..


배쾌도 추카합니다.

 


이번 사연은 김국남님이 보내주셨습니다.
지난 봄에 감귤 수확할 때 오셔서 일을 하셨었는데 그때의 기억을 적어주셨습니다.
아버지가 폐암이라는 얘기를 했더니 담배와 얽힌 대화를 보내주셨네요.
둘다 담배를 피우는 입장이었기에 오갈 수 있는 대화일수도 있고
아니면 서로에 대한 배려로 오간 대화일수도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 돌아보니 조금 꿀꿀하네요.
불과 5개월 전 일인데 말입니다.


처음에는 평소 저를 대하듯 반말로 사연을 적어놓으셨다가
백회 축하메시지는 존댓말로 써주셨네요.
반말이든 존댓말이든 그냥 편하게 해주시면 되는데 굳이 존댓말을 사용한 건
별거 아닌 것 같은 이 방송을 방송으로서 인정해주신 것이라 받아들입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국남이형,
형도 이참에 담배는 끊고 술은 줄이시길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삶이 불안정해서 그나마 술과 담배로 버티는 건 모르는바 아니지만
그렇게 버티는 삶은 목숨을 단축할 뿐입니다.
지금의 삶 자체가 힘들어서 그들을 멀리하는게 더 힘들고 어렵겠지만
발버둥치는 방향을 조금 틀어보시죠.
삶을 단축하지 말고 보듬어안아보자고요.


이번 들려드릴 버전은 동물원이 부른 노래입니다.
김광석이 빠진 중년의 동물원 맴버들이 tv프로그램에서 부른 노래인데요
중년의 열창이 인상적입니다.
이 영상에서는 자막이 나오는데요
자막을 보면서 노래를 들으니 참 아름다운 시를 감상하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이 노래는 중년에게 더 어울리는 노래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자 그럼, 같이 들어보실까요.

 


 

 


3

 

살자 100회 방송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 건강연구소 일동 -

 


득명님이 100회 방송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분의 축하메시지여서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득명님은 몇 년 전에 진행했던 읽는 라디오 두 번째 시즌인 ‘들리세요?’를 진행할 때
가끔 사연을 보내주시던 분이었는데요
거의 5년만에 사연을 보내주셨습니다.
정말 반갑고 고맙습니다.


읽는 라디오 세 번째 시즌인 ‘살자’를 진행하면서 첫 방송에 범능스님의 노래를 들려드린 것을 비롯해서 범능스님의 노래를 자주 소개해드렸는데요
‘들리세요?’를 진행할 때 득명님이 범능스님의 노래를 소개해주셔서 알게된 인연이 있습니다.
덕분에 좋은 노래들 많이 접하게 됐지요.


득명님 사연을 접하고 앞으로 좀더 신경써서 방송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인도같은 곳에서 진행하는 방송이지만 이렇게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누군가 듣고 있다니는 걸 알았으니까요.
그런 의미로 이번에 들려드릴 노래의 세 번째 버전은
안녕조한이라는 가수의 버스킹버전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는 가수이기는 하지만
추운날 거리에서 기타 하나 들고 노래를 부르는데
거리의 사람들은 힐끗거리며 지나가기만 하고
그의 노래를 집중해서 들어주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카메라가 주변을 비추면 듣는 사람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더라고 열창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 방송이랑 비슷하지 않을까해서 골라봤습니다.
한번 보실래요?

 

 

 

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추석날 보름달이 아주 환하고 커다랗게 떠있어서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그런데 카메라가 후진데다가 사진찍는 기술도 별로여서 보름달이 조명등처럼 보이네요. 헤헤
뭐, 그래도 많은 분들이 이 밝고 환한 보름달을 봤을 거기 때문에 이렇게 허접한 사진으로도 그 기운이 전해지겠죠?


추석연휴 동안 준비한 이번 방송은 아주 풍요로운 방송이 됐습니다.
세 분이 남겨주신 댓글만으로 채워진 이 방송이 풍요롭다고 얘기하면 좀 우습나요?
뭐,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저는 아주 풍요로웠습니다.
이 풍요로운 기운이 허접한 사진 속에도 그대로 녹아있지요.


이상은의 ‘삶은 여행’이라는 노래 가사 중에
“이젠 나에게 없는걸 아쉬워 하기보다 있는 것들을 안으리”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세상에서 당연하게 요구되는 것들이 별로 없지만
세 분이 남겨주신 댓글로 아주 풍요로운 한가위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식의 삶의 태도가 세상을 변화시키는데는 걸림돌로 작용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풍요로움과 행복함을 최대한 즐기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이 방송을 보시는 순간만큼은 그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 방송을 마치며 마지막으로 들려드릴 버전은
‘달빛거지들’이라는 분들이 부른 노래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10년 넘게 활동을 이어오시는 인디밴드인 것 같은데요
저는 이 영상을 보면서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노래를 하시는 분은 열창을 하는데 헤드폰이 자꾸 벗겨져버리고
옆에서 퍼커션 연주를 하시는 분도 열심히 연주를 하시는데
자기 흥에 겨워 넣어보는 코러스가 노래를 잡아먹는 형국입니다.
일부러 이런 상황을 연출했다기보다는 나름 열심히 노래하고 연주한 결과가 이렇게 된건데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있고 좋았습니다.
특히 퍼커션을 연주하는 분에게서 제 모습이 연상되서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세상살이 별거 있습니까?
이렇게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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