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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150회

 

 

 

1

 

 

읽는 라디오 살자 백오십 번째 방송 시작합니다.

반갑습니다, 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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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간 다음날 비닐하우스 주변을 돌아봤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태풍에 대비해서 연결해뒀던 것을 풀면서 이것저것 주변 정리를 했습니다.

한 두 시간 정도 정리를 마치고났더니 바닥에 흥건하게 남아있는 물기만이 태풍의 흔적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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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밭 옆에는 대파를 심어놓았는데 다 쓰러져 버렸습니다.

태풍의 위력을 느끼게 해주는 처참한 광경이지요.

대파는 뿌리가 뽑힌 게 아니면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기 때문에 다행히 큰 피해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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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밭은 고랑만 올려놓은 빈 밭에 물이 흥건히 고여 있습니다.

이맘때면 한창 모종심기를 해야 하는데 연이은 태풍에 아직도 모종을 심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애써 심어놓은 모종이 연이은 태풍에 죽어버렸는데 올해는 모종을 심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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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완연한 가을하늘입니다.

저 하늘을 바라보면서 별 탈 없이 지나간 태풍에 편안한 위안을 얻어야 하는데

주위 밭들은 그렇지 못하니 미안한 마음만 스며듭니다.

 

 

 

 

2

 

 

제 블로그에 달리는 스팸성 댓글은 지치지도 않습니다.

방을 매일 청소하듯이 블로그도 매일 댓글을 청소하는 게 일이 돼 버렸습니다.

그렇게 댓글을 청소하다가 오래전 포스팅을 보게 됐습니다.

뜬금없이 2015년 10월 8일자 포스팅에 댓글이 달린 겁니다.

읽는 라디오 시즌2인 ‘들리세요?’ 55회 방송이었는데요

예전 방송을 보면서 그때의 감성이 지금과는 다른 결로 다가오더군요.

 

 

요즘 이런저런 이유들로 힘든 시기를 보내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그런 분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을까 싶어서

그때 방송의 한 부분을 옮겨봅니다.

그때는 꼬마인형이랑 같이 방송을 했었는데요

꼬미인형의 진행으로 들어보겠습니다.

 

 

 

 

힘겨운 시기를 벗어나 이제 겨우 숨을 쉬게 됐는데...

아직도 외줄을 타는 듯이 불안 불안하기만 한데...

의지할 곳도 얘기할 곳도 없습니다.

다시 행복해지고 싶은데

아직은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미쳐 날뛰는 마음을 달래기가 힘든 밤입니다.

술에 의지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익명으로 보내주신 사연이었습니다.

마음이 미쳐서 날뛰면 정말 정신이 없어요.

미친 말이 되거든요.

저는 그 미친 말에 치여서 17살 때 약 먹고 뒤져버렸거든요.

 

 

사연을 보내주신 분, 이런 제가 조언을 하나 해드릴게요.

미친 말이 날뛰면 도망가거나 멀리 떨어지세요.

술을 먹는 게 도망가는 방법이라면 술을 먹으세요.

술기운에 미친 말을 진정시키려고 하지는 말고요.

미친 말은 어떤 얘기도 듣지 않거든요.

그냥 미친 말이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기다리세요.

 

 

미친 말이 쓰러지면

아주 조금은 괜찮아질 거예요.

 

 

 

3

 

 

안녕하십니까, 저는 사랑입니다.

요즘에 날씨가 시원해져서 조금 괜찮아지셨죠?

저는 덥지 않아서 너무 좋습니다.

아침에 산책을 하고 나서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성민이 일하는 옆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여름에는 성민이만 일하러 들어가고 나는 집에 있어서 심심했습니다.

성민이는 일을 하다가 자주 내게 다가와서 쓰다듬어주니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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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낮에는 덥기 때문에 낮에는 집에 있습니다.

성민이가 소파에 앉아 책을 읽을 때면 내가 그 옆으로 갑니다.

그러면 성민이는 발로 저를 쓰다듬어줍니다.

손으로 해줄 때보다는 덜하지만 발로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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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쓰다듬어주다가 귀찮으면 발을 내려놓습니다.

제가 조금 더 해달라고 핥아도 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면 저는 성민이 발 위에 턱을 올려놓습니다.

그냥 이렇게 성민이 체온을 느끼는 것도 좋습니다.

 

 

 

 

(정종숙의 ‘둘이 걸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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