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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운 삶을 위한 방편

아래 인터뷰는 ‘제주의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이라는 책에서 옮겨 왔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김대민씨는 제주도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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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경제적 안위에 대한 불안함은 없는지?

 

주택청약저축 같은 거 말인가? 오히려 반대로 생각한다. 향후 30년 뒤를 대비하는 게 도리어 모험이 아닌가싶다. 30년 뒤에 살아있을 거라고 누가 보장을 해주나.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지 않나.

그렇다고 내일이 없는 것처럼 막살자는 게 아니다. 되도록 본인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하루하루 잘 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오늘 하루에 대해서는 통제가 가능하지 않나. 불확실한 미래에 확실한 오늘을 저당 잡는 게 오히려 도박이 아닐까?

 

......

 

언제까지 푸드트럭을 운영할 생각인지?

 

정리를 고민 중이다. 제주도도 변했지만 내가 변했다. 여행에 큰 의미를 두고 시작했는데,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여행의 즐거움이 많이 반감됐다. 제주도가 빠르게 개발되면서 접근이 어려워진 풍경도 꽤 늘어났고.

반복되는 불편함도 점차 크게 느껴진다. 냉장고가 공연히 고장 나거나, 자동차가 갑자기 말을 듣지 않거나, 푸드트럭 특성상 발생하는 부수적인 문제들이 조금씩 버거워진다. 새롭게 다가오는 즐거움은 줄어들고, 체감하는 어려움은 커져 가니, 솔직한 마음으로 지치는 게 사실이다.

 

초심을 잃었다는 말로도 들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초심이 변할 수 있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한다. 상황이 변하는데 사람의 마음이 전혀 변하지 않는다면, 도리어 위험한 일 아닐까. 오히려 꾸준함에 대한 집착이 사람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사업도 마찬가지다. 일정 기간 버티는 건 선택이겠지만, 영원하길 바라는 건 욕심일 거다.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 또한 못지않게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푸드트럭을 연 것을 후회하기도 하나?

 

얼마나 대단한 걸 기대해서 후회까지 하겠나. 평생직장을 바라서 시작한 일이 아니다. 여행도 하고, 장사도 하고, 2년 동안 잘 먹고 잘 살았다. 사업의 목적이 돈일수도 있겠지만, 나다운 삶을 위한 방편으로도 얼마든지 기능할 수 있다고 본다. 이만하면 충분히 성공이다.

 

......

 

이주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부분 생략)

살아보고 안 맞으면 떠나면 된다. 되도록 가벼운 마음으로 오시라. 무조건 정착하고 말겠다는 각오가 오히려 위험하다고 본다. 본인과 맞지 않는 삶을 붙잡다가는 도리어 불행해질 수도 있다. 노력으로 될 일이 아닐 거다. 이주가 됐든 무엇이 됐든, 노력만큼이나 받아들이는 태도 또한 중요하리가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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