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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 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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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라디오 사람을 사랑하면 살아가자’ 네 번째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진행을 맡은 저는 들풀입니다.

 

 

 

 

들풀 님. 정밀아라는 가수의 노래가 요즘 날씨처럼 참 따뜻하네요.

여러 사람들과 같이 들어보면 참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감기 조심하셔요.

 

 

 

 

지난 방송에 곰탱이님이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곰탱이님 글을 통해 제가 전달한 감정이 다른 이에게 가닿은 걸 확인했습니다.

정밀아의 노래를 들으면서 느꼈던 감정의 촉촉함이 그대로 느껴져서 기분 좋습니다.

이런 기분을 잘 기억해둬야겠네요.

 

 

여기저기에서 꽃들이 피기 시작하면서 sns에는 꽃 사진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에 맞춰 이 방송에서도 봄 향기를 담아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제주도에서 사진 몇 장을 보내왔습니다.

가장 빠르게 봄을 맞이하고 있는 그곳의 모습을 감상하면서 오늘 방송 진행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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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감귤나무 가지 끝의 모습인데요

어... 자세히 보시면 마디마디에 연한 녹색이 보이시나요?

초점이 잘 잡혀있지 않아서 선명하지는 않지만

어... 이건 감귤나무 가지에 새순이 막 돋아나고 있는 모습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아주 조그만 잎사귀로 보이기도 하네요.

 

 

한 해 동안 고생한 어른 잎사귀들 사이로 새로운 생명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인데요

음... 뭔가 약동하는 기운이 느껴지지 않으세요?

사진 뒤쪽에는 다 익은 감귤도 보입니다.

이 품종은 4월말에 수확을 하는 것이어서 4월이면 열매와 꽃이 같이 달린다고 합니다.

고단했던 한 해의 생을 갈무리하는 열매와 새롭게 한 해의 삶을 시작하는 새순이 같이 있는 모습이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봄은 이렇게

지난 것들과 이별을 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안겨주는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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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양배추 밭의 모습입니다.

중간 중간 상태가 안 좋은 것도 보이기는 하지만

겨울 추위를 견뎌낸 양배추들이 아주 잘 자랐습니다.

그런데 이미 수확을 했어야할 양배추들이 이렇게 방치돼 있다고 합니다.

양배추 값이 너무 싸서 수확을 포기해 버린 거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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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콜라비가 심어졌던 밭입니다.

중간 중간 자주색의 콜라비가 보이시나요?

이곳도 수확을 하지 않고 방치돼 있었는데

며칠 전에 이렇게 밭을 갈아엎어 버렸다네요.

 

 

제주도에는 날씨가 따뜻해서 겨울채소를 많이 재배하는데

이번 겨울에는 이렇게 수확을 포기한 밭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고 합니다.

그나마 수확을 한 채소들도 시세가 형편없어서 가장 힘든 겨울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코로나 때문이라고 합니다.

계속된 방역조치로 학교나 식당 같은 곳들이 제대로 운영이 되질 않으니

당연히 채소 소비가 급감했고

그 결과 채소 가격이 폭락했다는 겁니다.

음... 제가 마트에서 느끼는 거랑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농민들의 현실은 이렇다네요.

 

 

뉴스에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많이 얘기하는데

농민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거의 들어보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음...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보니 그렇겠지요.

 

 

제주도의 봄은 목가적인 아름다움으로만 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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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종합병원 대기실의 모습입니다.

번호가 매겨진 진료실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데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같은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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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간호사가 일하는 공간입니다.

자그마한 체구의 사람이 들어가면 꽉 찰 공간에

모니터와 전화기와 서랍장이 놓여 있습니다.

양계장 닭장 같은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닭장에서 간호사가 이름을 부르면

대기실에 모여 있던 환자가 일어나서

해당 번호가 쓰인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무덤덤한 표정의 의사와 짧은 면담을 하고 나와서는

상냥한 표정의 직원에게 돈을 지불합니다.

참고로 의사가 있는 진료실은 넓고 창문도 있습니다.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강조하는 종합병원은

비인간적인 노동환경과

봉건적인 계급차별과

노골적인 이윤행위가

한데 어우러진 지옥문의 공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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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는 이틀전부터 휴대전화 데이터는 물론이고 와이파이까지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찍고 어렵게 SNS에 올린 몇장의 사진을 올립니다. 물론 퍼가셔도 됩니다.

미얀마의 시민승리를 기원합니다.

 

 

 

 

사진과 글은 김원장님의 페이스북에서 퍼왔습니다.

음... 제주도보다 더 남쪽에 있는 미얀마의 봄은

음...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싸우고

그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도 목숨을 걸고 해야 하고

그 사진을 외부로 보내는 것도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예전에 목숨을 건 투쟁을 하던 분이 넋두리처럼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지금 세상의 사람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투쟁을 하는 사람들은

승리의 전망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자신들의 투쟁이 고립되는 걸 더 두려워한다고 합니다.

그들의 투쟁이 별 볼일 없는 이곳에도 전해지고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60여 년 전 베트남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이들을

30여 년 전 한국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이들이 추모하며 만든 노래를

지금 미얀마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바칩니다.

‘사이공의 흰옷’ 들으면서 오늘 방송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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