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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이 찾아오다

유난이도 황사가 심하고 날씨가 변덕스러운 이 봄날
다시 사랑이 찾아왔습니다.
열정적이었던 만큼 상처가 깊었던 첫사랑과 실연의 아픔이 겨우 아물어 가는데...
다시 찾아온 사랑이 조금은 두렵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에 자리해버린 그 사랑을 매몰차게 쫓아낼 수가 없습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가슴 떨리면서 힘겨운 이 사랑을 다시 시작해야겠습니다.

첫 만남의 기억은 항상 가슴 아련하게 남아있기 마련입니다.
해고된 상태에서 자신의 부당함을 절절하게 얘기하기도 하고,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근심어린 모습으로 문을 두드리기도 하고,
처절한 투쟁 이후 무너진 조직력에 대해 술잔 속에서 고민을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서로의 얘기를 진지하게 듣고, 얘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서로를 알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마음이 통하는 것이 확인되면 편하게 서로를 대하게 됩니다.
서서히 서로를 이해하면서 마음이 열리면 믿음이 쌓입니다.

작은 승리에 기뻐하는 모습에 나도 같이 기뻐지고,
탄압 속에 힘들어하는 모습에 나도 같이 힘들어집니다.
그렇게 그들과 함께 호흡을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데다가
다시 사랑을 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요즘 그들이 많이 힘듭니다.
해고투쟁은 작은 승리를 뒤로 하고 생계위협까지 겹쳐집니다.
노조를 무너트리려는 탄압 앞에 작은 힘으로 버티고 있기도 합니다.
거대한 자본 앞에서 힘겹게 투쟁을 준비하고 있지만 쉽게 전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과 함께 기뻐하기도 하고, 힘들어하기도 하면서
어느 순간 내 마음 속에 그들이 들어와 버렸습니다.

한 잔 술 속에 내쉬는 한숨을 그저 듣고만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의 고민을 시덥지 않은 농담으로 덮어 버릴 수도 없었습니다.
내 손에 피를 뭍이지 않으면서 평론만 늘어놓을 수도 없었습니다.
가슴이 같이 뛰고 있는데 도저히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힘들지만 다시 찾아온 사랑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기쁨보다 고통이 많습니다.
실연의 상처가 남아 있어서 그 고통이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시 찾아온 사랑을 받아들이기로 한 이상 감내해야 하는 고통입니다.
아픈 만큼 애절하게 이번 사랑을 놓치지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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