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우리 시대의 농부: 미요의 조제 보베

 
우리 시대의 농부: 미요의 조제 보베
카운터펀치(www.counterpunch.org) 3/20

지난 2월 9일 프랑스 남부 도시인 몽펠리에의 법정에 운집한 사람들은 올리비에 드쿠 검사가 열변을 토해내는 것을 들었다. "누구든 과학의 진보에 대해 조직적으로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됩니다!" 법원 앞에서는 경찰이 시라드(CIRAD)라는 기업의 생명공학 연구소에 대한 공격을 선동한 죄로 기소된 자신들의 지도자 조제 보베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기 위해 이 대학도시에 몰려든 천여 명의 프랑스 농민들을 제지하고 있었다.
농민연합(CP) 소속의 농민들은 쇠지레와 소잡는 망치를 들고 시라드사의 온실에 난입하여 유전자조작 쌀을 끌어내 불태우고 기업의 연구 데이터가 담긴 컴퓨터 파일을 파괴했었다.
보베가 이끈 이 행동은 유전자조작 곡물과 패스트푸드 식당에 대한 프랑스 농민들의 일련의 공격의 일환이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이 러다이트(영국의 산업혁명 당시 실직을 우려하여 기계 파괴 운동을 벌인 직공단-옮긴이)들에 불과하다는 몽펠리에 검사의 비난에 대한 답변으로 보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진보'라고 표상되는 것을 왜 반대할까요? 유행에 뒤떨어져 있거나 좋았던 옛 시절을 그리워해서가 아닙니다. 미래에 대해 우려하고 미래의 발전 과정에서 발언권을 가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초적인 연구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걸 막으려 하는 건 환상에 불과한 일이고 해롭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모든 연구의 실제적 적용이 인간이나 사회, 환경에 반드시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제가 유일하게 후회하는 거라곤 더 많이 파괴하지 못했다는 것 뿐입니다."
지금 보베는 판결과 프랑스에서만도 세 차례나 예정되어 있는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 기업형 농업과 생명공학 곡물 지적재산권, 거대 자본주의 권력들이 만들어낸 전지구적 무역 블록 등에 반대하는 농민과 가족 농부들의 전세계적 반격을 상징화하는 한 행동가가 있다면 그건 분명 보베이다.
이제 47세인 그는 1968년 프랑스에서 벌어진 유명한 학생·노동자 봉기에 참여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1970년대에 그와 그의 부인 알리스는 로크포르 치즈용 양젖을 위해 양을 키우려고 자신들이 막 이주해온 라르작 고원에 프랑스 군이 미사일 격납고를 설치하려는 계획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보베는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사실 그는 생화학자인 양친들이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연구했기 때문에 버클리에서 4년 동안 젊은 시절을 보냈다.
1987년 보베 가족은 프랑스 농민연합을 창건했으며, 기업형 농업을 선호하는 유럽경제공동체(EEC)의 제안에 항의하며 에펠탑 아래에 몇 에이커의 땅을 갈아엎는 등 수많은 기막힌 홍보활동으로 인기를 끌었다.
많은 프랑스 급진주의자들이 남태평양에서의 핵실험을 애국적 태도로 옹호하던 1995년 보베는 그린피스의 레인보우 워리어 2호를 타고 핵실험 항의시위를 벌였다. 1985년 프랑스 비밀정보부가 레인보우 워리어 1호를 폭파시켜 페르난두 페레이라란 이름의 포르투갈의 사진작가를 죽음으로 몰고간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는 용감한 행동이었다.
보베가 국제적 관심을 얻게 된 계기는 1999년 8월 그와 세 명의 동료가 트랙터와 곡괭이, 전기톱으로 무장한 채 자신의 고향 미요에서 짓고 있던 맥도날드 상점을 공격, 파괴한 일이었다. 보베는 맥도날드가 나쁜 쇠고기(malbouffe)를 파는 상인이라고 비난하였다. 그는 맥도날드가 유전자조작되거나 유전자처리된 식품을 농민과 소비자들의 목구멍에 억지로 밀어넣는 전지구적 기업 체제라는 더 큰 문제의 한 징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WTO와 기업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말에 아무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보베는 거의 하루 아침에 프랑스의 영웅이 되었으며, 리오넬 조스팽 대통령조차 찬양하고 [르몽드]에서는 에일리언 침략자들을 물리친 새로운 베르생주토릭스(Vercingetorix, 기원전 50년경의 갈리아족 연합 수장으로 로마 케사르에 맞서 싸웠다-옮긴이)라고 극찬받았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자기 나라의 주요 수출품 가운데 하나에 대한 공격에 격분하여 보베가 "식품 테러리스트"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맥도날드 체인점을 파괴한 후 보베는 체포되었으며 전국가족농장연합(NFFC)의 미국 중서부 사람들이 모아준 보석금을 내기를 거부하였다. 전국가족농장연합 의장 빌 크리스티슨은 보베와 기소된 다른 두 명에 대한 연대를 표명하기 위해 미요로 날아갔다.
크리스티슨은 링컨의 말을 인용하면서 프랑스 법정에서 발언하였다. "우리는 경제, 사회적 정의를 추구하는 우리 동료 농민들을 대신하여 증언합니다. 기업 세계화와 망가진 농업, 무역 정책이 진짜 문제입니다. 이 농민들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법을 준수하려 노력했지만 호소할 곳이 없었습니다."
보베가 치즈를 만들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그는 거리에서 시간을 보냈다. 시애틀 WTO 반대시위에서 그는 치즈 덩어리를 밀수입해 맥도날드 체인점 앞에서 경찰과 시위대에게 이를 나눠줌으로써 프랑스산 로크포르 치즈에 대한 미국의 관세에 항의하였다. 올해 초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부자와 권력자들의 연례 자유민 집회(moot)와 동시에 개최된 브라질의 반세계화 포럼에서 농민의 길(Via Campesina)이라는 농민들의 국제적 연합체와 함께 했다.
브라질에서 보베와 크리스티슨은 무토지 농업노동자 운동(MST)의 요청으로 몬산토 소유의 실험 시설을 습격하였다. 1,300여 명의 농민들이 유전자조작 옥수수와 콩을 재배하는 천 에이커의 땅을 정당한 대의를 위해 파괴했다. 농민들은 히우 그란데 두술 주지사에게 압력을 가해 이 주를 생명공학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으로 선포하게 만들었지만 몬산토는 면제받았다. 농민들은 몬산토가 다시 돌아올 경우 회사 중역들을 비행기에 태워 미국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강의 기업 농산업들의 고향이다. 1978년 이래 평균 소득이 62% 하락하는 것을 보아온 가족 농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며 자신들이 현재 미국 농업을 지배하고 있는 네다섯 개 기업들의 소작인에 불과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목도하고 있다. 전국가족농장연합이 보베를 지지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현실 때문이다.
"우리의 싸움은 세계화에 맞선 것입니다." 크리스티슨의 말이다. "이는 기업 농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국제적 거래를 지지하는 국내 정책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정책은 농민의 경제적 건강성이나 소비자의 건강, 농촌 공동체의 생명력이 아니라 이윤을 위해 기업 중역실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미국에서 세계화는 효율적인 상품 대부 가격이나 예비금을 철폐함으로써 우리의 가격을 가능한 한 낮추도록 하는 정책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정책은 전세계 농민들에게 지속불가능한 수준으로 세계 물가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이제 브라질 재입국이 금지되었다)에서 프랑스로 돌아온 후 보베는 바로 일자리로 돌아갔다. 정치라는 일자리로. 그는 프랑스 북부 릴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네 명의 동료와 함께 소농에 대한 지원 부재에 항의하기 위해 집권당 지역본부에 난입하였다. 그들은 당 지역본부 사무실에 한 마리의 암퇘지와 새끼돼지 열 마리, 건초 스무 상자를 놓고 나왔다.
몽펠리에 법원 피고석에서 보베는 다음과 같이 끝을 맺었다. "그렇습니다. 그 행동은 불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의를 제기합니다. 그것은 정당한 행동이었습니다. 관용을 바라지는 않겠습니다. 정의를 요구할 뿐입니다. 우리가 모든 이들의 이해를 대변하여 행동했으므로 당신들이 우리를 무죄방면하거나 우리가 기성제도를 뒤흔들었기 때문에 우리를 처벌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다른 쟁점은 없습니다."
[3월 16일 프랑스 법원은 보베의 유죄를 인정하고 선고는 유예하였다. 보베는 여전히 끄떡없이 지배자들을 불길하게 만들고 있으며 산업 농업과 생명공학, 그리고 소농민들을 희생시키면서 초국적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무역협정에 맞서는 자신의 십자군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