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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73회)

~들리세요? (73회)

 


1


안녕하세요, 꼬마인형이예요.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이번 연휴는 조금 길어서 이런저런 일들도 많았을테고
지루했던 분들도 있었을텐데
여러분이 살아온만큼 다양한 연휴였겠지요?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 양병수님이 조금 묵직한 사연을 보내주셨어요.
이 사연을 보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는데요
먼저 사연을 들려드릴께요.

 


안녕하십니까, 시각장애인 양병수입니다.
오래간만에 인사드립니다. 잘들 지내십니까?
그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방송을 듣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방송을 놓치지 않고 잘 듣겠습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말세를 향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때려서 죽이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몰랐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범인을 잡으면 욕을 하면서 고함을 지릅니다.
그 모습이 더 무섭습니다.


왠만한 살인사건은 뉴스도 되지 않습니다.
정치인들은 자기들 밥그릇을 놓고 아귀다툼을 벌입니다.
뉴스는 그런 모습들만 매일 보여줍니다.
그런 뉴스가 싫으면 막장 드라마를 봐야 합니다.


요즘은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힘듭니다.
좋은 얘기와 좋은 음악 많이 들려주십시오.

 


아마 이 사연에 공감하시는 분들 많을거예요, 그쵸?
연휴가 끝나는 날에도 이런 뉴스가 또 나왔으니...


양병수님 사연을 보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요
사연 많은 귀신들이 사는 이곳에는
맞아 죽은 사람이 의외로 많아서
그런 소식에 조금은 무덤덤해진다는 거예요.
남편한테 맞아 죽은 사람이 제일 많아요.
아랍국가가 아니라 여기 대한민국에서요!
폭력을 견디가 못해서 자살한 사람도 많고요.
아! 물론 어린아이들이 그런 일을 당해서 아무 느낌이 없다는 건 아니고요
뉴스에 나오지 않는 무지막지한 일들이 엄청 많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양병수님 얘기 중에 제일 공감하는 건요
평소에는 무관심하다가 범인이 잡히면 욕하면서 막 난리치는 그런 모습!
무서워서 그러는 거거든요.
자기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게...
자기가 찔리는 게 조금이라도 있어서...


뭐, 세상이 미쳐가고 있다는 건 모두들 잘 알고 있는건데...
그런 세상에서 미치지 않고 살아갈려고 노력들 하고 있는거고...
그런 사람들과 얘기를 해보려고 이 방송도 하는 건데...
1년 넘게 하면서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도 어디선가 지옥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분들에게
이 방송이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런 분들 근처에 가지도 못하고 있겠지만
제 귀는 항상 열려있답니다.


열려있는 제 귀에 양병수님의 목소리가 들려왔고요
양병수님의 목소리를 전해드리면
또 누군가의 귀에는 가 닿겠죠?
들리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T0aS8LnVtrs
(페퍼톤스의 ‘Thank You’)

 


2


안녕하세요, 성민입니다.
저도 양병수님의 사연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양병수님이나 꼬마인형의 생각에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사실 저희들만이 아니라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겠죠.


그런데 저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범인의 얼굴에서 제 모습이 비추거든요.
10년 동안 삶의 구렁텅이에서 발버둥을 치면서
세상이 얼마나 살벌하고 비정한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때 한 인간이 어떻게 괴물로 변해가는지 제 자신을 통해서 느꼈고
괴물이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면 칠수록 세상은 더 촘촘히 옥죄어 온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괴물은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 그렇게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는데...


제주도에 내려와 농사를 배워가고 있는 제 마음 속에는
아직도 그 괴물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봅니다.
뉴스에 이런 소식들이 전해질 때마다
세상을 욕하면서 저를 부추기지요.
세상은 버림받은 사람을 절대로 도와주지 않는다고요.


제 마음 속의 괴물이 날뛰면
저는 종이접기를 하면서
종이접기를 받아든 아이들의 즐거운 표정을 상상합니다.
그러면 괴물이 또 저를 비꼽니다.
몇 년 동안 그래봤지만 반응이 제대로 돌아온 것도 없지않냐고
그러면서 정작 가족들에게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이기주의자라고...


괴물이 날뛸 때는 싸우면 안됩니다.
괴물은 싸움을 먹이로 더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들어가 어느 스님의 설법을 듣습니다.


어린 아이처럼 마음이 맑고 깨끗한 사람은
흙탕물이 튀면 흙탕물을 걷어내려고 하면서 더 어지럽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다시 깨끗해질 때까지 가만히 기다린답니다.
그래서 마음이 맑고 깨끗한 사람은
외부의 조건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야 누군가를 진심으로 도와줄 수 있답니다.


저는 오늘도 종이접기를 하고 있습니다.
종이접기를 받아들고 즐거워할 아이들을 상상합니다.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맑고 깨끗한 표정이 제 마음속으로 들어옵니다.
제 마음도 그 아이들의 표정처럼 맑고 깨끗해지기를...

 


https://www.youtube.com/watch?v=Dxgsd4ekfSE
(정태춘의 ‘시인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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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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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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