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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4회

 


1


읽는 라디오 ‘살자’의 네 번째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합시니까, 성민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됐죠?
갑자기 더워진 것이 아니라 서서히 더워진 것이라서 견딜만한가요?
아님 점점 숨을 조여오는 날씨에 진이 빠지시나요?


요즘이 1년 중 가장 힘든 시기겠죠.
8월 중순까지는 절정의 폭염을 견뎌야 하니
거의 한 달을 최정상의 기온과 함께 해야 합니다.


한낮의 뜨거운 열기는 어떻게든 피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는데
밤에도 식지 않는 열기는 사람을 미치게하는데
아침에 떠오르는 해와 함께 다시 몰려오는 열기는 숨을 막히게 합니다.


숨 쉬는 것도 힘겨울 때
깊은 숨을 한 번 들여마시고
천천히 내뱉어보세요.
그리고 숨결이 움직이는데로
코->가슴->배->가슴->코의 순서로 따라가보세요.


열기 때문에 숨결이 뜨거우면 뜨거운데로
답답한 마음에 숨결이 빨라지면 빨라지는데로
억지로 숨결을 조절하지 말고
그냥 서너 번만 따라가 보세요.


그렇게 마음을 숨결에 맞춰보면
숨결이 조금씩 차분해지고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집니다.


어차피 견뎌야 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견뎌보자고요.

 


2


요즘 방송을 보면
흡연 장면은 거의 사라졌는데
음주 장면은 부쩍 늘었습니다.
즐거워서 마시고
정을 나누려고 마시고
고달퍼서 마시고
외로워서 마시고...
심지어는
대놓고 술을 마시며 진행하는 토크쇼도 있습니다.
sns에도 술에 대한 얘기가 넘치는 걸 보면
술은 헬조선의 피난처이거나 탈출구임에 분명합니다.


술만 먹으면 어머니를 두둘겨 팼던 아버지는
아들인 저한테 맞을뻔 한 이후 술을 끓었습니다.
술에 의지해서 살아남았던 저는
만성위염을 훈장으로 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해고자 생활의 힘겨움을 술로 달랬던 지인은
나이 쉰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현진건의 소설 ‘술 권하는 사회’를 읽다보면
“술 사주는 놈은 있어도 쌀 사주는 놈은 없더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술을 강권하는 헬조선에서
쌀이 필요한 사람에게
술을 사주는 건 아닌지...

 

(Andre Gagnon의 ‘Les Jours Tranquil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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