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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아 사랑해^^

 

하경아 오늘은 2월하고도 28일이란다. 2월도 이제 하루가 남았네. 참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지금 교회 윗층에서 공사를 하는데 아빠 머리 아퍼 죽겠다. 드르르... 쾅... 쾅... 윙... 타각.. 타각... 웅성.. 우성...


요즘 우린 당산동 외할머니네 집에서 생활하고 있단다. 아빠는 광명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단다. 작은 삼촌이 이사를 하면 다시 광명으로 올 꺼야. 엄마가 두 집 살림에 정신이 없단다. 그나 저나 조만 간 우리도 이사를 해야 하는데 요즘 아빠가 정신이 없네.


하경아 그런데 지금 위에서 뭘하는지 웅... 웅~~ 웅!!! 웅 거리네... 머리 아퍼 죽겠다. 도서관엔 사람도 없고 이 상황에서 사람이 오는 것도 겁난다. 에구 머리야....


조금 전 하경이 네게 전화가 왔는데 아빠만 부르고 뭐라 뭐라하더니 전화를 끝었단다. 이제 이틀만 지나면 넌 23개월이 된단다. 아빠가 네게 편지를 못 쓰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어 가끔은 아빠가 네게 편지를 쓰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아 더군다나 요즘 사순절 기간이라 아빠가 글 쓰는 것을 자제하고 있는데 오늘은 네게 뭔가 쓰고 싶어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단다.


요즘 넌 뽀로로라는 만화에 푹 빠져있단다. 그리고 넌 크롱이라는 아기 공룡을 좋아해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는 너하고 전쟁이란다. 넌 뽀로로 보여 달라고 하고 엄마는 많이 안보여 주려고 하고 중간에 아빤 음... 두 여자 사이에서 눈치만 본단다.


엄마가 인터넷으로 뽀로로를 보여 주고 있단다. 뽀로로 중 아기돼지라는 동요가 나오는데 네가 많이 좋아해 아빠가 꿀꿀 꿀꿀 꿀꿀 꿀 하면 춤을 추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단다. 엄마하고 아빠는 네 춤추는 모습보고 숨이 넘어간단다.


하경아 엄마하고 아빠는 네가 한 가족이 된 것이 너무 감사해. 그런데 가끔은 당황스런 말도 들어 어제는 교회 아래 미장원에 엄마가 갔다가 어떤 아주머니가 그랬대. 입양을 하면 뭐가 좋아요? 교회도 어려운데 돈이라도 나오나요?


엄마에게 그 소리를 듣고 아빠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운전을 못하겠더라. 엄마 품에 안겨 잠이 들려는 네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 입양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네가 살아가면서 부딛혀야 할 편견의 벽들이 얼마나 클지 고민하게 되었단다.


하경아 아마 그래서 비밀입양을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이겠지 하지만 하경아 세상이 널 실망시킨다해도 엄마와 아빠는 네 편이라는 사실을 네가 알아줬으면 좋겠어. 엄마와 아빠는 널 만나 가정을 이루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단다.


그나 저나 엄마하고 아빠하고 요즘 고민이 생겼어 내년 가을 쯤 하경이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거든 그런데 엄마나 아빠가 체력이 따라 갈 수 있을지 걱정이란다. 하지만 네게 동생이 있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물어보면 네~~~ 하고 대답하는 네 대답에 엄마하고 아빠는 한참을 웃고는 그래 하경이에게 동생이 있어야지라고 생각한단다. 내년 가을 쯤 생길 하경이 동생 이름을 뭐라고 해야 하나? 벌써부터 엄마는 하경이 동생 이름 때문에 고민하고 있단다.


하경아 그만 써야겠구나. 너 보러 가야지^^ 하경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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