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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안개는 이렇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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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23
    하경이와 일주일...
    깡통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우리 모두의 세상이어야 합니다


평화만들기에서 야간보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깡통입니다. 딸 하경이를 궁더쿵이라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기에 바로 윗 건물에 위치한 지역아동센터에 관심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었습니다. 평소 딸을 궁더쿵에 데려다 주거나 집으로 데리고 올 때 종종 만나게 되는 평화만들기 아이들에게 뭔가 해주고 싶었던 차에 자원봉사를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권유가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9월에 중고등학생들과 첫 만남을 가졌을 때 학생들이 깡통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고 싶어해서 깡통이 깡통이 된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아내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고, 가장으로서의 삶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작년 아내와 심한 갈등을 겪고 나서 내가 얼마나 아내에 대해서 그리고 가장으로서의 삶에 대해서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알게 되면서 별명을 깡통이라 지었다고 말을 하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 후로 아이들은 절 편하게 깡통 샘~ 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깡통은 평화만들기 중고등학생들과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월요일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대한 기억을 더듬고, 최근 뉴스가 되고 있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화요일과 목요일은 차를 타고 밖으로 나가 음악을 크게 틀고 1시간을 돌아다니던가 아니면 부천 운동장이나 부천 남부수자원생태공원 등에서 전래놀이를 하곤 합니다. 수요일에는 처음 몇 번을 자기 자신에게 엽서 쓰기 시간을 가졌지만 깡통의 기대만큼 아이들이 반응하지 않아 일찍 포기하고 아이들과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금요일은 일주일을 정리하며 이웃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깡통은 사실 중고등학생과 함께 부담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깡통이 살아온 이야기들을 풀어내거나 아이들이 겪었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그리고 때때로 전래놀이를 하면서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을, 그리고 작지만 누군가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행하며 삶을 살아가는 힘을 기를 수 있기를 바라기에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천천히 주제를 좁혀가고 있습니다. 깡통도 예전에(?) 개인적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학생들과 함께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깡통이 어렸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도 몰라 우왕좌왕하며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어 평화만들기라는 존재가 고맙고 감사합니다.

 

깡통은 저녁 9시 이후로는 초등학생들과 중고등학생들의 귀가를 도우면서 차를 운전하고 있기 때문에 초등학생들과도 짧지만 의미있는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깡통의 착각일지는 모르지만 그동안 2번에 걸쳐 찜질방에 가서 함께 목욕을 하고 계란을 먹으면서 초등학생들과도 많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생들이 저녁 귀가 차량에 그려져있는 열매를 없애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지나가는 아이들이 자꾸 쳐다보는 것이 창피하다는 이유인데 아이들에게 해줄 말이 별로 없어서 그냥 교회차라고 말하던가 아니면 학원차라고 그래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깡통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만 평화만들기가 그들의 삶에 큰 버팀목이고 안전망이라는 것을 알기에 아이들에게 나도 마음에 안들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잖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깡통은 아이들과 영화를 보면서, 그리고 대화를 하면서, 몸으로 부딪히며 전래놀이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들의 삶 가운데 조금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에 하늘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평화만들기를 통해 많은 아이들이 세상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그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우리 모두의 세상이어야 합니다. 자신이 자라온 과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기 위해서 그 아이 자신과 또 다른 사람들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러한 노력과 시간들은 결국 우리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나아갈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그 세상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이 글은 구로구 궁동에 위치한 평화만들기 소식지 원고를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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