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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꽃게가 아니고 참게냐구?

나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꽃이라는 말과는 아무리 해도 어울리지 않는다.

옷장을 열어보면 검정색이 절반 이상, 나머지도 회색이나 갈색,

기껏해야 카키색이다.

무채색의 내가 꽃게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보호색이겠지만 갯벌 색깔과 비슷한 참게의 색은 그럭저럭 내 체질에 맞는다.

꽃게에 비해 살이 없고 먹을게 별로 없다는 것도.

...그런데 안 맞는 것도 있다.

개펄에 나가 게를 쑤셔보면 알겠지만 얘네들 무지하게 빠르다.

잽싸게 구멍으로 파고들면 정말이지 아무리 쑤셔도 잡기 힘들다.

난 그렇게 민첩한 방어능력이 없다.

누가 공격을 하면 숨지도 못하고 그냥 앉아서 당하는 편이다.

 

위험이 없다 싶으면 어느새 기어나와 뻘 위를 슬슬 기어다니다가

위험을 감지하면 잽싸게 구멍 속으로 파고들어 잠잠한 게들.

 

내가 게에 주목하고 게와 동질감을 느끼게 된 것은 실제의 게 때문은 아니다.

나의 생일주간의 별자리가 게자리라는 것을 알고 나서다.

나는 오늘의 운세, 토정비결, 사주, 일년 운세, 손금, 관상...등등 뭐 이따위

것들에 대해서 아주 관심이 많다.

꼭 믿어서라기 보다 이렇게 저렇게 풀고 둘러대는 말들이 재미있고

우리 생의 불확실성에 대한 역설적인 증언이라서 흥미가 있다.

나는 무지하게 많은 징크스를 믿고 온갖 미신을 믿는다.

나는 내가 거의 원시인 수준의 샤머니즘과 애니미즘의 숭배자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매한 와중에도 스스로 판단하기에 '맞는다'는 둥 '안맞는다'는 둥

하는 생각은 끊임없이 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게자리 주간에 태어난 사람의 성격에 대한 해석을 읽고는 나름대로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AB형 혈액형에 대한 해석도 비교적 나와 맞는다고 생각해 왔는데

게자리는 더 그랬다.

 

그리고 암튼 어쩐지 친근했다.

물병이니, 전갈이니, 사자니 하는 것들보다는 말이다.

하긴 물고기자리라는 영화도 있었지 아마.

 

암튼 내가 지금까지 별로 접해보지 못한 것이 점성술인데

기회 있으면 점성술을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

 

...그래서 나는 게자리에 대해서 좀 특별한 애착? 같은 걸 갖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나는 꽃게가 아닌 참게를 더 친근하게 느끼게 되었다.

먹는거 좋아하냐구?

물론이다.  꽃게찜이나 꽃게탕도 좋아하고 참게 매운탕이나 참게장도 좋아한다.

얼매나 맛있다구!

 

그리고 나는 실제로야 물론 옆으로 걷지는 않지만

어딘가 어딘가 모르게 내 인생이 게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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