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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힘든데..죽음의 바다가 된 서해

올 한 해 <물은 생명이다>에서는 유난히 서해에 많이 갔다.

이 프로그램에서 특정한 지역을 자주 취재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환경과 생태에 그만큼 문제가 많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리아스식 해안이라고 배운 톱니바퀴처럼

크고 작은 만들로 둘러싸인 서해안은 메워지고 또 메워지고

이제 자를 대고 그려야 할 만큼 지도가 바뀌어 있었다.

 

시화호가 생긴지 20년, 

방조제로 막힌 후 죽음의 호수가 되었던 시화호.

담수화를 포기하고 바닷물을 유통시킨지 10년 만에

겨우 숨통이 틔여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고 철새들과

다양한 생명체들의 삶터로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또다시 MTV건설과 조력발전소 건설, 시화호 안에 방조제를

쌓고 또다른 시화호를 만들겠다는 대송농업단지 조성사업 등

초기보다 더 거센 개발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방조제가 완전히 막히고 난 후의 새만금,

파괴된 생태계와 만신창이가 된 어민들의 삶에 대한 조명도 했다.

그나마 아직 양식업으로 쇠퇴해가는 서해의 수산물 시장을

받쳐주고 있는 가로림만에도 갔다.

가로림만 역시 개발의 압력을 받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라는 조력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었다.

 

간척지 조성 이후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자리매김한 천수만.

세계철새기행전이 열리고 있는 철새들의 낙원 천수만을 찾아갔다.

천수만 역시 서해안 전체의 개발 압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태안과 서산 양쪽에서 개발의 압력을 받고 있는 형편이었다.

대규모의 관광레저단지 조성을 두고 개발과 보전 사이의 갈등이

만만치 않았다.

 

경기만 쪽의 천일염전들 역시 골프장 건설 등 개발의 대세에 밀려

그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 형편이었다.

 

서해를 찾아가 새들과 어류와 갯펄에 사는 동식물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주민들을 만나면서

우리는 여러 차례 가슴이 답답해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매립으로 황금어장과 갯펄을 잃고 살 길이 막막해진 어민들의

모습이 가장 가슴 아팠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그들에게 유조선 기름유출 사고라는

엄청난 일이 닥쳤다.

죽음의 바다로 변해가는 서해를 생각하면 가슴이 오그라드는 것 같다.

도대체 앞으로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바다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야 할까?

삶의 터전이고 생명 그 자체인 바다.

수많은 생명체들이 기대어 살아가는 그 거대한 삶터에 닥친

이 재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석유를 싣고 바다를 오가면서 그것이 잘못되었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대비하지 않은 인간들의 무지와 무책임에

그저 망연할 따름이다.

 

우울하고 또 우울한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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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방...

<다큐여자-굿바이 시사저널!>편은 지난 주에 방송되지 못했고 수정지시대로 수정을 했지만

다시 불방 처분을 받았다.  이번 주에도 방송되지 못한다.

그런 다음주에는?

그것도 불투명하다.

아주 방송되지 못할 수도 있다.

스트레스로 머리가 날아갈 것 같은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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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다큐여자-굿바이 시사저널! 희망을 보다!

EBS다큐여자-굿바이 시사저널! 희망을 보다!
7월 25일(수), 26일(목), 27일(금) 저녁 9시 20분 방송
 
이번 다큐여자는 시사저널에 사표를 낸 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파업에 참여한 기자들 중 장영희, 김은남, 안은주라는 세 사람의 여기자를 중심으로
이제는 전직 시사저널 기자가 된 기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나는 꿈을 이룬 사람입니다. 대학 때 처음 보고 이 매체의 기자가 되고싶다고 생각했던
시사저널의 기자가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이곳을 떠나게 되다니...'
 -안은주 기자
 
'시사저널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합니다..'
 -김은남 기자
 
'참혹했습니다. 인간 대접을 못받은 곳에 내가 그렇게 너무 오래 있었구나...'
 -장영희 기자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오래 사랑했던 시사저널과 결별하게 했을까요?
 
무려 80개에 달하는 촬영 테입을 밤 새워 프리뷰하며 저는 정말로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래 사진이 실린 우리PD는 촬영 기간 내내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들여다 보며 울고
다녔습니다.
 
다큐멘터리는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취재 대상과 거리를 유지하고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원래 눈물이 많은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Daum에서 후배들이 붙여준 '씨닉'(냉소적인)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눈물에 밥을 말아먹었습니다.
7월 2일에 방영된 MBC의 PD수첩'기자로 산다는 것'을 보신 분들도 모두 울었다고
했습니다.
 
왜, 무엇이 그렇게 우리의 눈에서 눈물을 자아냈을까요?
이 사람들은 정말로 순진한 사람들입니다.
얼핏 보면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도 있는 '사건'을 계기로 그들은 고급스럽고
품위있는 국내 최고 시사주간지의 잘 나가는 기자에서 일터를 잃고 거리에
내동댕이쳐진 파업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6개월 넘게 월급 한 푼 못 받고 집에 있는 에어컨까지 내다 팔아가며
힘겨운 싸움을 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3페이지의 기사였습니다.
지난 2006년 6월 16일 밤 시사저널의 금창태 사장은 밤중에 인쇄소에서 경제면에
실릴 예정이었던 이 기사를 삭제했습니다.
삼성그룹의 이학수 부회장의 권한이 강화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습니다.
편집국에서는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물론 사장은 편집국장과 취재총괄팀장 등을 불러 이 기사의 삭제를 종용했었습니다.
중앙일보 출신의 금창태 사장은 자신과 삼성 경영진과의 친분관계를 들먹이며
삼성이 껄끄러워 할만한 기사는 싣지 말라고 한 것이죠.
편집국장은 회의를 소집해서 기자들의 의견을 물었고 기자들이 기사를 실어야 한다고
하자 사장에게 기사를 뺄 수 없다고 하면서 인쇄소로 넘긴 것입니다.
 
책에서 이 기사가 빠진 사실을 알게 된 편집국장은 항의성 사표를 던졌고
사측은 이를 즉시 수리해 버렸습니다.
이에 항의하는 장영희 취재총괄팀장에게 무기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내렸고
24명의 기자 중 무려 열일곱 명에게 징계를 내렸습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정말이지 기자들로서는 청천벽력이었습니다. 
 
기자들이 가장 분노한 것은 기사를 삭제한 그 자체도 문제였지만
그 과정의 몰상식함과 사태에 대응하는 사측의 태도였습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다수의 언론이 침묵하는 것을 보고 사측은 자신감을 얻었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시사저널사태에 대한 '알 권리'조차 빼앗긴 상황에서
기자들은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같은 언론계의 동료기자들이 그런 일을 당했는데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종이신문의 기자들은 자본권력 앞에서 이미 기자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그 일로 기자들은 노조를 결성하고 파업을 하고 사측의 직장폐쇄로 맞서며
1년을 끌다가 지난 7월 2일에 파업 기자 전원의 사표 제출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금창태 사장은 취재진과 독자, 시민단체 대표 등 23명을 고소하는 어이없는
행각을 벌였습니다.
 
우리가 장영희와 김은남, 안은주 기자를 취재하기 시작했을 때 김은남 기자는
제2기 노조집행부의 사무국장을 맡은 참이었고 사측과 협상을 벌이다가
사주인 심상기 회장의 서울문화사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회사측은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과는 커녕 나중에는 기자들에게
동료 5명의 목(사표)을 가져오면 나머지는 받아주겠다는 파렴치한 제안까지
했습니다.
 
촬영 도중 가장 마음 아팠던 부분은 김은남 기자와 정희상 기자(노조위원장)이
심상기 회장의 북아현동 집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모습입니다.
회사가 부도났을 때 2년 가까이 월급을 못받으면서도 지켜냈던 회산데,
18년을 이어온 시사저널의 전통을 포기할 수 없어서 마지막으로 심회장과의
만남과 대화를 시도해 보려는 노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심회장은 자기 회사에서 십수년을 근무해온 기자들이 오뉴월 땡볕에
밥을 굶고 있는데도 8일 동안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그들을 외면했습니다.
 
단식 8일째 되는 날 노조 총회를 열고 회사와의 결별과 새매체 창간에 뜻을 모은
그들은 드디어 그토록 사랑했던 '시사저널'의 장례식을 치릅니다.
편집국의 명패 앞에 흰 국화를 바치며 흐느끼는 기자들의 모습,
뒤돌아서서 눈물을 감추는 그들의 모습은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입니다.
왜냐하면 전직 시사저널 기자들이 새 매체를 꾸리기 위해 정기구독자와 투자자를
모은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틀 만에 1만원, 2만원의 푼돈으로 2억이 모아졌을 만큼
이 새 매체에 대한 시민들의 성원이 쏟아졌으니까요.
그 뒤로도 기자들 자신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많은 분들이 구독 신청과 투자를
약속하고 있습니다.
 
노순동 기자가 '도대체 우릴 뭘 믿고 그렇게 돈을 주십니까?'라는 글을 올렸을
정도니까요.
 
그들은 말합니다.
감히 뻔뻔하게 청합니다.
이름도 없습니다.  법인도 없습니다. 사무실도 없습니다. 그저 있는거라곤 새 매체에
함께 가기로 한 22명의 기자와 좋은 책을 만들겠다는 약속밖에는....
아, 그 뿐이 아닙니다. 
국내 주간지 중 가장 세련된 레이아웃을 자랑하는 시사저널을 만든 실력있는
비기자직 7명도 그들이 사표를 내는 날 함께 사표를 내고 새 매체에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최고의 인적 인프라...그것이 현재 그들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자산입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새로 만드는 책은 이전의 시사저널과 같으면서도 다를 거라고.
품위와 깊이와 공정성은 계승하되 좀더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소외된 곳을
더 깊숙이 조명하는 그런 책이 될거라고.
그들은 이제 거리에서 광고전단을 나눠주는 사람들 조차 외면하지 않습니다.
자기들의 일을 알리기 위해 거리에 나섰을 때 부딪친 무관심의 벽이 너무나
차가웠음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거리에 천막을 치고 겨울밤을 지새보았기 때문에
오뉴월 땡볕에 밥을 굶어가며 콘크리트 바닥에서 누워보았기 때문에
이제 그들은 노숙자의 심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반성합니다.
우리가 기자로 있었을 때 우리는 과연 소외당하고 외면당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가졌던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던가?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그들은 그것이 모두 빚임을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그 빚을 갚기 위해서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수없이 자문하고 있습니다.
적금을 깨고 휴가비를 아끼고 비상금을 털어 그들의 계좌에 돈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진정한 해피엔딩이 되려면 오는 9월 그들이 창간호를 내놨을 때
쌈지돈을 털어낸 독자들이 환한 웃음으로 그 책을 반길 수 있어야겠지요.
정말 잘 투자했다고 정말 정기구독하길 잘했다고 만족스러워 해야겠지요.
 
'뉴스를 볼 수도 안 볼 수도 없는 세상'이라고 후원금을 보낸 한 독자가 말했습니다.
언론에 대한 가없는 불신과 염증을 표현한 말이겠지요.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이란 이름으로 출발한 그들은 독자들의 그 엄중한 말 속에
담겨 있는 채찍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PD수첩이 시사저널 사태의 파국까지의 전말을 보고했다면
우리는 오히려 새 출발에 의미를 두고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 모진 시련을 겪으면서 그들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지 보여주고,
중병에 걸린 것이 아닌가 우려되는 우리 사회의 건강을 이 정도나마 유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상식을 존중하는 시민들의 힘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말 없는 다수의 희망입니다'
라는 후원자의 격려댓글처럼 그들이 다수의 희망을 비추는 빛으로 다시
돌아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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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물은 생명이다> - 시화호20년 연속기획(2) 탄도호는 제2의 시화호인가?

- 탄도호, 제2의 시화호인가?
 2007년 6월 29일 금요일 오후 4시30분 방송
 
 
1987년 6월, 첫삽을 뜬 시화호 방조제 공사가 시작된지 20년.
방조제 공사가 끝난지 2년 만인 96년, 바닷물이 드나드는 것을 막아버린 시화호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음의 호수'가 되었다.
담수화를 포기하고 98년 부터 해수를 유통시키면서 배수갑문 근처는 물이
깨끗해지기 시작하고 생태계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문제는 시화호 개발 사업 중 남측 간석지에 조성하기로 예정된 대송농업단지에
농업용수를 댈 수 없게 된 것.
시화호가 담수화를 포기했기 때문인데 농업단지 조성 사업자인 농촌공사는
시화호 안에 또다른 방조제를 쌓아 탄도호를 만들고 그 물을 담수화해서
농업용수로 사용하기로 하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바닷물을 막아 엄청난 재앙을 초래한 시화호의 전례가 있는데도 또다시
담수호를 계획하고 있는데 대해 환경단체와 시민들은 크게 분노하고 반대했지만
이미 사업 승인이 난 탄도호 방조제 공사와 간척지 조성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시화호 방조제를 조성할 때도 그랬지만 탄도호 역시 이곳으로 흘러드는 물을
오염시키는 요인들을 미리 차단하고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마땅한 순서인데도
방조제 공사부터 진행하고 있다.
탄도호 상류 쪽인 송산면 일대에는 영세한 규모의 축산농가들이 산재해 있고
축산폐수는 정화되지 않은 채 하천으로 무단 방류되고 있다.
가장 오염이 심한 양돈축사에서 버려지는 배설물과 폐수들은 시커먼 색깔만
보아도 오염의 정도를 알 수 있으며 악취 또한 말할 수 없다.
이렇게 버려진 축산폐수는 이미 간척지가 조성된 하류 지역까지 흘러와
수로를 막아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물길을 내기 위해 포크레인을 동원해서 시궁창을 퍼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오염되어 있는 하천 주변의 농가들은 상수도가 없어서 지하수를
끌어올려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아직 수질 검사를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바닷물이 유통되던 시절에는 온갖 고기들이 잡히던 깨끗한 물이
현재 이렇게 오염되어 있다는 주민들의 주장은 탄도호가 완성되고 난 후에
닥칠 심각한 수질 오염에 대한 경고처럼 들린다.
온 집안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파리떼로 뒤덮여 있는 모습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 주민들이 처해 있는 불결한 환경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게 한다.
 
사업시행자인 농촌공사 측이나 환경기초시설을 마련해야 할 화성시 측에서는
계획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행 시기나 예산은 책정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sbs뉴스제작팀의 협조로 수중촬영을 해 본 결과 배수갑문 쪽의 시화호에는
물고기나 해초류들이 살아있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탄도호 안은 이미
아무런 생명체도 살아있지 않은 죽음의 정적만이 감돌고 있었다.
이곳이 풍요로운 어장이었던 시절의 흔적인 버려진 그물망들 사이로
뻘흙에서 올라오는 시커먼 부유물질만이 떠다니고 물빛 또한 흐려 시야를
가로막고 있을 뿐이었다.
 
방조제가 조성되면서 만을 끼고 있는 어촌이었던 작은 섬에서 뭍이 되어버린
우도를 찾아갔다.
맛과 향이 좋기로 유명했던 남양굴을 생산하던 굴양식장을 대대로 지켜왔던
어도 주민들은 이제 녹쓴 어구들을 보며 어촌이었던 시절을 회상하고 있을
뿐이었다.
 
새로 조성된 간석지에 가경작 형태로 논농사를 짓고 있는 마을사람들.
염기가 빠지지 않은 논에서는 모내기를 한 어린 모들이 하얗게 말라죽고
있었다.   양수기를 동원해서 지하수를 논에 대면서 어떡하든 모를 살려 보려고
애를 쓰는 주민들.  어업을 하던 이들에게 농사일은 버겁기만 한 모습이었다.
죽은 모를 골라내고 새로 모내기를 하려고 모판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 모들이
얼마나 살아남아 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들은 사철 풍요로운 먹거리를 대주던 자신들의 기름진 경작지, 바다와
갯벌을 그리워하고 있다.
 
탄도호는 오염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그 밖에도 담수화에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유역면적이 적어 빗물을 함양하기 힘들고 흘러드는
하천이 너무 빈약해서 담수화에 필요한 수량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런 문제를 알고 있는 농촌공사에서는 10킬로미터 떨어진 화성호에서 물을
끌어오기 위한 배수로 공사를 하겠다고 하는데.......
배수로 조성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감안하면 실효성이 없는 계획인데다가
화성호 자체가 방조제 공사가 다 끝나고 나서도 수질 오염을 우려해서
배수갑문을 닫지 못하고 계속해서 해수를 유통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화성호 주변의 하천들도 축산폐수와 생활하수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을
뿐 아니라 건천화가 심각해서 화성호 역시 수질을 보전하고 담수화를 실현하기는 요원해 보인다. 
 
개발로 멍들어 가는 것은 바다와 하천 만이 아니다.
방조제 공사와 매립에 필요한 골재를 채취하기 위해 인근의 야산들은 거의 모두
제 살을 깎아 바치고 있는 모습이다.
 
골재 채취로 사라져 가는 척박한 야산의 돌 틈에서도 생명체들은 끈질긴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20년을 시화호 지킴이로 살아온 최종인씨와 함께 올라가본
산 위에서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춰버린 희귀한 야생초 대부냉이가 뿌리를 내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척박한 땅에서도 살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 식물
들도 골재 채취가 더욱 가속화되면 더 이상 뿌리 내릴 장소를 찾지 못할 것이다.
 
물길이 막혀버린 황량한 갯벌은 말라죽은 게들의 무덤이 되어 있었는데...
갯벌을 관찰하던 최종인씨가 갑자가 뜀박질을 하기 시작했다.
뒤를 따라가 보니 어린 흰물떼새 한 마리가 이 죽음의 갯벌에서 용케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가 가장 소중한 유산임을 너무 쉽게 잊어가는 사람들.
시화호가 죽음의 위기에서 바닷물을 수혈 받아 겨우 숨을 쉬고 있는데도
친환경적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20년 전보다 더 많은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시화호 일대의 모습은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시화호의 수질 오염을 두고 80년대 전반에 걸친 환경의식의 결여가 그 원인이라는 진단을 내린 감사원의 발표가 언론에 대서특필된 것이 10년 전의 일이다.
시화호 방조제 안에 또다른 방조제를 쌓아 탄도호를 조성하고 있는 지금
또하나의 죽음의 호수를 만들어 또다른 재앙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반성이 필요하다.
 
*6월 22일 <뉴스속보>가 긴급편성되어 <물은 생명이다>방송이 29일로
연기되었습니다.
 

<물은 생명이다>는 인터넷으로 무료방송보기가 가능합니다.  회원가입만 하시면 됩니다.

아래 주소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http://tv.sbs.co.kr/water/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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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물은 생명이다> - 생명의 터전-논을 살리자

- 생명의 터전-논을 살리자
 2007년 6월 8일 금요일 오후 4시30분 방송
 
#. 프롤로그
 
  논은 녹색댐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저류지의 역할을 함으로서 홍수를 예방한다.
  논은 벼의 광합성작용으로 대기에 산소를 공급해 주는 역할도 한다.
  논은 물을 품고 있어서 한 여름 대기의 온도를 낮춰준다.
  이런 논은 습지로서의 기능을 하면서 가장 작은 생물들을 살아가게 해서 생물종의
  다양성을 유지시켜 기초생태계를 떠받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논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 VCR1 -논의 매립 현장
 
  철새들의 먹이터 구실을 하던 김포의 홍도평.
  겨울철 보호조류인 재두루미가 날아와 먹이를 구하는 평야인 홍도평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겨울철새들은 중간기착지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 있다.
  밭으로 사용하겠다며 매립하고 있는 홍도평의 논들....도로와 같은 높이로 높다랗게
  흙을 쌓아올린 홍도평의 논들은 매립토 자체가 건축폐기물이 잔뜩 섞여 있어 밭으로
  사용한다는건 빈말이고 창고를 짓는다든가 다른 용도로 사용할거라는 의혹을 불러
  일으킨다.
  김포의 또다른 논들은 매립 후 화원이 들어서 있는데 절대농지인 논을 매립해서
  농사가 아닌 판매업인 화원으로 임대해 주고 있는 것은 그 자체가 불법이다.
  고양시의 논들은 매립 후 농업용 창고로 허가를 내어 지어서 물류 창고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인데 이것은 불법 용도 변경의 사례다.
  매립해서 하우스나 밭으로 사용하고 있는 논들은 주변의 논들을 매립하면서 흙을
  높이 쌓아올리니까 자기들도 물이 모여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더 높게 흙을
  쌓을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자꾸만 논이었던 자리가 높아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논이 매립되어 다른 용도로 사용되면서 농촌공사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들어 놓은 농수로는 무용지물이 되어 생활하수가 모여들고 쓰레기로 가득 찬
  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양시는 현재 제2킨텍스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만평의 논을 매립해 놓은 상태고
  킨텍스 안의 한류우드 조성지 역시 논을 매립한 것이다.
  고양시에서 이렇게 대규모로 논을 매립하게 되면서 저류지로서의 논이 적어지자
  장마철을 앞두고 홍수의 위험이 대두되고 있다.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면서 천변에 꽃창포를 심어놓았던 원당천 같은 경우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자연형 하천 복원을 포기하고 하천 폭을 넓히고 다시
  콘크리트 호안으로 직강화되고 있다.
  예산의 낭비와 함께 친환경적인 자연형 하천 복원 계획이 완전히 무산되었다는 아쉬움을
  남기는데...
  고양시에서는 훙수 대책으로 배수지를 만들고 펌핑 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2. VCR2 - 유기농법은 대안인가?
 
  비무장지대 안에서 비교적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철새들의 낙원으로 불리는
  철원평야.
  이곳에서 우렁이와 참게 등을 이용한 유기농법으로 논 농사를 짓는 곳이 있다.
  우렁이와 참게가 잡초를 제거하는 역할을 해주면서 제초제 등 농약 사용을 하지 않고
  인공비료 대신 쌀겨 등 천연비료를 사용해서 무농약 유기농 쌀을 생산해서 농가 소득도
  높이고 논의 생태적 기능도 회복시키고 있다.
  유기농법을 하는 논 주변의 도랑에는 개구리들이 올챙이를 낳고 다양한 수서생물들이
  살고 있으며 미꾸라지와 거머리 등도 활개를 치며 살고 있다.
  논 옆을 흐르는 도랑은 산에서 내려오는 지하수와 빗물이 섞여 있고 논물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물의 흐름을 연결시키고 다양한 생물들이 오고 가는 생태통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도랑 뿐만 아니라 논 옆의 둠벙 역시 습지로서의 논의 기능을 보완해 주면서 그 자체로
  기초 생태계 생물의 종 다양성을 유지시켜 준다.
  거머리와 수서곤충들, 미꾸라지 등의 민물고기들이 함께 살아가는 둠벙 역시 논과
  더불어 중요한 생태적 기능을 보여 준다.
 
  충남 홍성에도 유기농법으로 논 농사를 짓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는 모내기 자체를 지금까지의 관행농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하고 있는데
  모판에서 기른 모를 무더기로 심던 것과는 달리 모 자체는 한 두 줄기만 있되
  뿌리가 살아있어서 모를 심고 난 뒤에 모 하나에서 새끼 치기를 해서 많은 모가
  살아나게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모가 자생적인 방식으로 모의 갯수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논의 유기물을
  활성화시키고 더 건강한 모로 활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생산량을 늘리는 위주로 해왔던 논 농사에서 이제는 양질의 쌀을 생산해내는
  질 위주의 논 농사로 개념을 바꾸어 나가려고 하고 있다.
  현재 유기농법으로 논 농사를 하고 있는 논에 학생들이 나와서 생태 조사를 해본
  결과 역시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논은 단순히 쌀을 생산해 내는 터전으로서 뿐만 아니라 생물 종의 다양성을
  유지시켜 주는 기초 단위로 보고 내륙습지로서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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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다큐여자 책 읽어주는 엄마-김인자

EBS다큐여자  책 읽어주는 엄마-김인자

5월 30일(수), 31일(목), 6월 1일(금) 저녁 9시 20분 방송

 

김인자씨는 초등학교 5학년, 2학년인 두 딸을 키우는 주부다.

어린 시절, 책을 너무 읽고 싶었지만 집안이 가난해서 읽을 수 없었던

그녀...

엄마가 되면서 그녀는 자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가 책을 읽어주었던 아이들은 이제 책 읽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인자씨는 책 읽는 기쁨을 자기 아이들 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학교에 나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인자씨는 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이며

엄마, 아빠가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과 공통의 경험을 만들어

강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김인자씨는 자기 아이들이 다니는 인천 신대초등학교에 '꿈마루'라는

도서관을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어머니도서위원회를 만들어 다른 서른 한명의 엄마들과 함께

아이들이 내 집처럼 편안하게 와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었다.

'꿈마루'에는 딱딱한 책상과 의자 대신 평상과 소파가 있다.

아이들은 누워서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도서관에 와서 잘 수도 있다.

도서관의 벽면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밝은 색깔로 칠하고

서가는 아이들이 마음대로 책을 꺼내볼 수 있게 낮게 설치했다.

숨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특성에 맞춰 곳곳에 숨을 수 있는 공간들이

있고, 원두막과 다락방도 있다.

친구들에게 자기가 읽은 좋은 책을 권해주는 편지를 배달해 주는

희망의 우체통에는 아이들이 쓴 편지가 날마다 쌓여있다.

하루 4,500명의 아이들이 도서관에 와서 책을 읽고 책을 빌려가는

신대초등학교는 아이들의 학력도 크게 향상되었다.

 

김인자씨는 네 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엄마의 친정 마을인 김포의

작은 면소재지에서 엄마와 단 둘이 살았다.

아버지 대신 자기를 사랑해준 외삼촌을 찾아간 인자씨는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에 눈물을 흘리는데...

홀로 분식점을 하며 인자씨를 길러낸 엄마는 인자씨가 몸이 약한데

도서관 일로 분주한 것을 안타까워 한다.

 

도서관 일 뿐만 아니라 교육청의 학부모 나름이 강사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도서관 만드는 일로 분주한 김인자씨.

그녀는 학부모 강의도 많이 하는데 주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책을

읽어줄 것이며 책을 통해서 아이들과 어떤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알려준다.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가 책을 읽어주는 것을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려주고, 아이들이 책을 읽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어려운 책이 아니라 그림책부터 읽어주라고 권하는데

그림책 속에는 글자로 표현되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데 좋고 읽어주는

엄마,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도 풍성하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인자씨의 건강과 집안일 때문에 책 문화 활동을

반대하던 남편도 이제는 그녀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

 

인자씨는 대안학교에 나가서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대화를 나눈다.

마음의 허기가 많은 그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다는 인자씨.

그녀는 오늘도 책 읽는 기쁨을 더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서

책을 들고 분주히 길을 나선다.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들에게 꼭 책을 읽어준다는 그녀.

엄마가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잠드는 아이들은 행복하다고

믿는 그녀는 아이들이 행복하면 자기도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책 읽어주기는 엄마, 아빠가 아이들에게 해주는 영혼의 스킨쉽이라고

오늘부터 꼭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라고 그녀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단다.

 

그녀를 만나고 그녀에 대한 프로그램을 하는 일은 즐거웠다.

나 역시 책을 사랑하고 책 읽는 기쁨을 알기 때문이다.

요즘은 너무나 뜸해진 책과의 데이트를 다시 시작해야겠다.

책 읽어주는 엄마 김인자씨, 그녀는 참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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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물은 생명이다>도심 속의 생태 놀이터-습지의 재발견

 

2007.5.25. 금요일 오후 4시 30분 방송

도심 속의 생태 놀이터-습지의 재발견   

 

습지는 가장 작은 생명체들이 깃들어 사는 곳이다.

한 움큼의 물만 고여 있어도 그곳에 알을 낳고 생명을 키워내는

수서곤충들-잠자리와 소금쟁이-그리고 양서류인 두꺼비와 개구리들.

안양천 주변 도심 가까이에 있는 작은 습지들은 도시 아이들이

즐겁게 놀면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놀이터이자 생태학습장이다.

 

광명시 하안동의 안터습지.

주택이 빼곡이 들어찬 도시 한 가운데 애기부들이 파란 잎을 피워내고

멸종 위기에 있어 환경부 보호종으로 지정된 금개구리가 서식하는

습지가 있다.

주말이면 근처의 시민들이 가족끼리 이 습터를 찾아와 아이들과 함께

올챙이를 잡아 보고 거미를 관찰하기도 한다.

맨발로 습지에 들어가 뜰채로 생물을 채집해 본 어린이들은 생명의

신비에 감탄하고 습지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원래는 저수지였던 안터습지는 광명시에서 생태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인데 습지에 물을 공급해주는 지하수가 개발로 인해 자꾸만

줄어들면서 육지화가 진행되어 습지 면적이 줄어들고 있어서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양지천이 안양천과 만나는 연현마을 근처에는 작은 습지들이 있다.

연현중학교 학생들은 특별활동으로 매주 이곳을 찾아와 생태계를

모니터링한다.

안양천이 2급수의 맑은 물을 되찾게 된 상징이 된 참게를 관찰하고

하천 주변의 풀밭에서 살고 있는 달팽이와 곤충들을 관찰해서 글과

그림으로 남긴다.

학생들이 꾸준히 계속해온 이런 기록들이 안양천을 이해하는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낚시터가 되어버린 근처의 작은 저수지는 관리 소홀로 쓰레기들이

함부로 버려져 있어 안타까운 모습인데 이런 작은 습지들도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의천 상류에 자리잡고 있는 백운호수.

논에 물을 대던 저수지였지만 평촌신도시 개발 이후 열병합발전소에

냉각수를 대고 학의천에 물을 방류해서 수량을 유지시키고 있다.

안양천 살리기를 하면서 낚시를 금지시키고 외래어종인 베스를

퇴치하는 등 수질 관리에 힘쓴 결과 현재는 비교적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호수 주변의 농경지인데 이곳은 원래 홍수 때 범람을 대비해

남겨 놓아야 하는 유수지이다.

저수지를 소유하고 있는 농촌공사에서 용도 외 사용으로 농민들에게

임대해 주고 있는데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지만 농사를 지으면서 농약

을 사용하는 등 비점오염원이 생겨나 비가 오면 호수로 흘러든다.

백운호수와 학의천의 수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수지를 자연상태로

보존한다면 좋은 습지로 남아 건강한 기초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의왕시의 임대주택단지 개발예정지인 포일지구.

주택단지로 수용된 논이 있던 자리에 습지가 생겨나 두꺼비와

개구리들의 산란장이 되고 새들도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주거지가 수용되어 이주하면서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물길을

막아버려 두꺼비와 개구리의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 습지는 주택단지와 연결되는 왕복8차선 도로가 들어서도록

예정되어 있는데 환경단체에서는 이 습지를 보존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산개구리들이 알을 낳는 장소였던 청계사천 주변의 개구리논.

이제 그곳에는 주택이 들어서서 개구리논은 사라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어린이들이 논과 청계사천 사이에 마련된 생태통로를

지나가 올챙이들을 방류해 주는 생태학습장이었던 곳이다.

사유지이기 때문에 논을 없애는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갈 곳이 없어진 개구리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산본천 상류 수리산 계곡의 초막골 습지.

저수지였던 곳인데 지금은 생태계가 잘 보존된 자연 습지로 남아있다.

어린이들과 학생들의 좋은 생태학습장이 되어주고 있는 초막골 습지

는 물이 깨끗해서 도룡뇽이 알을 낳고 잠자리를 비롯한 다양한 곤충

들이 살고 있다.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보존할 계획이라는 초막골 습지는 도심 속의

생태 놀이터로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다.

 

도심 속에 남아있는 작은 습지들은 적은 양의 물만 고여 있어도

생명이 깃드는 신비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가장 작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습지는 먹이사슬의 가장 밑바닥을

이루는 기초생태계를 떠받들어 생태계 전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게

하는 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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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 파탈...그리고 정염

팜므 파탈...femme fatale

 

팜므는 프랑스어()로 '여성', 파탈은 '숙명적인, 운명적인'을 뜻한다. 19세기 낭만주의 작가들에 의해 문학작품에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 미술·연극·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확산되어, 남성을 죽음이나 고통 등 치명적 상황으로 몰고가는 '악녀', '요부'를 뜻하는 말로까지 확대·변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운명적'이라는 말은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굴레를 뜻한다. 즉 팜므 파탈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런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될 숙명을 타고난 여성이다. 따라서 팜므 파탈과 관계를 맺고 있는 남성 역시 팜므 파탈의 손아귀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남성을 압도하는 섬뜩한 매력과 강인한 흡인력 앞에서 남성은 끝내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 팜므 파탈의 속성이다. 이런 점에서 팜므 파탈은 종교적·신화적인 성격이 강하다.

문학작품 등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팜므 파탈의 예로는, 뱀의 꾐에 빠져 금단()의 열매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하와(이브), 헤로데스를 춤으로 유혹해 그로 하여금 세례 요한을 죽게 하는 《신약성서》의 살로메 등을 들 수 있다. 그 밖에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하여 젊은 시인을 유혹하는 라미아(Lamia:그리스신화에서 어린이를 잡아 먹는 요부), 하나의 몸에 사자·염소·뱀 등 3개의 머리를 한 키마이라 등도 팜므 파탈로 그려진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주로 영화 용어로 많이 쓰이는데, 거부할 수 없는 묘한 매력과 아름다움을 이용해 남자 주인공의 운명을 예기치 않은 나락으로 빠뜨려 헤어날 수 없게 만드는 악녀를 가리킨다. 이 경우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학예()의 여신 뮤즈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치명적인 여성 캐릭터 팜므 파탈....
피할 수 없는 파괴의 냄새를 풍기는 사랑의 숙명....
정염이라는 말과 함께 떠오르는 팜므 파탈의 이미지.....
 
시속 180킬로미터의 속도로 파괴를 향해 질주할 때 어른거리는 여인의 모습....
 
                얼음 위에 댓잎 자리 보아 
                님과 함께 얼어죽을 망정
               정 둔 이 밤 더디 새오시라
               더디 새오시라
 
고려 속요의 가사 속에 떠오르는 여인의 이미지 역시 팜므 파탈...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정열...사랑 보다 강한 중독....관능 보다 독한 유혹...
사마귀의 정사를 떠올리게 하는....
사랑보다 두려운 유혹은 정염,
팜므 파탈과 정염에 대한  생각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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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말...말

 

그저 모든 것을 말로만 때우려는 사람들이 지겹다.

제대로 된 말을 할 줄도 모르면서 립서비스를 남발하는 사람들이 역겹다.

그리고 말을 글로 써야하는 내 직업이 두렵다.

말과 글은 다른 것이다.

 

차라리 말하지 않는 사람들이 반갑다.

입에 발린 말 따위 하지 않는 사람들.

마음에 없는 말 같은 건 아예 입에 올리지 않는 사람들.

꼭 듣고 싶은 말 조차도 해주지 않는 사람들.

차라리 그들이 더 고맙다.

책일질 수 없는 말을 하는 것보다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나를 위해서 당신들을 위해서 더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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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이시우씨 구속 기사

 
 
"제 남편,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마세요!"
[현장] 국가보안법 폐지 걸고 21일째 단식중인 이시우씨 특별면회
 
장윤선 기자
 
 
▲ 지난 4월 16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평화사진작가 이시우씨의 아내 김은옥씨.
 
ⓒ 오마이뉴스 장윤선
"남편이 21일째 단식하고 있습니다. 서울 옥인동 대공분실에서 첫 면회를 할 때 그는 '국가보안법을 안고 함께 죽기로 각오했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본 남편은 한번 말하면 반드시 그대로 하는 사람입니다. 제발, 제 남편이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마세요. 석방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지난 4월 19일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평화사진작가 이시우(39ㆍ본명 이승구)씨의 부인 김은옥(42)씨는 9일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석방 촉구 기자회견'에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남편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똑같은 피의자 신분이었지만 대우가 천양지차였던 것도 섭섭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이동스튜디오까지 차려놓고 밤새우며 김 회장 부자를 취재하는 것도 그러려니 했다. 같은 공간에 수감돼 있는 남편에 대해 단 한 줄도 쓰지 않아도 '기자들 그렇지 뭐' 했다.

그러나, 사람이 21일 동안 곡기를 끊고 묵비권을 행사하는데도 무반응인 것에는 화가 났다. 무심코 넘기기에는 남편의 건강이 점차 나빠지고 있다. 그것은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밥을 굶고 있는 남편이 한술이라도 뜬다면 더 바랄 게 없는 상황이 됐다.

백발의 노신부, 문정현 신부의 눈물

김씨는 이날 오후 4시 문정현 신부와 함께 서울 서초동 검찰 청사를 찾았다. 서울지검 공안1부에서 조사를 받던 이시우씨는 휴게실에 미리 나와 김씨와 문 신부를 맞이했다. 이씨의 표정은 밝았지만 한 마디씩 이어가는 게 힘겹게 느껴졌다. 서울구치소 교도관들은 일시적이지만 마비증상이 있었다면서 의사의 검진이 필요한 상태라고 전했다.

교도관들의 말을 듣던 김은옥씨가 눈시울을 붉히자 이씨는 웃으면서 "문제없다"며 "잘 판단 하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국가보안법이 폐지될 때까지 단식으로 항거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불변이었다.

백발의 노 신부는 이시우씨의 넉넉한 웃음을 바라보다 울컥했다. 눈물로 안타까움을 전하던 문 신부는 검게 그을린 두 손을 마주한 채로 "나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25일간 단식했던 사람"이라며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탄식했다.

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국가보안법이 노무현정권 말기가 되니 어느새 다시 살아나 꿈틀거리며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활동을 개시한 것은 진보진영의 치욕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비분강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보안법이 사문화 된 법이라고 했지만 영어의 몸이 된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가보안법 사문화는 결국 거짓말이 됐다며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검찰 면회에 동행했던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회장은 이씨에게 "당신의 결정을 믿는다"면서 "어떻게 힘을 보탤 수 있는지 밖에서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여러분들이 나 하나를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죄송하다"면서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은 감옥에서도 사회에서도 계속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씨의 부인 김은옥씨는 말이 없었다. 밥을 계속 굶을 것이라면 물과 소금이라도 자주 마셨으면 좋겠다는 게 그녀의 당부였다. 기력이 쇠잔해진 이시우씨가 약 10분간의 면회를 마치고 간단한 포옹을 한 뒤 표표히 사라지자 부인 김씨는 다시 검사의 방으로 향했다.

"검사님, 남편이 20일 동안 화장실 한번 못 갔어요"

"검사님, 남편이 20일간 단 한번도 화장실에 못 갔어요.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남편이 검사실로 조사받으러 오면 물 좀 충분히 주세요. 하루에 2리터는 족히 마셔야 버틸 수 있습니다. 남편이 물을 달라고 요구할 때까지 기다리지 마시고, 먼저 물을 건네셨으면 합니다."

김은옥씨는 가방 끈을 빙빙 돌리면서 몇 차례 당부했다. 말을 마치고 검사실을 나오는 복도에서 김씨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아들인 모양이었다. 아침에 끓여놓은 청국장과 반찬을 꺼내먹으라고 당부하는 목소리는 매우 밝았다. 힘겨운 일이 있어도 결코 웃는 낯을 버리지 않는다는 그녀의 말끝에는 삶의 피로도가 뚝뚝 묻어났다.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아이와 먹고살기도 바쁜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이 구속돼 더 살기 어렵게 됐다거나, 길거리에 나앉지 않고 사는 게 인생 최대의 목표라거나,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인천 강화로 삶터를 옮긴 뒤 동네사람들과 '자장면 파티'를 할 생각이었는데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파토 났다고 말하는 대목은 차라리 슬픔이었다.

 
▲ 평화사진작가 이시우 석방대책위는 9일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석방촉구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장윤선
 

이에 앞서 열린 '이시우씨 석방 촉구 기자회견'에서 최병모 변호사(전 민변 회장)는 "사상과 양심,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이 다시 살아 여러 사람들을 옥죄는 걸 보면 80년대 군사정권이 체육관선거를 자행하던 때와 뭐가 달라진 것인지 의문"이라며 "민선 민간정부가 무려 3차례나 들어섰지만 아직도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는데 과연 민주화 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최 변호사는 "주한미군측이 브리핑을 통해 공개한 내용을 사진 찍고 기사 썼다고 해서 수사기관이 나서 기밀이라고 난리치면서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면서 "주인 눈치 보면서 노예 노릇하는 미국의 속국 아닌지, 식민지가 아니고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개탄했다.

또한 최 변호사는 "국가보안법 존폐는 민주화 정도와 연결되는 것"이라며 "아직 민주화 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국가보안법의 희생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사회민주화를 위해 더 싸워야 한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데 힘을 보태달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표현의 자유 억압하는 국가보안법 여전히 활보

소설가 정도상씨는 "이번 이시우씨 구속사건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헌법이 보장하는 창작의 자유를 침해한 것에 대한 저항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정씨는 "국가보안법은 생명과 평화를 저해하는 법"이라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활동이 개인을 넘어 사회적 확대, 국가적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작가 이상엽(이미지프레스 대표)씨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에게는 작업의 유사성이 있다"며 "공안당국이 다큐 사진가들에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국가보안법 잣대를 들이댄다면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개탄했다.

이씨는 또 "해외의 유명작가들도 이시우씨와 마찬가지로 DMZ를 많이 촬영했었다"면서 "이시우씨의 사진을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 탐지ㆍ회합통신으로 처벌하기에는 너무 아름답지 않느냐"고 말했다. 분단을 바라보는 예술적인 의지가 담긴 사진이라는 것이다.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오늘 같은 일을 당하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2007-05-09 19:37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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