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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의 생태 놀이터-습지의 재발견
습지는 가장 작은 생명체들이 깃들어 사는 곳이다.
한 움큼의 물만 고여 있어도 그곳에 알을 낳고 생명을 키워내는
수서곤충들-잠자리와 소금쟁이-그리고 양서류인 두꺼비와 개구리들.
안양천 주변 도심 가까이에 있는 작은 습지들은 도시 아이들이
즐겁게 놀면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놀이터이자 생태학습장이다.
광명시 하안동의 안터습지.
주택이 빼곡이 들어찬 도시 한 가운데 애기부들이 파란 잎을 피워내고
멸종 위기에 있어 환경부 보호종으로 지정된 금개구리가 서식하는
습지가 있다.
주말이면 근처의 시민들이 가족끼리 이 습터를 찾아와 아이들과 함께
올챙이를 잡아 보고 거미를 관찰하기도 한다.
맨발로 습지에 들어가 뜰채로 생물을 채집해 본 어린이들은 생명의
신비에 감탄하고 습지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원래는 저수지였던 안터습지는 광명시에서 생태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인데 습지에 물을 공급해주는 지하수가 개발로 인해 자꾸만
줄어들면서 육지화가 진행되어 습지 면적이 줄어들고 있어서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양지천이 안양천과 만나는 연현마을 근처에는 작은 습지들이 있다.
연현중학교 학생들은 특별활동으로 매주 이곳을 찾아와 생태계를
모니터링한다.
안양천이 2급수의 맑은 물을 되찾게 된 상징이 된 참게를 관찰하고
하천 주변의 풀밭에서 살고 있는 달팽이와 곤충들을 관찰해서 글과
그림으로 남긴다.
학생들이 꾸준히 계속해온 이런 기록들이 안양천을 이해하는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낚시터가 되어버린 근처의 작은 저수지는 관리 소홀로 쓰레기들이
함부로 버려져 있어 안타까운 모습인데 이런 작은 습지들도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의천 상류에 자리잡고 있는 백운호수.
논에 물을 대던 저수지였지만 평촌신도시 개발 이후 열병합발전소에
냉각수를 대고 학의천에 물을 방류해서 수량을 유지시키고 있다.
안양천 살리기를 하면서 낚시를 금지시키고 외래어종인 베스를
퇴치하는 등 수질 관리에 힘쓴 결과 현재는 비교적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호수 주변의 농경지인데 이곳은 원래 홍수 때 범람을 대비해
남겨 놓아야 하는 유수지이다.
저수지를 소유하고 있는 농촌공사에서 용도 외 사용으로 농민들에게
임대해 주고 있는데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지만 농사를 지으면서 농약
을 사용하는 등 비점오염원이 생겨나 비가 오면 호수로 흘러든다.
백운호수와 학의천의 수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수지를 자연상태로
보존한다면 좋은 습지로 남아 건강한 기초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의왕시의 임대주택단지 개발예정지인 포일지구.
주택단지로 수용된 논이 있던 자리에 습지가 생겨나 두꺼비와
개구리들의 산란장이 되고 새들도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주거지가 수용되어 이주하면서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물길을
막아버려 두꺼비와 개구리의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 습지는 주택단지와 연결되는 왕복8차선 도로가 들어서도록
예정되어 있는데 환경단체에서는 이 습지를 보존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산개구리들이 알을 낳는 장소였던 청계사천 주변의 개구리논.
이제 그곳에는 주택이 들어서서 개구리논은 사라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어린이들이 논과 청계사천 사이에 마련된 생태통로를
지나가 올챙이들을 방류해 주는 생태학습장이었던 곳이다.
사유지이기 때문에 논을 없애는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갈 곳이 없어진 개구리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산본천 상류 수리산 계곡의 초막골 습지.
저수지였던 곳인데 지금은 생태계가 잘 보존된 자연 습지로 남아있다.
어린이들과 학생들의 좋은 생태학습장이 되어주고 있는 초막골 습지
는 물이 깨끗해서 도룡뇽이 알을 낳고 잠자리를 비롯한 다양한 곤충
들이 살고 있다.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보존할 계획이라는 초막골 습지는 도심 속의
생태 놀이터로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다.
도심 속에 남아있는 작은 습지들은 적은 양의 물만 고여 있어도
생명이 깃드는 신비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가장 작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습지는 먹이사슬의 가장 밑바닥을
이루는 기초생태계를 떠받들어 생태계 전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게
하는 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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