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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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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21
    이명박을 고양시장으로!(4)
    말걸기
  2. 2008/05/21
    세상에 이런 일이(13)
    말걸기

이명박을 고양시장으로!

 

"이명박을 고양시장으로?

대통령 되어서는 사고만 치는 사람이 기초자치단체장 된다고 사고 안 치겠냐?

말도 안 되는 소리 작작해라!"

 

라고 해도 할 말 없다. 그런데 진짜 이명박이 당장 대통령 그만 두고 고양시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가끔씩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구친다.

 

우선 대통령 그만두면 미국산 쇠고기나 대운하 등 몇 가지 문제는 해결의 여지가 있지 않은가. 그것만으로도 지금과 비교해서는 당분간은 상황이 나아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럼 대통령 그만두고 말 일이지 고양시장은 왠 뻘소리일까만 사정은 이렇다.

 

요즘 고양시가 하는 짓 보면 이명박보다 나은 게 없다. 상가 상인들 장사 안 된다고 수십억 들여서 노점상을 싹 쓸어버렸는데, 그 돈을 노점상들 소득 파악하는 데에 쓰면 여럿 좋은 것 아닌가 싶다. 어차피 돈 별로 못 버는 저소득 노점상들이야 면세 대상일 뿐만 아니라 상가 상인들 수입을 얼마나 줄이겠냐. 돈 꽤 버는 탈세 온상 노점상들은 조져서 세금 물어야 할 대상이니 소득 파악하면 좋잖아. 이 기회에 상가 상인들도 함께 조져서 탈세 못하게 할 수 있잖아. 얼마나 좋아. 이런 좋은 일을 상가 상인들 로비 때문에 안 하고 애꿎은 노점상들만 밟아버리는 아주 무식한 짓을 고양시가 했다. 여기까지는 이명박과 다를 게 없겠구나.

 

이왕 별 재수 없는 것들이 기초단체장 할 거면 차라리 이명박이 나을 것 같은 점은 바로 '버스' 문제다.

 

고양시에 등록된 노선 버스를 타 보았는가? 이런 길거리 개똥만도 못한 대중교통은 아마 구미시에나 있을 것 같다. 구미시 버스로 말할 것 같으면, 시내를 시속 100Km로 주행하며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은 승하차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아예 태우지도 않고 승객이 많은 구간은 돈 많이 내야 하는 좌석버스 노선만 있고 온갖 기록 조작에 시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노선변경도 사장 맘대로 한다. 끝내 주지 않는가?

 

이 악명 높은 구미시 버스만큼은 아니지만 고양시 버스들도 장난 아니다. 난폭 운전에 승객 생까고 안 태우기는 기본이고 불친절도 하늘을 찌른다. 중앙차로가 만들어지면서 버스길이 구불구불해졌는데 이 길을 마구 달리면 몸이 오른쪽으로 쏠렸다 왼쪽으로 쏠린다. 서 있는 사람들은 팔뚝 굵어진다. 썅!

 

서울에서 고양시 곳곳에 들어오는 버스들이 늦게까지 있으니 고양시 대중교통 상황이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사 와서 살아보니 고양시 안에서 버스 타고 다니기란 정말 괴롭다. 뱅글뱅글 돌거나 비싼 광역버스 타야 하고 등등 노선이 비합리적이다.

 

이명박이 고양시장 되면 버스 하나는 처리하지 않을까 싶다. 어디 땅 파고 싶은 데 찾기는 하겠지만 지금 고양시도 여기 저기 땅 파고 있으니 크게 다를 것도 없겠다. 이명박이 서울시장을 거치면서 서울시 버스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노선도 정리되었지만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건 버스기사들의 운전 행태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아직도 가끔은 운전 이상하게 하는 버스기사들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는 이명박이 서울시장할 때 서울시내버스업체들을 갈군 결과라는 얘기가 있다. 버스업체를 돈으로 지원하면서 운전기사 급여나 복지에 약간의 향상을 요구했고 이에 항의하는 업체들을 혼내기 위해서 양대노총 출신을 시에서 고용해 감독토록 했단다.

 

난폭 운전과 승차 거부 등 버스운행에 문제가 있다면 운전기사들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기업이 서비스 정신을 저 멀리 '안드로메다'에 보내버린 이유가 더 클 것이다. 노선 합리화와 인간적 서비스를 위해서는 나름 '강력한 리더쉽'이 필요하고, 과거 행적으로 보아 이명박이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이 글은 '이명박 유용론'이 아니라 '고양시 버스 개똥론'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참으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세상에나 이런 일이 벌어졌다.

 

 

말걸기가 25분만에 반찬 다섯 가지를 마련해서 저녁밥을 먹었다.

 

 

겔뱅 말걸기는 지난 2년 간 주부랍시고 빈둥거리기 일쑤라 수련이 부족해 언제나 비효율적으로 집안일을 해왔다. 파란꼬리는 대충대충 설렁설렁 해도 후딱후딱 뭔가 하는데 말걸기는 그게 안되더랬다.

 

그런데... 너무너무 배가 고파서 가스 렌지 세 개를 동시에 돌리는 정말 이례적인 개인기를 보였던 것이다.

 

 

월요일 하루 종일 밖에서 공부하면 화요일엔 늦잠을 잔다. 요즘 아토피가 심해서 한의원에 다니는데 화요일과 금요일마다 간다. 일어나서 어영부여 밥차려 먹고 집안 정리하고 빨래를 삶으니 벌써 병원 갈 시간. 별로 한 것도 없이 시간은 잘 간다. 이게 말걸기식 저효율 가사노동.

 

병원 진료가 끝나니 저녁 시간. 배가 고파지는데 유혹이 한 가득이다. 병원 동네서부터 차 타고 집에 오는 내내 '뭐든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지나는 곳마다 '방앗간'이었다. 하지만 돈 쓰는 것도 아깝고 한의원에서 가리라는 음식도 많아 사 먹을 수가 없었다. 얼른 집에 가서 밥 해먹는 수밖에.

 

집에 오니 하다만 빨래와 설거지 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바닥도 닦아야 하겠고. 배고프니 밥부터 먹을까 했지만 밥을 먹으면 분명 퍼져서 TV나 보다가 '내일 하지 뭐' 할 게 분명했다. 그래서 설거지, 빨래, 청소, 밥을 했는데 이것도 순 말걸기식 비효율의 절정이었다. 해는 지고 어두워졌다.

 

디지게 배가 고팠다. 대충 먹어 치울까 하다가,

 

"하루에 설거지, 빨래, 청소를 다 했는데 대충 먹을 수는 없어! 이것 때문에 하고 싶은 몇 가지는 하지도 못했단 말야. 말걸기는 잘 먹을 권리가 있어! "

 

하며 당장 해먹을 수 있는 반찬들을 만들어댔다. 다섯 가지에 25분 걸렸다. 그 다섯 가지가 뭐냐면... 밝힐 수 없다. 남들은 다 그 정도나 그보다 더 많이 할 텐데 쪽팔리게시리... 어쨌든 주부 3년차만에 벌어진 놀라운 일임에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