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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노는 공간

최근 며칠 동안 낮시간 동안엔 사는 것이 흥이 나질 않는다.

햇빛도 너무 쩡하게 비치고, 시커멓게 퍼런 하늘을 이고 걷자니 어깨도 무겁다.

그래서 비장한 마음으로 샤월하고 길을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발길을 돌려 집안으로 다시 들어오기 일쑤.

그리고 나서는 낮시간동안 뭘하지? 생각하면서 자판만 두드리다

방안 전등 스위치를 켤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다시 나갈 마음의 차비가 끝나곤한다.

 

역시 백수는 밤이 즐거운가보다.

 

낮에는 심심함에 치를 떨다가 밤만 되면 어딜 그렇게 싸돌아 다니고 싶은겐지.

그렇지만 놀러다니고 싶은 곳은 모두 낮에만 문을 연다.

 

낡은 책들이 쌓인 고서점이나, 낮에 웹서핑으로 눈도장 찍어놓았던 전시회들,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내다 파는 소품들, 집안 잡동사니들과 그걸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밤이 되면 문을 닫거나, 사라지거나 , 다른 곳으로 떠나버린다.

 

밤에 노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책이나 그림들, 소리들은 밤에 닿아야 제대로된 촉감을 느낄 수 있는데...

밤에 춥기 때문에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 어떤 곳에서

책들을 쌓아 놓고, 그림들을 마낭 펼쳐놓고, 소리들은 버려두고

그렇게 노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이 와중에도 그 공간에서 밤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야간수당은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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