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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을하늘입니다. 경찰들로부터 머리(그것도 티가 안나는 뒤통수 위주로)를 집중적으로 얻어맞아 아직 조금 어질어질한 상태긴 합니다만,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기 전에 정리해놓는게 좋을 것 같아 글을 올리니다.
오 늘 '시국미사'는 그 단어가 주는 시대적 의미도 그렇지만, 저 개인적으로도 어렸을 적 오랫동안 성당에 다닌 적이 있었기에 오늘만은 꼭 참석해야할 것 같았습니다. 주말 밤샘의 여독이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였습니다만, '오늘은 미사만 참석하고, 우유 사가지고 일찍들어가야지'하는 가벼운 맘으로 갔습니다.
6시 20분경 도착해보니 아직 미사가 시작되지 않았는지 시청광장은 조용하더군요. 잔디밭에 앉아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시청건물 좌측(지하철 출구쪽)으로 사람들이 급히 몰려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또 무슨 안좋은 일이 일어난건가?' 싶어서 걸음을 재촉해서 가까이 가보았습니다.
'무슨일인가요?' 주위에 물으니 경찰이 사람을 또 불법연행한다더군요. 그리고 곧 여러 경찰들 사이에서 양팔을 억지로잡혀 끌려가는 시민과 그분을 구해내기 위해서 경찰들과 밀고 당기는 시민들이 보였습니다. 처음엔 수가 많아 시민들이 우세해보였지만, 경찰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조금씩 시민들이 모여있는 중심부에서 벗어나 전경버스쪽으로 다가가자 시민들은 힘에부쳐 밀리기도 하고, 혹은 멀리서 그저 넋놓고 바라만 보기도 하며, 경찰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분위기였습니다.
제 가 본 그 남자분(다소 긴 머리에 갈색 줄무늬 상의)은 '도대체 왜 나를 잡아가냐고?'라고 소리치며 항변했지만 경찰들은 막무가내로 끌어가고 있었습니다. 저분 또 잡혀가면 안보이는 버스 안에서 집단구타 당하겠다 싶어서 저도 그 안에 뛰어들었습니다. 주위 몇몇 분들과 함께 경찰들을 잡고 힘으로 버티면서 동시에 '이 사람 도대체 왜 끌어가는거냐?'고 경찰을 향해 외쳤습니다. 아무런 설명없이, 곧바로 어디선가 '이놈도 같이 끌고가!'하는 명령이 들리더니 제 양팔을 경찰들이 잡아서 끌고갔습니다.
끌 려가는 와중에 좌우의 전경들로부터 욕설들과 함께 '너 죽었어!'와 같은 위협은 기본이었구요. 버스 바로 앞에 이르자 주위에 시민들이 별로 없어서인지 정신없이 주먹이 날아오더군요. 그땐 맞느라 그저 정신이 없었지만, 생각해보니 멍자국이나 터져서 피가 나올 수 있는 얼굴은 거의 안때리고, 별로 티가 안날 뒤통수 위주로만 가격당했습니다. 한둘이 아니고 저를 둘러쌌던 모든 전경들이 그랬던걸 보면 아마도 그들간에 이미 통용되는 방식같은게 있나 봅니다.
버스 문을 앞두고, 그래도 외부와 차단된 버스 안에선 어떤 더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나름 버티려 했습니다. 그러자 계속 된 주먹과 함께 오른쪽 팔을 잡았던 전경이 팔을 힘주어 바깥 쪽으로 꺾었습니다. 반항하며 팔의 각도를 겨우 돌리긴 했지만 힘이 더 부족했다면 아마도 팔이 완전히 꺾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생각만해도.. 왼쪽 무릎은 아직 걸을 때마다 통증이 느껴지는데 여긴 워낙 정신이 없던 상황이어서 어떻게 다쳤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버스 안에 들어가 앉자마자 제가 앉은 자리 옆의 커튼을 치고는, 다시 본격적으로 온갖 욕설과 함께 한 놈이 제 얼굴을 아주 제대로 때리고 가더군요.(맞고나서 바로 그놈 얼굴을 쳐다봤거든요. 아마도 불리하다고 생각한건지.. 느낌상 분명 크게 멍이 들었을거라 생각했는데, 별로 티가 안난건..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그 주먹에 낀 가죽장갑 때문이 아닌가.. 하고 여기고 있습니다.) 저는 저를 때린 그 놈을 비롯해 제 주위에서 온갖 욕과 협박으로 으르렁거리는 이들과 또 바로 옆에서 그저 보고만있는 경찰 간부에게 '소속과 이름이 뭐냐?'고 계속해서 물었습니다.
그런데 곧바로 한 전경이 제 자리를 막아서며 계속 떠들수록 경찰들을 자극하게 되니까 조용히 좀 있으라고 하더군요. '연행된 시민이 이름도 못 물어보냐?'고 하니 다시 양 옆에서 깡패같은 놈들의 욕과 협박이 들어오고.. 바로 앞의 막아선 전경은 '그냥 좀 조용히 있어달라'고 소리치고..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버스 안에 있던 경찰 간부도 적극적으로 말리진 않고 그저 시늉하듯이 '때리지 말라'고만 하던 위험한 상황에서 아마 제 앞을 막아선 전경이 아니었다면 버스 밖에서보다 더 맞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끌려가던 사람을 구하려다 잡혀왔는데, 경찰들 말을 들어보니 누군가가 경찰을 때렸다고 하더군요.(나중에 이 부분의 목격자분 말씀을 들으니 이것도 사실과 달랐습니다) 그리고 제가 경찰을 때리고 간 그 사람이란 겁니다. 한명도 아니고 너댓명이 그러더군요. '이놈이 맞다'고. 황당했습니다. '내가 사람을 때렸다고? 정말 봤냐?'고 계속 따졌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저야 꿀릴게 없으니 '그럼 채증자료 가져와라'했더니 '사람 때리고 증거 내놓으라고 하면 다냐?'라네요. 이건 완전히 공인되는 분위기..ㅡㅡ;
나중에 생각해보니 경찰 간부도 그렇고 전경도 그렇고.. '정말 누가 무슨 일을 했느냐' 보다는 '일단 잡은 이 놈을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팽배해보였습니다. 조금 후에, 아마도 그때 상황을 실제로 본 듯한 경찰이 버스로 들어오더니 '이 사람은 아니고..'라고 확인해주니, 이제 제가 사람을 때렸다는 추궁은 없어졌는데, 그래도 욕설과 온갖 협박은 이어지더군요. 이건 또 뭥미..
그 렇게 조금 있다보니 커튼너머로 어렴풋이 시민들의 모습과 '석방하라..!' 이런 구호가 들려왔습니다. 커튼을 열어 손이라도 흔들어주려고 하니 곧바로 커튼을 닫더군요. 처음엔 '곧바로 연행해' 뭐 이런 말이 오가는 것도 들리는 상황이었습니다만, 많은 시민들이 몰려와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해서인지, 점점 높은 계급 간부들도 버스에 오고가 더군요. 그리고는 신분 확인하면 풀어줄 듯한 분위기를 풍기며 신분증을 요구했습니다.
첨엔 신분증을 보여줄까.. 싶었는데, 궂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경찰서도 아니고, 여기서 신분확인을 해줄 의무가 있냐? 규정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마구 화를 내더군요. 가만 생각해보니 버스는 앞뒤로 깻잎 들어갈틈없이 바짝 세워져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다, 옆에선 많은 시민분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 여유가 생긴 저는 '차리라 서로 가자'고 했습니다. 경찰도 얼굴을 붉히고 언성을 높이면서도 상황이 불리해서인지 억지로 몸수색을 하거나 하진 못했습니다.
그리곤 시민들의 요구에 힘입어, 신분 확인도 없이 결국 풀려났습니다. '이번에는 그냥 보내주지만, 다음에 또 걸리면 안봐준다'는 식의 협박성 발언도 있었지만 '법대로 하세요'라고 답해주고 나왔습니다. 원래부터 얼굴이 익은 경찰간부들 얼굴은 확인했습니다만, 저를 끌고간 것이 어느 부대 어느 중대인지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다만 미사 후에 현장을 목격하신 분을 만나뵙게 된건 다행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풀 려나자마자 연이어 인터뷰를 할 때는 머리가 조금 어지러운 느낌만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진정이 되자 오른팔 꿈치는 움직일 때마다 아프고, 왼다리 무릎부근도 걸을 때마다 통증이 느껴지더군요. 그런데 병원에선 X레이까지 찍었는데도 '아직은 확실히 모르겠고, 경과를 지켜보자..'고만 하네요. 그러고선 진료비는 7만원이나 받아먹고..T.T 현대 의학의 허망함..
제 가 원래 겁이 많은 편이라 누가 뭐라고 협박하면 무서움에 말도 잘 못하는 성격인데요. 커튼쳐진 버스 안에 갇혀 주위에 으르렁거리는 짐승들만 있는 상황에서도 이상하게 두려움이 그다지 크게 안생기더군요. 끌려오는 와중에 흥분을 해서 몸은 조금 떨긴 했습니다만, 짐승들이 뭐라 짖을 때마다 할 말은 다 주워넘겨주었습니다. 스스로도 참 신기하다고 생각되는데.. 아마도 시위를 자주 하다보면 없던 담력도 생기나보다.. 그냥 이렇게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밤도 늦었고, 이만 줄여야 겠네요.
그 자리에서 풀려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민주시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안티명박의 한 회원분께서 동분서주하시며 증인분들 확보하는데 애를 써주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
- 목격하신 분을 확보했습니다만, 더 많은 증언이 도움이 될듯 합니다. 폭행현장을 보신 분 계시면 jdh7255@hanmail.net으로 확인 부탁드립니다. -
* [명박퇴진]안녕하세요. 가을하늘입니다.(시국미사 연행후기) [136]
* 가을하늘 * 번호 1515083 | 2008.07.01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1515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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