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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석관동-신대방동-주안.
이러한 여정 때문에 오늘은 추억이 드문드문 박혀있는 길을 가야했다.
한예종에서 신대방동으로 오는 동부간선도로인가 하는 그 길은
2011년에 새벽까지 대학원 숙제를 하고 봉천동 공부방에 자러 가던 그 길.
늘 설레었고 그립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던 그 시간들.
신대방동에서 주안으로 가는 길은
30대 초반에 자주 다니던 길.
늘 어지럽게만 보였던 난곡은 깨끗하게 포장된 채 낯선 장소로 바뀌어버렸다.
그 때 나는 젊었고 사람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삶은 늘 신비로운 것.
그 시간 안에 날카로운 비수가 숨어있더라도
고통스럽더라도
나는 묵묵히 살아왔고 살아갈 것이다.
산다는 건 축복이니까.
하루의 마지막에는 좀 이상한 사람을 만났다.
자기 편하자고 거짓말을 하는 인간에게
그 말이 거짓임을 안다고 표를 내어야했을까
망설이다 그냥 돌아왔다.
어떤 사람이 그 자리에 그렇게 남아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나는 빼어나지는 못하지만
늘 성실하려고 노력해왔다.
성실만이 내가 약속할 수 있는 유일한 것.
그래서 누군가를 속이거나
누군가를 배신하거나
누군가의 것을 뺏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
어떠한 장소에 가면
내 몸안에서 다른 에너지가 생겨나는 것을 느낀다.
나는 그저 보통의 인간이기 때문에
시기와 질투가 횡행하는 공간에서는 내 안에서도 같은 것이 나온다.
양심과 열정이 가득한 공간에서는 내 안에서도 역시 같은 것이 나온다.
내가 밀양과 안산에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건강한 에너지로 충만할 수 있다면
참 좋으련만.
요즘은 꿈자리가 사납다.
나는 그저 보통의 인간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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