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100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
- 2016/03/05
- 2016/03/05
글을 쓰려고 들어왔다가 천둥소리에 깜짝 놀라 생각이 다 흩어져버림.
아이들 점심 먹는 동안 왔다갔다 집안을 걸으면서
부슬부슬(은 아니다. 좀더 센 소리 뭐 없나. 좍좍 이라고 할까) 내리는 비
따뜻한 집
난로 속 환한 불빛
그리고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
행복하다.
오전에 병원 침상에 누워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에도
행복했다.
어제 오늘
경위서라는 걸 작성해야 해서
오래전 대화들을 한마디 한마디 새기면서 읽다보니
마음은 불편하고 신경은 곤두서고
저녁때 B와 다른 용건 때문에 통화하다가
결국 현재의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늘어놓다가
이 끝도 없는 늪에서는 언제 빠져나오나 한숨만 나왔었다.
그러다 오늘 아침 병원,
따뜻한 침상에 누워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니
뭔가가 녹아서 흘러내리는 듯했다.
마음 속 응어리가 아니었을까.
따뜻한 집안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다보면
목구멍 저 안 어딘가가 간질간질해지면서
웃음이 난다.
쉼표같은,
샘물같은,
기쁨이
일상 안에서
반짝,
빛난다.
나에게 위로를 주는
집과 아이들
병원과 선생님께 감사를.
자, 빨리 이 늪에서 빠져나가자.
저기 어디쯤 재미있는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니까!
"대담하다는 것은 정확하다는 것이다.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
정확하다는 것은 대담하다는 것이다.
아끼는 마음을 핑계하며 말을 흐리지 않고
사랑할 수 없을까봐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이다.
-엠마뉘엘 카레르. <나 아닌 다른 삶> "
사실 이 글을 적기 위해 이 글을 시작했었다.
눈 돌리지 말고 정확하고 대담하게 가야할 시간.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