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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5

글을 쓰려고 들어왔다가 천둥소리에 깜짝 놀라 생각이 다 흩어져버림.

 

아이들 점심 먹는 동안 왔다갔다 집안을 걸으면서

부슬부슬(은 아니다. 좀더 센 소리 뭐 없나. 좍좍 이라고 할까) 내리는 비

따뜻한 집 

난로 속 환한 불빛

그리고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 

행복하다.

 

오전에 병원 침상에 누워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에도 

행복했다.

 

어제 오늘 

경위서라는 걸 작성해야 해서

오래전 대화들을 한마디 한마디 새기면서 읽다보니

마음은 불편하고 신경은 곤두서고

저녁때 B와 다른 용건 때문에 통화하다가

결국 현재의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늘어놓다가

이 끝도 없는 늪에서는 언제 빠져나오나 한숨만 나왔었다.

 

그러다 오늘 아침 병원,

따뜻한 침상에 누워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니

뭔가가 녹아서 흘러내리는 듯했다.

마음 속 응어리가 아니었을까.

 

따뜻한 집안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다보면

목구멍 저 안 어딘가가 간질간질해지면서

웃음이 난다. 

쉼표같은,

샘물같은, 

기쁨이

일상 안에서

반짝,

빛난다.

 

나에게 위로를 주는

집과 아이들

병원과 선생님께 감사를.

 

자, 빨리 이 늪에서 빠져나가자.

저기 어디쯤 재미있는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니까!

 

"대담하다는 것은 정확하다는 것이다.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

정확하다는 것은 대담하다는 것이다.

아끼는 마음을 핑계하며 말을 흐리지 않고

사랑할 수 없을까봐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이다. 

                                 -엠마뉘엘 카레르. <나 아닌 다른 삶>   "

 

사실 이 글을 적기 위해 이 글을 시작했었다.

눈 돌리지 말고 정확하고 대담하게 가야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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