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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절망적일수록 우리는 늘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

세상이 절망적일수록 우리는 늘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

-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류미례(푸른영상)

 

  2014년 4월 16세월호와 함께 온 나라가 슬픔에 가라앉았다그리고 2016년 2월 15, ‘세월호 2모두가 원망스럽다.’는 유민 아빠 김영오님의 인터뷰 기사가 많은 이들을 숙연하게 했다. “다들 아버님 힘내세요.’ 하지만 주변을 보면 관심도 없고 같이 싸워주는 사람 하나 없다.”라는 김영오님의 토로는 유가족들의 고립감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가족을 잃은 슬픔과 왜 구할 수 없었는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한데 세상의 관심은 개성공단 폐쇄와 선거로 옮아가버린 듯하고 세월호 인양작업을 감시하고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위한 국민서명을 받으며 여전히 거리에바다에 있는 유가족들의 모습은 주류 미디어에서는 단 한 컷도 등장하지 않는다.

 

  유가족들을 고립시키고 세월호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는 시도는 참사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왔고 이 전선의 선두에는 늘 주류 미디어가 있었다망각을 조장하고 기억을 국가화하기 위해 정부 측 이야기는 무성하게 보도하면서 당사자들의 이야기에는 지극히 무관심했던 주류언론은 이제 세월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피로감을 조성한다며아직도 그러고 있냐며 비난한다그러나 우리는 안다유가족들을 배.보상의 액수로 능욕한 것도 미디어고최근의 청문회를 무시한 것도 미디어였으며 노란 리본이 피로감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가 피로하다고 느끼도록 유도해왔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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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416프로젝트-망각과기억텀블벅 https://tumblbug.com/0416media

 

 

 

  416연대 미디어위원회는 미디어에는 미디어로 맞서야한다는 다짐으로 참사 초기부터 유가족들과 함께 해왔다그동안 416연대 미디어위원회는 416참사의 진실을 밝히려는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활동을 기록하며 행사 및 집회 상영 영상,간담회를 위한 영상자체 기획영상 등을 제작해왔다. 416연대 미디어위원회가 2016년 첫 작업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416프로젝트-망각과 기억>이다참사 초기에는 시의적절하게 사안을 알리는 것에 주력해왔던 416연대 미디어위원회는 길어져만 가는 세월호 진상 규명 투쟁을 기록해오는 동안 쌓여가는 시간의 지층이 그리는 그림을 읽어내고 개별 사안들에 숨어있는 연결성과 구조를 파악해야함을 절감했다

  공동체적 기억은 서로 다른 기억들의 치열한 대립과 갈등을 겪은 후에야 형성되고 우리는 그것을 역사라 부른다온 나라를 송두리째 뒤흔든 사건임에도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의 기준이 무엇이 진실인가가 아니라 권력자들이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가 되어버린 세월호참사그런 의미에서 세월호 진상규명투쟁은 기억투쟁이자 역사쓰기 작업이다. <인양>, <도둑>, <교실>, <살인>, <자국>, <선언>, 이렇게 여섯 편의 영화로 구성되는 <416프로젝트-망각과 기억>은 각각 세월호 인양작업청문회단원고 교실중대기업처벌법떠난 아이들에 대한 부모들의 기억, 416 인권 선언 등을 소재로, 2014년 4월 16일 이후의 기억을 공유함으로써 망각에 대한 시도에 저항할 것이다.

 

  이런 활동을 하는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의 구성원들은 늘 유동적이다미디어활동가독립다큐멘터리감독으로서 각자 고유의 활동분야가 있고 진행하고 있는 영상작업들이 있다그래서 해야 할 일이 턱 까지 차오른 구성원이 잠정휴직을 선언하면 다른 구성원을 영입한다. 2년 가까운 시간동안 늘 평균 5~6명이 활동해왔고 현재는 7명의 멤버가 오프라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글의 제목 세상이 절망적일수록 우리는 늘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는 김재영 감독이 연출한 <바다에서 온 편지2>의 부제이기도 하지만 그 때의그리고 지금의 우리들 마음이기도 하다.

 

  1주기를 한 달 앞두고 정부와 주류언론은 보상금 8억 운운하며 돈 문제만 부각시킬 때포털의 댓글들로만 보자면 유가족들 빼고는 모두들 세월호는 잊고 싶어 하는 것만 같았다그러나 4월 16일 연대의 밤, 4월 18일 범국민대회에 참여했던 수많은 시민들은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사람들은 아주 적어요.”, “TV에 나오는 말 믿지 마세요모두가 가족들을 응원하고 있어요.”라는 말들로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노래에 맞춰 전국 방방곡곡에서해외에서 춤을 추는 시민들의 모습은 제작진들에게도 큰 힘을 주었다그날 가편집 시사회 자리에서 우리 중의 한 사람이 그랬다. “사실 나도 외로웠다.”그리고 이 영화가 위로가 되었다고주류언론의 고립화 전략은 너무나도 교묘하고 강력해서 유가족들도그리고 유가족들을 기록하는 우리들에게까지도 고립감을 느끼게 했지만 미디어위원회 활동이 고립감을 무화시키고 그 과정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방식으로 우리는 그동안의 시간을 지나왔다.

 

  <416프로젝트-망각과 기억>의 성사를 위해 제작진은 부족한 제작비를 시민들의 도움으로 충당할 계획이다일상에 묻혀 살아가다가도 2015년 4월 16일에 광장에 모여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듯이 잊지 않겠다는 세월호의 약속이 <416프로젝트-망각과 기억>에의 관심으로 표출되기를 바란다세상이 절망적일수록 우리는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지금도그리고 앞으로도

 

관련사이트 <416프로젝트-망각과 기억텀블벅 https://tumblbug.com/0416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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