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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7

금요일부터 일의 장막을

헤쳐나온 것같다.
오늘은 그 모든 일정의 대단원의 막,
이라고 써놓고 다시 생각해보니
이제 시작인 거구나.
이번 학기에는
웬일인지 수업신청 학생들이
무지무지하게 많아서
팀티칭 선생님들과
머리를 싸매고 학생들을 나눴다.
학생들과 단톡방에서
손에 땀을 쥐는 논의를 거쳐
수요일 11시부터 6시까지
스트레이트로 면담시간을 잡았다.
내가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한 명이라도 다른 날로 시간이 잡히면
서울을 또 나가야하기 때문.
다행히! 학생들이 잘 배려해줘서 수요일 하루로
면담일정을 다 몰 수 있었다.
다만 밥을 못 먹는다는 게 아쉬움.
 
이번에 면담을 잡을 땐
꼭 식사시간 1시간을 할애해서 
밥도 천천히 먹고
걷기도 하고 그래야지,
라고 생각했으나
예년보다 학생 수가 두 배로 늘어나서
꿈은 물거품이.
 
학생수가 많아지면
강사료를 더 받는다,
라고 쓸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학생수는 강사료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래도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귀기울이는,
혹은 
나이많은 교수님의 말에 쫄아서 
말을 더듬으며 자기의 속내를
풀어내는 학생들을 지켜보는 것이
무척 즐거웠음.
 
<여교수의 은밀한 대화>에 나오듯이
예술학교에서 선생일을 한다는 것은
미래의 동종업계 종사자를 키우는 일이며
(그러니까 미래의 경쟁자를 키우는 일이며)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하는 일이다.
다큐멘터리에 대해서
예술에 대해서
삶의 삶을 산다는 것에 대해서
말을 해놓고
사실 그 말에 못 미치는 영화를 만들어놓고
학생들 보기 쪽팔리다, 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 일이다.
 
그래도 매 수업을 준비하며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추천할 책을 알아보는 일
그 일이
내게도 공부가 된다.
가르친다는 것은
큰 배움이라는 걸
학교 수업을 시작한 후
늘 깨달으니까.
 
이번 학기에는 에너지 배분을 잘해서
작업에 몰두해야함.
아직은 어리둥절.
돌발상황없이 한 학기 잘 통과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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