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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의 소통

아침 출근길, 경상에 놓여있는 공책을 펼쳤습니다. 표지에 ‘대화’라고 씌여있는 공책. 12월 28일. 아내의 글이 있었지요. 하루동안 내게 느꼈던 서운함과 감사함이 적혀 있었습니다. 참 따뜻했더랬지요. 그대로 눌러앉아 아내의 글 바로 아래에 몇 자 적었습니다.

요 며칠전부터 시작된 나와 아내와의 대화방법입니다. 소통의 한 방식인 셈이지요.

곰곰 돌아보니 아내와 인연맺은 게 지난 1993년, 후년이 되면 결혼 10주년이니 결코 짧지 않은 세월입니다. 누구나 으레 다 그러하듯 연애와 결혼 초기의 애틋한 신뢰는 일상의 생활 속에서 마모되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부부싸움도 하게 되고 가족의 구성원으로써 아옹다옹 뒤엉킨 삶을 살기 마련이지요. 헌데 살아오면서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두고 아내와 난 어느정도의 막힘없는 소통을 하고 있는지, 참 어려운 화두였습니다.

지난 휴일 아내에게 공책대화를 제안했습니다. 칭찬하고 싶은 것, 감사하고 싶은 것, 서운한 것, 불만인 것, 고쳤으면 하는 것, 변했으면 하는 것, 하고 싶은 말말말...... 공책에 적기로 한 겁니다. 그리고 해명, 변명, 주장, 생각 등의 댓글을 적고......

아내의 마음을 보고 싶었습니다. 연애 초기의 가슴으로 아내를 보고 싶었습니다. 곰곰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즉자적인 반응으로서가 아니라 아내가 말하고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고민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아내에게 내보이기!

아침 출근길, 아기자기 고운 필체로 씌여진 아내의 글은 기쁨바이러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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