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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5/28
    파티광 규민
    이유
  2. 2007/05/18
    어느 대화(2)
    이유
  3. 2007/05/04
    2월(7)
    이유

파티광 규민

엘비스의 씨디를 올려놓고, 규민이 주문대로 온 가족이 춤판.

 

한 줄로 서있다가 한 사람씩 춤을 추며 원을 돈다. 그러면 뒤에 있는 사람들은 그 사람을 똑같이 따라하며 그 뒤로 원을 따른다.

 

그러다가 가운데로 모여 각자 춤을 추기도 하고,  가운데로 또 모여 손과 발을 하나씩 모으고 화이팅을 외치기도 한다.

 

규민이는 어깨와 허리와 엉덩이를 흔드는데, 그 박자감각이 이미 엘비스곡을 꿰고 있다.

 

수찬 왈, "파티광 규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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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화

A  조셉 콘라드의 <암흑의 핵심>의 그 주인공 누구였더라, 그 주인공도 그렇고 그 주인공을 좇는 사람도 그렇고 다 미치광이 같아. 미치광이.

B 미치광이지.

A 그런데, 그 미치광이가 맞는 것 같아.

B 맞다니?

A 이번에 나는 오에 겐자부로의 <만년원년의 풋볼>을 다시 읽어보니, 재미가 없더라구.

B 왜? 너무 관념적이라..

A 아니, 그 형이 말이야.... 광기의 동생을 바라보며 동생에 대비하여 도덕을 말하는 형.

B 비겁해보였다고?

A 상대적인 인도주의.......라고 해야하나, 역시 비겁이라고 말을 해야할까....

   오에 겐자부로가 그런거야, 전후의 도덕을 이야기하는. 책임의식을 갖고,  평화를 주장하는..

B 음.... 그래.... 동생은 자기가 추구하는 곳으로 달려가는 사람이지. 광기라고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A ..... 당신도 그래, 부정적인 것을 부정하는 것으로 힘을 얻는 것 같아. 그런 부정의 부정에서 나온 긍정은 얄팍하고 힘이 약할 수 밖에 없어.  긍정 자체의 힘이 강한거야.

B 오, 그래그래, 맞아.  사람 자체에 대한 애정, 인생 자체에 대한 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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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지난 2월 학교에서 일어난 어떤 사건은 나에게 새삼 진리와 진실을 운운하게 하였다.

진리, 진실, 그리고 인간, 약한 인간, 나약한 인간.

 

그것을 계기로 나는 옛날옛적에 만빵관심만 보였다가 말았던 가라타니 고진의 <윤리21>을 책장에서 빼어 들었다. 그리고 넘겼다.

그랬더니 거기에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있었다.  맥베스가 거기에 등장하게 된 것은 일본의 신좌익운동 때문인데, 내가 겪은 학교의 2월 사건은, 말하자면 신좌익운동의 유치한 판일지도 모른다(일본의 신좌익운동이 뭔지 잘 모르지만...)는 착각으로 나는, <윤리21>은 관두고,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빼어 들었다.

 

그리고 몇 개월... 신좌익운동의 유치판일지도 모르는 일로 나는 지쳤고, 사람들에게 짜증이 나고, 화가 났다.

나는 화가 나는 것이 싫었다. 화를 내는 사람도 싫었고.

나는 내 안에 누가 화를 내는지 느꼈다. 나이 서른후반이니, 그게 그렇다, 이제 여기저기 들은 풍월도 있고, 이십대처럼 끓는 피에 가만 있을 수 없는 것도 아니고, 가만가만 앉아서 이것저것 생각해보고 맞춰보면 내 안에 내가 보이는 것이다.

나는 화 내는 나를 지혜롭게 거두고 달래고 싶었다.

그래서 덜컥 심리분석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옆에서의 조언도 큰 역할을 했다.)

 

심리분석을 받기로 하고나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50분에 십만원. 끼약... 심리학과 갈걸, 심리학 공부 할걸, 대학원 가보겠다고 할 떄 갈걸,하는 후회를 처음 했음)

서점엘 가보니 심리분석이라는 이름만으로 책이 산더미.

 

그 무렵에 나는 김소진 10주기를 맞아, <열린사회와 그 적들>을 주문했었다.

 

심리분석 책들 앞에서 길을 잃었다.

<맥베스>를 읽고있자니, 계속 화가 났다.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읽고있자니, 순수하지 못 한 내 마음이 김소진을 읽어내지 못 했다.

 

나는 다시 심리분석 책들 앞에서 서성이게 되었다.

무엇을 읽어야할지 몰랐다.

남편은 집에 있는 김형경의 <천개의 공감>부터 읽으라고 했다.

"그건 너무 나열식이라 재미가 없어."

그러고 나는 도서관에서 <내 안에 있는 여신>을 빌렸다.

몇 해 전에 친구로부터 재미있게 봤었다는 책이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김형경의 <천 개의 공감>을 빼어 들었다.

 

............................ (정신분석을 받고 싶다는) 질문을 공적, 사적인 자리에서 자주 받습니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질문자의 내면에서 우선 짚어낼 수 있는 마음은 과도한 의존성입니다. 의사를 만나기만 하면 그가 요술쟁이처럼 자신의 모든 문제를 꺠끗이 해결해줄거라 기대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맞다, 집에 있는 책부터 보자.

 

그리고 < 내 안에 있는 여신>을 보고, 그리고, 누군가 빌려준다는 성격에 관한 책을 보고, 그리고, 얼마전에 서점에서 점찍어두었던 책을 하나 보고... 그러면.... 그러면,을 어떻게 알겠는가. 그 떄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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