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7/11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1/18
    너무 배가 고팠어.(4)
    이유
  2. 2007/11/01
    도서관에 왔다(3)
    이유

너무 배가 고팠어.

학교 근처에서 순대국밥(마이 훼이보릿)을 먹으려다 딸래미가 눈에 밟혀(난 여전히 그녀가 눈에 밟힌다. 좀 유난하네,라고 어린이집 엄마들이 질타하거나, 방중 열흘 부산 연수에서  하루 비는 날 꼭 서울 올라오는 걸 못났다고 학교 동료는 말하는데, 나는 잘못된 것인지 잘 모르고 있음) 집으로 왔더니 먹을 게 없다. 눈에 밟혔던 아이는 마루에서 아빠와 서로 끌어안고 곤히 낮잠을 주무시고 계시다.

 

속이 울렁거리면서 멀미하는 것 같다.

빈 속인데 토할 것 같다.

 

규민이 젖 먹이며 생긴 증상인데, 배 고프면 멀미, 현기증이 난다.

빨리 뭘 먹어야한다.

 

냉동실에서 냉동찬밥 한 덩이를 물에 넣고 끓였다.

각종 김치 찌그래기들을 모아 컴퓨터 앞에 펼쳐놓고 죽밥 한 숟갈 김치 한 숟갈...... 어째 먹어도 멀미가 그치지 않는다.

아이를 끌어안고 나도 잠을 자야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도서관에 왔다

소설을 물텅 읽은 것이 얼마만.

어쩌자고 나는 우리 조상의 과학살이니, 행복한 수학교실이니, 물방울이 구름이 되어요니, 미나리아재비과 식물도감이니 하는 책들만 보고 살았던가 말이다.

 

폐 속에 무언가 달라진 공기를 가지고 일어나 책을 빌리고 목도리를 친친 감고 나오며 이 느낌을 블로그에 적어야해,하고 컴퓨터실에 앉았는데, 무슨 느낌인가, 그것은.

 

아편을 진탕 물어댄 느낌.

그 속에 남편은 살고있구나, 문득 진하게 질투가 느껴짐.

그 남자는 내가 자기를 질투하는 것을 알고있다.

아마 그 말초적 충족감으로 그는 글이 안 써진다한들 버틸 수 있지 않을까.

나 같은 천박한 인간이나 하는 생각인가..

 

세상에는 두 가지의 인간이 있다.

소설가와 소설가가 아닌 자들.

아, 세상의 소설가들은 얼마나 잘났을까.

세상의 소설가가 아닌 자들의 질투를 받으며, 손끝을 아릿아릿하게 하는 말초적 충족감에 오늘도 어디서 나른한 척 담배를 물고 있겠지.

자기의 옆얼굴을 의식하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